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김은영의 '그림생각'
[김은영의 그림생각] (216) 야나기 무네요시 |2018. 03.08

평생에 걸쳐 조선의 미술에 깊은 관심을 갖고 예찬했던 일본의 민예연구가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는 일찍이 한국미술의 특색, 한국의 미를 규정하느라 애썼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3·1운동을 향한 일제의 잔혹한 탄압에 충격을 받아 ‘조선인을 생각한다’라는 원고를 발표했는가 하면, 일제 강점기의 상징인 조선총독부의 건축을 위해 서울의 상징적 건물인 광화…

[김은영의 '그림생각'] (215) #미 투 |2018. 02.22

서양 최초의 여성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1593∼1652)의 인생은 참으로 파란만장했다. 화가였던 아버지 오라치오 젠틸레스키는 딸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고 미술수련을 하게 했는데, 아버지의 동료이자 그녀에게 그림을 지도하던 아고스티노 타시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아버지는 소송을 걸었지만 타시는 아르테미시아가 먼저 유혹했다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고, 남…

[김은영의 그림생각] (214) 소녀와 강아지 |2018. 02.01

얼마 전 친한 친구의 강아지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아 대학 동물병원에서 하룻밤 입원하고 퇴원하던 길에 동행한 적이 있다. 하루 입원료가 150만원이라고 하여 많이 놀랐다. 몇 개월 치료해야 나을 수 있다니 말 못하는 강아지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봐야 하는 안쓰러움과 함께 ‘반려동물 의료보험’의 필요성도 절감했다.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

[김은영의 '그림생각'] (213) 비트 코인 |2018. 01.25

비트 코인 등 암호 화폐라고 하는 가상화폐 논란이 뜨겁다. 정부의 거래소 폐지와 거래실명제 등 가상화폐 투기 근절 규제 방침에 비트 코인 가격이 크게 출렁인다는 뉴스는 “도대체 비트 코인이 무엇이길래?”하면서 관심 갖게 한다. 아무리 신문을 열독해도 가상화폐 개념은 잘 모르겠고,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다. 마침 비트 코인에 투자했다는 후배를 만났는데 투자를…

[김은영의 '그림생각' ](212) ‘아슬아슬’ |2018. 01.18

추상회화의 선구였던 파울 클레(1897∼1940)는 ‘창조에의 고백’(1919년)이라는 글에서 자신의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현대예술은 보이지 않은 것, 보고 싶지 않고, 보여서는 안 되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이도록 함으로써 때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지도 모른다. 재미화가 김원숙(1953∼ )의 …

[김은영의 '그림생각' ] (211) ‘1987’‘그 날’의 염원 |2018. 01.11

좋은 영화를 보고 나면 그 감동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픈 게 보편적 정서라고 한다. 영화 ‘1987’을 관람하고 난 후에는 반대로 혼자서 말없이 좀 오래 걸었다. 영화가 끝나고 스크린 가득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함께 흘러나왔던 이한열 합창단의 노래 ‘그 날이 오면’을 속으로 따라 부르며 민주화운동 최전선에 섰던 그 때 그 청년들이 염원했던 ‘그 날’이 …

[김은영의 그림생각] (210) 얼굴 |2018. 01.04

지난 연말 주변에 답답한 일이 있어 사주를 보러갔다. 그동안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사주, 토정비결, 타로점 등으로 오지 않은 내일을 미리 들여다보는 일을 꺼렸는데, 참 심란하긴 했었나 보다. 때마침 “우리가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선, 스승, 독서, 기도, 명상, 자기 사주 알기가 필요한 것 같다”는 친구의 조언도 등 떠밀었다.…

[김은영의 그림생각] (209) 겨울나무 |2017. 12.28

“내 결코 보지 못 하리/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를//단물 흐르는 대지의 가슴에/굶주린 입을 대고 있는 나무//온 종일 하느님을 바라보며/잎 무성한 두 팔 들어 기도하는 나무//눈은 그 품안에 쌓이고/비와 정답게 어울려 사는 나무//시는 나 같은 바보가 만들지만/나무를 만드는 건 오직 하느님뿐”〈조이스 킬머 작 ‘나무’〉 달콤한 믹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김은영의 그림생각] (208) 호모 데우스 |2017. 12.21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는 후속작 ‘호모 데우스:미래의 역사’에서 인간이 전례 없는 수준의 번영, 건강, 평화를 얻은 후 인류의 다음 목표는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다”고 예측한다. 인류가 오랜 세월 시달려 온 기아, 역병, 전쟁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인 다음에 할 일은 노화지연과 수명연장이 될 것이고…

[김은영의 '그림생각'] (207) 아그리파 |2017. 12.14

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되면서 대학입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예·체능계 실기시험은 내년 1, 2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라 예능계열 입시생들은 실기연습에 열중하면서 긴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미술대학 실기 시험과제는 예전과는 달라졌지만 한때 석고 데생이 필수였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아그리파, …

김은영의 '그림생각' (206) 결실 |2017. 12.07

며칠 전 사실상 첫눈이 내리면서 늦가을은 소리 소문 없이 자취를 감추어 버린 것 같다. 가로수 은행나무 잎들이 아직 매달려 있고, 아파트 입구 1톤 트럭행상에 가득 쌓인 사과더미를 보며 변변히 누리지 못했던 늦가을의 끝자락을 혼자서 붙들고 있었는데 말이다. 과일 중에서 유독 사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과는 행상 리어카에서든 세잔느의 그림에서든 언제 어디서 …

김은영의 '그림생각'(205) 옥수수 |2017. 11.30

소설, 에세이, 영화시나리오와 비평 등 전방위적인 글쓰기로 세상을 향해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서슴지 않았던 수잔 손택(1933∼2004)은 저서 ‘타인의 고통’에서 “사방팔방이 폭력이나 잔혹함을 보여주는 이미지들로 뒤덮인 현대사회에서는 사람들이 타인의 고통을 일종의 스펙터클로 소비해 버린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손택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고통이 곧…

김은영의 '그림생각' (204) 지진 |2017. 11.23

학창시절 시험을 앞둔 날 밤, 천재지변이 일어나 시험이 연기되기를 바라는 헛된 꿈을 가져보지 않은 이는 아마 드물 것이다. 지난 주 수학능력시험 하루 전 날 밤,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 발생으로 인한 수능 연기 소식을 실화로 접하면서 지진이 이제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니라는 공포가 무섭게 밀려들었다. 전대미문의 자연재해로 학교 교실 벽에 금이 가고, 아…

[김은영의 '그림생각'] (203) 뫼비우스의 띠 |2017. 11.16

네덜란드의 판화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1898∼1972)는 당대의 평단에서 인정받지 못했다고 한다. 대중들이 아직 그의 작품을 받아들일 준비가 덜된 때이기도 했고, 시대를 앞선 그의 작품이 예술의 고전적 범주를 훨씬 뛰어넘어서 이기도 했다. 당시 에셔의 예술은 수학의 원리들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시각화하여서 예술가보다는 수학…

[김은영의 '그림생각'] (202) 우정 |2017. 11.09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볼 수 있고/악의 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유안진 작 ‘지란지교를 꿈꾸며’중에서〉 여고 동창회를 다녀왔다. 모처럼 만난 동창들의 수다는 중년의 건강, 자녀들의 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