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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박진현의 문화카페] 책 읽는 풍경 |2016. 02.03

몇 년 전 취재차 둘러본 예술의 도시 파리는 명불허전이었다. 루브르 박물관, 노틀담 성당, 오르세미술관, 몽마르트 언덕, 샹젤리제 거리 …. 짧은 일정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끌린 듯 파리의 곳곳을 누비던 기억이 생생하다. 눈의 즐거움은 다리의 무게를 잊게 한다고 했던가. 하지만 지금도 가끔 떠오르는 풍경은 기념비적인 문화명소나 공원, 성당이…

[박진현의 문화카페] 광주는 왜 비엔날레를 하는가 |2016. 01.27

베이징, 베니스, 싱가포르, 이스탄불, 홍콩, 상파울로…. 이들 외국 도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얼핏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유명도시인 것 같고 한편으론 볼거리가 많은 관광도시인 것도 같고….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바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도시들이다. 최근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온라인 미술플랫폼 ‘아트시’(ArtSY)는 평론가들의 추천…

[박진현의 문화카페] 대구산(産) ‘투란도트’가 부러운 이유 |2016. 01.20

“메이드 인 대구 뮤지컬 ‘투란도트’, 내달 서울서 개막.” 며칠 전 신문을 넘기다 눈에 들어온 기사의 제목이다. 수많은 뉴스 중에서 이 기사에 시선이 간 이유는 3년 전 대구에서 관람했던 기억이 떠올라서다. 당시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이하 DIMF)의 초청작 ‘투란도트’를 관람하고 느낀 생각은 “와, 물건인데!”였다. 스케일도 스케일이지만 작품의 완성…

[박진현의 문화카페] 두려움을 잊는 ‘청춘’들에게 |2016. 01.13

지난 주말 관람한 영화 한편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그레이트 뷰티’(2013년 작)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의 ‘유스’(Youth)다. 다양성 영화이다 보니 상영관이 많지 않아 난생 처음 오전 9시 상영시간에 맞추느라 바쁜 주말 아침을 보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팔순에 가까운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프레드(마이클 케인 분)와…

[박진현의 문화카페] 문화로 행복한 2016년 |2016. 01.06

“여러분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해피 뉴이어.” 정명훈 서울 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지난 31일 10년간 동고동락해온 서울시향과의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프랑스로 떠났다. 서울시의회가 여론을 의식해 지난 28일 정 감독과의 재계약 체결안 의결을 올해 1월로 넘기자 “진실은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 것. 서울시의회는 최…

[박진현의 문화카페] 1929년 vs 2015년 |2015. 12.23

1929년 10월 24일 목요일 아침, 뉴욕 월스트리트 증권거래소는 공포에 휩싸였다. 개장과 동시에 바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주가가 폭락하자 순식간에 카오스 상태에 빠진 것이다. 이날부터 11월 13일까지 약 20일 동안 300억 달러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주가는 날마다 추락하고, 주식에 투기했던 기업과 은행은 줄줄이 무너졌다. 실업자가 넘쳐나고 경제가 …

미술관 송년회 |2015. 12.16

며칠 전 ‘시립미술관 송년회’라고 제목이 붙은 이메일을 받았다. 반가운 마음에 이메일을 열어 보니 기대했던 것과 달라 살짝 실망(?)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이 미술관 로비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클래식과 국악 감상 기회를 제공하는 송년 음악회 보도자료였던 것이다. 내가 제목을 보고 설레였던 건 시립미술관에서 송년모임을 계획한 친구나 지인의 공지이메일을 상상했기 …

백투더 1988 |2015. 12.02

대입 6수생인 정봉이는 공부만 빼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24살 청년이다. 오래전부터 틈틈이 모으고 있는 우표들과 LP판들은 그가 가장 아끼는 보물이다. 그것도 부족해 얼마 전부터는 입시생들의 필독서인 ‘성문영어’ 보다 전화번호부를 들여다 보는 별난 취미까지 생겼다. 게다가 늦은 밤에는 책상 앞에 앉아 MBC 라디오 FM의 인기 프로인 ‘이문세의 별이…

80살 광주극장의 불안한 미래? |2015. 11.04

2년 전 취재차 상하이를 방문한 기자는 ‘캐타이 극장’이란 오래된 영화관을 발견했다. 갈색 벽돌로 지어진 고풍스런 외벽과 금박으로 마감된 건물 정면의 ‘CATHAY’ 로고는 주변 건물들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영화관이라기 보다는 도서관이나 박물관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1932년 영·미 영화관으로 세워진 극장은 몇 차례 ‘주인’이 바뀐 끝에 199…

서구룡 문화지구 vs 문화전당 |2015. 10.28

며칠 전 신문을 읽다가 흥미로운 기사가 눈에 띄었다.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WKCD)의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한 던컨 페스코드의 인터뷰였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예술공연전시장협회에 참가한 그를 단독취재한 기사였다. 수많은 기사들 중에서 유독 그의 인터뷰에 ‘꽂힌’ 이유는 2년 전 광주일보 …

故 진환 화백을 아시나요 |2015. 10.07

“기어코 고대하던 우렁찬 북소리와 함께 감격의 날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경성의 화가들도 ‘내 나라 새 역사에 조약돌이 되자’는 고귀한 표언 아래 단결돼 나라 일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의 ‘20세기 근대미술의 거장 이쾌대…’전’(7월22일∼11월1일·이쾌대전)을 찾은 기자는 전시장 한켠에 진열된 누렇게 바랜 편…

찾아가는 행촌미술관 |2015. 09.16

대웅보전에 다다르자 둥근 LED 조명을 머리에 등진 본존불이 눈에 들어온다. 미디어 아티스트 김기라·임선희씨의 작품 ‘광배’(光背)다. 환한 ‘조명발’을 받아서 인지 부처님의 얼굴이 유난히 자비로워 보인다. 말 그대로 부처님의 후광(後光)이다. 법당에 들어선 불자들은 LED 조명테를 두른 부처님의 ‘낯선‘ 모습에 잠시 놀란 듯 했지만 이내 두 손을 모으고 …

참을 수 없는 축제의 피로감 |2015. 09.02

평소 전시와 공연 관람을 즐기는 기자는 가보고 싶은 외국의 미술관이나 축제들이 많다. 그래서 책이나 TV 프로그램에서 흥미로운 곳을 발견하면 ‘나만의 위시리스트’(wish list)에 적어 놓는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안고. 몇 년 전 알게 된 세르비아의 ‘구차 트럼펫 페스티벌’도 그런 곳 중의 하나다. 구차(Gucha)는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

아시아 예술극장 라이브 |2015. 08.19

지난달 말, 대학교수인 지인이 아름다운 호수와 화려한 무대가 어우러진 공연장 이미지를 카톡으로 보내왔다. 붉은 석양을 배경으로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 보덴제 호수 위에서 펼쳐지는 야외오페라 ‘2015 브레겐츠 페스티벌’(7월 24일∼8월 25일)의 한 장면이었다. 방학을 맞아 유럽을 여행중인 그녀는 “광주에서도 이런 멋진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되기를!”이란 …

이우환과 간송미술관 |2015. 07.15

요즘 부산 시립미술관은 전국 각지에서 밀려드는 관람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4월 미술관 앞마당에 문을 연 ‘이우환 공간’때문이다. 개관 이후 평일은 150여 명, 주말은 300여 명이 다녀가는 등 평소보다 2∼3배나 방문객이 늘어난 것이다. 2014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지낸 제시카 모건(뉴욕 디아비컨 미술관장)도 그들 중 한 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