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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 '그림생각'
사랑과 행복이 들어갈 틈 없이 꽁꽁 닫힌 집 (269) 자녀 체벌권 |2019. 05.30

그림을 마주한 순간, 악독한 부모에게 벌을 받고 문 밖으로 쫓겨난 아이의 모습이라 생각해 한없이 마음이 안쓰러웠다. 드물지만, 부모로부터 받은 체벌 가운데 팬티만 남긴 채 옷을 모두 벗긴 후 대문 밖으로 쫓아냈다는 어두운 경험담을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이다. 어떤 부모가 그럴까 싶었는데, 잠긴 문을 들어가려고 애쓰고 있는 작은 아이의 그림을 보니 문 밖으로 …

등록문화재에 등재된 오지호 화백 대표작 <268> ‘남향집’ |2019. 05.23

고백하자면, 오랫동안 한국적 인상주의를 완성한 화가 오지호(1905~1982)의 대표작인 ‘남향집’(1939년 작)이 지산동 초가집을 그린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오지호 화백이 조선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부터 거주했던 지산동 초가집이 ‘광주시립미술관 남도미술-뿌리’전시(6월8일까지)를 계기로 드디어 귀향나들이를 하게 되었다고 내심 흥분한 것이다. 정보는 잘못…

핑크색 관복 입은 3형제 ‘조선시대판 BTS’ <267> BTS와 핑크 |2019. 05.16

올 봄 패션계를 달궜던 색상으로 핑크색이 주목받고 있다. 자고로 핑크색은 여성의 색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왔지만 최근 들어 용감한 남성들 의 핑크색 선호가 눈에 띄면서 색상으로 남녀를 구분하는 것은 어색해졌다. 특히 K-pop으로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BTS(방탄소년단)가 뮤직비디오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서 7명 멤버 전원이 핑크 슈트를 맞춰 입고…

어머니를 화폭에 담을 수 있는 화가가 부럽다 <266> 어머니의 초상 |2019. 05.09

어버이날 즈음이어서였을까. 꿈속에서 돌아가신 친정엄마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집안일을 해주러 오셨다는 것이다. 꿈속에서도, 지금도 여전히 딸을 위한 걱정과 염려 가득한 모습이어서 울다가 잠에서 깼다. 딸들의 꿈속에서 나는 어떤 엄마일까. 딸들의 기억에도 엄마라는 존재가 언제나 곁에 있으며 엄마의 손길이 주는 편안함이 있을까. 친정엄마를 꿈속에서 만난 후 …

눈부신 초록으로 지친 심신 달래볼까 <265> 초록 |2019. 05.02

그토록 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들을 좋아했건만, 나이 들어가면서 이제는 봄꽃보다 어린잎들의 연둣빛 초록에 더 마음이 간다. 나무, 아니 가지마다 돋아나는 여린 초록의 새잎들은 그저 색이라 부를 수 없을 만큼의 매혹을 넘어 감탄의 극치다. 색채심리학에서 초록은 생명력의 회복과 소생, 진정을 상징하는 바, 봄빛 고운 초록의 향연 속에서 지친 일상을 위로받고 싶어…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다 <264> 4·19 |2019. 04.18

김광규 시인의 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펼치면 4.19가 나던 해 세밑,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문제 등 때 묻지 않은 고민을 하면서 열띤 토론을 벌였던 젊은이들이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다시 만난 날이 그려져 있다. 이윽고 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 월급이 얼마인지 서로 묻고 중년기의 건강을 걱정하며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음을 부끄러워하며 고…

산불 폐허에 사랑과 희망 채워지길 <263> 불 |2019. 04.11

때로 애타게 나라 걱정하는 것을 보면 다른 건 몰라도 나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 못지않은 것 같다. 지난주 강원도 속초 고성지역 산불 뉴스를 잠 못 이룬 채 밤늦도록 지켜보면서 너무 안타깝고 걱정된 나머지 몸살인 듯 며칠 온 몸 여기저기가 편치 않았던 것도 그 증거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단비, 꽃비 내려 잔불과 불씨를 모두 잠재우고 새 생명이 움트고 …

