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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새 말 새 몸짓
<11> 혁신은 상승운동이다 |2020. 01.23

2020년, 새해가 밝았다. 보통은 새해를 ‘새로운 해’나 ‘새로워진 해’라고 이해하지만, 난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고 본다. ‘새로운’이나 ‘새로워 진’은 상태를 형용하는 것 이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명사를 사는 것이 아니다. 삶 자체는 동사다. 모든 존재가 동사적 형태의 특별한 양태일 뿐이다. 돌도 집도 나무도 해까지도 모두 다 사실은 동사다. …

<10> 4차 산업 공유경제 ‘타다’는 이용자가 결정할 문제 |2019. 12.17

‘타다’의 문제를 접하다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것을 보고 관점의 차이겠거니 하면서 스스로를 달래보기도 했다. 그러나 관점의 차이가 아니었다. 결국은 무지하기 때문이다. 무지가 어떻게 ‘타다’의 문제까지 연결되는가. 우리가 보통 안다고 말할 때의 ‘앎’은 ‘어떤 것에 대하여 지식을 갖는 것’이라고 하나, 그것으로는 ‘앎’을 다 설명하지 못한다. ‘앎’은…

<9> 자본주의 비판은 사회주의 전향 아닌 자본주의 수정으로 |2019. 11.26

1990년 8월 23일 어느 시간, 만 31살이 조금 넘은 나는 홍콩행 비행기를 탔다. 처음 타보는 비행기가 국제선이어서 좀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국제선은 국내선을 충분히 타 본 후에 타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었다. 내게 홍콩행 비행기는 홍콩을 가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목적은 위도 상 훨씬 더 높은 곳에 있는 하얼빈이었다. 하얼빈에서도 흑룡강 대학이 최…

<8> 진영에 갇힌 종속적 사고서 왜 벗어나지 못하는가 |2019. 10.22

이런 문장들이 있다. “과거부터 쌓여온 뿌리 깊은 적폐들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국민 행복도 국민안전도 이뤄낼 수 없다.”, “적폐들은 꼭꼭 숨어있어서 좀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드디어 드러났다면 이것은 적폐근절의 시작”, “지금 바꾸지 않으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각오로 근본부터 하나하나 바꿔 가겠습니다.”, “우리 사회 곳곳의 묵은 적폐를 바로잡아서 새…

<7> 수치심은 인간적인 활동의 출발점이다 |2019. 09.24

일만 하면서 앞만 보고 달리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 낯선 질문에 빠지기 시작한다. 나는 왜 사는가?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가? 누구나 인정하는 참된 가치는 존재하는가? 이런 것들을 근본적인 질문 혹은 본질적인 질문이라고 부르자. 이런 질문들에 빠지면 대개는 내면에서 큰 혼란을 겪게 된다. 생활도 이전과 결이 달라지면서 많이 흐트러질 수…

<6>자기 확신에 갇힌 몽환적 통치 |2019. 08.27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철학자 주희가 차지하는 비중은 서양에서 칸트가 차지하는 그것 만큼이나 무게감이 있다. 그의 말이다. “오늘 배우지 아니하고서 내일이 있다고 하지 말며, 올해에 배우지 아니하고 내년이 있다고 하지 말라.”(勸學篇) 더 나은 내일과 더 발전된 내년을 원하거든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공부(배움)는 지적 활동이다. 미래는 지적 태도를 가진 사람…

<5>척박한 땅에서는 거친 풀이 자란다 |2019. 07.30

광주일보를 붓 머리로 하여 전북일보, 경인일보, 매일신문 등에 “국가란 무엇인가”를 발표하고 나서 많은 지지와 격려를 받았다. 그러나 비난도 없지 않았다. 비난을 받을 때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잠깐이나마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것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던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생각은 사람의 수만큼이나 많을 수밖…

<4> 국가란 무엇인가 |2019. 07.02

대한민국이라는 국호, 즉 국가의 명칭을 100년이나 사용하고도 새삼스럽게 다시 ‘국가란 무엇인가’를 물어야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 매우 복잡한 일이다. 아니 내게만 갑자기 복잡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대한민국의 지성계나 정치계를 둘러볼 때, 나만 혼자서 심사가 복잡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가 미쳤는지 스스로 의심이 된다. 그렇더라도 나를 복잡하…

<3> 종속성 자각하고 극복해 독립적 단계로 올라서야 |2019. 06.04

인간의 독립성은 근본적으로 생각, 즉 사유의 독립으로 보장된다. 정치적 독립도 사상과 사유의 독립이 뿌리다. 지금의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왕조인 과거 조선시대를 들여다봐도 우리는 우리의 사유로 살지 못했다. 중국이란 땅에서 중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산된 주자학을 우리는 우리의 땅에 그대로 적용하려 무던히 애를 썼다. 정치 외교적으로도 중화질서를 지키…

<2> 인간적이고 문화적인 높이에서 새로 살자 |2019. 05.14

멈춰야 하는가, 달려야 하는가. 버려야 하는가, 가져야 하는가. 계속 붙잡고 있어야 하는가, 그만 내려놓아야 하는가. 쉼 없이 근면해야 하는가, 이제 그만 소위 힐링을 구해야 하는가. 지지부진한 삶 속에서도 이런 질문들은 종횡무진 파고든다. 이 질문다발은 결국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로 합쳐진다. 참 어려운 일이다. 누구는 이렇게 해야 옳다 하…

<1> 한계에 갇힌 우리, 새말 새 몸짓으로 새 세상을 열어보자 |2019. 04.19

광주일보가 창사 67주년을 맞아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새 말, 새 몸짓’을 연재합니다. 최 교수는 한국의 ‘인문학 바람’을 이끄는 대표적인 철학자로 삶과 세상을 읽는 통찰과 혜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새로워져야 할 때, 새로워지지 않으면 현재 가지고 있는 새로움 정도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급속하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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