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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 '그림생각'
요즘 아이들의 하늘색은 ‘슬픈 회색’ (253) 미세 먼지 |2019. 01.17

요즘 아이들에게 하늘은 무슨 색깔일까? 하늘은 ‘하!’하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늘~’ 푸르러서 ‘하늘’이 되었다는 전설 같은 어원을 믿는 우리 세대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은 하늘을 그릴 때 회색 크레파스로 색칠한다고 한다. 요 며칠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덮친 한반도의 하늘을 보니 아이들의 하늘색 감수성이 이해가 되면서 슬프고도 불안하다. 제임스 휘슬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252) 인생 그림 |2019. 01.10

정재승교수(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는 최근 저서 ‘열 두 발자국’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를 묻는다. 그 질문에 대한 가장 많은 답변 중 하나가 “어린 시절 해변에서 모래성을 쌓을 때였다”고 들려준다. 고개를 돌려 뒤를 보면 부모님이 흐뭇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어서 안전함을 느끼고, 자연과 함께 있으며, 고…

도저히 도달 할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 (251) 숭고 |2018. 12.27

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 그동안의 보람과 성취보다는 촘촘히 살아내지 못한 삶의 여정에 대한 반성과 회한이 더 밀려오는 것 같다.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이하는 나만의 의식이 필요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마음이 심란하거나, 마음을 다잡고 싶을 때 찾아가는 영암 월출산은 부모님의 고향이자 선산이 있는 곳으로 둘러보기만 해도 마음의 위안이 된다. 남…

전세계 동심 사로잡은 90살 귀염둥이 (250) 미키마우스 |2018. 12.20

“아빠는 이 만화처럼 잘 그리지 못할 거야” ‘미키 마우스’가 등장하는 만화를 보던 아들이 화가인 아빠에게 대놓고 투덜거린다. 이 말을 듣고, 그때까지만 해도 비구상 추상표현주의 양식으로 그림을 그리던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1997)은 만화 주인공 미키 마우스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그림을 한 점 그린다. 리히텐슈타인의 ‘이것 좀 봐 미키’(196…

렘브란트는 바울에게 무엇을 묻고 싶었을까 (249) 사도 바울 |2018. 12.13

세상이 무섭고 각박해졌다고 하지만 연말 분위기를 따뜻하게 밝히는 것 중 하나는 이즈음 광주 곳곳을 환하게 비추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인 것 같다. 지난 주말 영화 ‘바울’을 관람한 것도 조금은 경건한 마음으로 세밑을 맞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린 날 크리스마스 무렵 TV ‘주말의 명화’에서 ‘벤허’ ‘십계’ ‘소돔과 고모라’ 등 기독교 영화를 방영할 때면 …

온통 노랑…무엇이 풍경이고 무엇이 그림인가 (246) 은행나무 |2018. 11.22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생각하면 그리웁고/바라보면 정다운 집/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속에 살아있는 집…” 가을이면, 가로수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쏟아져 내리는 늦가을이면, 나도 모르게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 마음이 센티멘탈해진다.…

늦가을 서리 속 홀로 피어 더욱 고상하구나 (244) 국화 |2018. 11.08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보다//…//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머 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오천만 우리 국민의 애송시가 입가에 맴도는 계절이다. 가을이면 전국이 국향으로 가득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화축제가 도처에서 열리는 시절이기도 하다. 가까…

남보다 무서운 가족…어쩌다 가정은 지옥이 됐나 (243) 가정 폭력 |2018. 11.01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했던 이는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1905~1980)이다. 사르트르는 나 자신이 온전히 존재할 수 있을 때만이 절대적인 주체로서 존재하지만, 타인은 나 자신을 나 자신으로서 존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거나 자유를 빼앗기 때문에 지옥이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타인의 힘에 의해서 나 자신이 판단되고 결정되면서 비주체적인 대상이…

교황에 선물한 성모상은 평화를 기도 하겠지 (242) 성모상 |2018. 10.25

두 눈을 지긋이 감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성모마리아는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방북 요청 을 전달하면서 교황에게 선물했던 한국의 성모마리아상은 지금 바티칸에 남아 무엇을 기원하고 있을까. 아마도 평양에서 평화를 기도할 그날을 염원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교황에게 선물한 성모마…

태초에 하늘이 열린 듯…장엄한 천지의 감동 (238) 백두산 |2018. 09.27

십 수 년 전 중국여행길에 나섰던 백두산행은 초입에서부터 악천후에 막혀 발길을 돌려야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백두산 천지는 아무에게나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최근 더욱 실감해본다.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맞잡은 남북 두 정상의 모습은 가지 못한 백두산 천지에 대한 미련과 우리들 또한 중국이 아니라 우리 땅을 밟고 그곳에 가고 싶다는 소…

김은영의 ‘그림 생각’ (237) 경계 |2018. 09.13

2018광주비엔날레가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지난 7일 개막했다. 바야흐로 지구가 한마을처럼 시공을 넘나드는 이 시대에, 아직 허물어뜨리지 못하고 여전히 영향력 있게 존재하는 우리 사는 세상의 경계들에 다시 주목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경계라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 금그어놓은 국가 영토 민족 외에도 꿈과 현실, 나와 타자, 개인과 사회의 욕…

김은영의 ‘그림 생각’ (235) 그 여름의 끝 |2018. 08.23

살아오면서 말복을 기다렸던 것은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 말복이 지나면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더위가 완전히 지났다고 여겨도 될 만큼 조석으로 공기가 달라지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 여름의 끝’을 대략 말복 즈음으로 금 긋고 싶은 간절한 마음도 더해서 말이다. 말복 즈음 복달임으로는 뜨거운 보양식보다는 시원한 수박이 제격이리라. 올해는 극심한 무더…

김은영의 ‘그림 생각’ (234) 바다 |2018. 08.09

“누구나/바닷가 하나씩은/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참으로 길고 극심한 무더위다. 더위를 피하러 가는 것이 여름휴가이겠지만 올 여름은 어디를 가도 염천더위를 벗어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자기만의 바닷가 하나 있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트이고 …

김은영의 ‘그림 생각’(233) 포도씨앗의 사랑 |2018. 08.02

사랑하는 남녀가 포도를 먹는다. 포도씨앗을 뱉지 않고 입안에 모아두었다가 서로의 얼굴에 포도씨앗을 뱉으며 행복하게 까르르 웃는 모습을 본 소년이 엄마에게 흉내 내어 포도씨앗을 뱉았다가 등짝을 실컷 두들겨 맞는다. 진정한 사랑의 유희를 이해받지 못한 소년의 슬픈 이야기는 작가 임철우의 소설 ‘포도씨앗의 사랑’의 중요한 모티브였다. 포도를 먹거나 …

김은영의 ‘그림 생각’ (232) 탁족(濯足) |2018. 07.26

작열하는 태양, 잠 못 이루게 하는 최악의 열대야, 열흘 넘게 이어진 폭염 기록행진은 찜통과 용광로 더위 등 더 뜨거운 온도를 상상하게 하는 단어를 총동원하게 한다. 열돔에 갇힌 듯 숨이 턱턱 막히는 올 여름 이 살인적 더위는 우리 인간을 참으로 당황스럽게 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기후가 갈수록 이상고온인 것도 사실이지만 냉방시설에 길들여진 우리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