곧 시들어 버릴 화려함, 헛된꿈을 꾸짖다 <262> 튤립 |2019. 04.04

플라톤적으로 생각하자면, 내게 있어 꽃의 이데아는 튤립이다. 꽃의 이데아, 즉 꽃의 이상적 형상 혹은 꽃 자체를 떠올리거나 그림을 그릴 때면 장미도 목련도 아니고 꼭 튤립이 등장한다는 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과 함께 찾아온 튤립 축제 소식이 반갑다. 메마른 대지에서 피어난 튤립은 기적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예쁜 꽃이 예고도 없이 땅에서 쑤욱 솟아나…

건국 영웅들의 최고 덕목은 인재 찾기 <261> 청문회 |2019. 03.28

문재인정부 2기 내각을 이끌 장관 후보자 7명의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임명한 행정부 고위공직자의 자질과 능력을 국회에서 사전 검증하는 제도인데, 최근에는 공직후보자 역량보다는 도덕성에 집중한 청문이 이어지기도 해 향후 고관대작이 되려면 흠결 없이 철저한 자기 관리가 더 요구되는 세상이 되었다는 평가다. 청문회는 없었지만 옛 시절…

’잠은 치유·충전이자 예술적 영감의 원천 <260> 잠 |2019. 03.21

한국은 대표적인 ‘잠 부족 국가’로 꼽힌다. OECD통계에서 한국인의 수면 시간이 꼴찌라고 하고 심지어 청소년의 수면 시간도 최하위라고 한다. 잠을 미루거나 잠 못 이루는 사람이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불면의 사연은 성공 스트레스, 취업, 인간관계, 사회적 불만, 학업, 사교육, 스마트 폰 사용 등 저마다 다르겠지만 잠을 줄일 정도로 현대인의 삶이 분주하다…

예술과 디자인 역사의 물줄기 바꾸다 <259> 바우하우스 100년 |2019. 03.14

삼십여 년 전, 현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근에 ‘바우하우스’라는 멋진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모던한 분위기는 곧장 입소문이 나더니 문화예술계 멋쟁이들이 단골이 되었다. 20대 초반 시절 어쩌다 특별한 날 친구들과 함께 그곳에서 카레라이스나 하이라이스를 먹으며 문화예술인양 폼생폼사했던 기억이 난다. 그곳을 드나들면서 레스토랑 ‘바우하우스…

은퇴후 30년…제2의 인생 설계는 필수 <258> 인생 이모작 |2019. 03.07

육체노동 가능 연한을 65세로 높인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파장으로 정년 연령이 이슈가 되고 있다. 경제 활동 기간이 법으로 늘어나지 않아도 이른바 100세 시대를 앞두고 평균적인 은퇴 연령은 이미 70세를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 경제 활동 여부와 상관없이 30여년 이상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 현실에서 은퇴 시대를 걱정하는 일은 남의 일이…

불안한 시대에도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257) 베트남 |2019. 02.21

며칠 후면 2차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열린다. 회담 개최지인 하노이가 역사적인 장소로 떠오르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의 도시임에도 덩달아 가깝게 느껴진다. 베트남은 베트남 전쟁의 한국군 참전으로 우리와는 피로 얽힌 숙명적인 관계일 뿐 아니라 최근에는 다양한 인적 물적 교류가 늘어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나라다. 베트남에 대한 열…

걷기는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인 인간행위 (256) 걷는 사람 |2019. 02.14

요즘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닌다. 최근 다른 때에 비해 모처럼 시간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걷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걷다보니 걷기를 예찬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음이 간다. 한 영화배우가 펴낸 걷는 사람에 대한 책도 반갑게 읽어보고, 예술·문화평론가이자 사상가인 리베카 솔닛의 ‘걷기의 인문학’을 발견하곤 그 책에 빠지…

속된 그림?…옹졸한 지배계층의 오만 (255) 속화(俗畵) |2019. 01.31

인간의 생활상을 그림의 대상으로 삼은 풍속화가 조선 후기에는 ‘속화’라 불리우기도 했다. 당대 사대부들이 양반 지식층의 감상화에 대비하여 풍속화가 ‘저속한 계층의 삶을 담은 그림, 더 나아가 일상의 삶 자체가 속된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경제력과 민중의식이 성장하면서 풍속화가 당당한 회화영역으로 자리 잡게 되자 문화적 우월성을 놓치고 싶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