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김은영의 '그림생각'
(300) 100세 시대, 행복한 인생 2막 누릴 소중한 일을 찾자 |2020. 02.13

지난 해 말 주민등록부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800만 명을 넘어섰다. 바야흐로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인 것이다. 하지만 과연 지금, 65세를 노인이라 할 수 있을까? 노인 나이를 65세 기준으로 정한 것은 1889년 ‘철의 재상’이라 불리는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최초로 연금보험제도를 마…

그림 속 병색 완연한 데카르트, 폐렴으로 사망 (299) 데카르트 |2020. 02.06

우한 폐렴이라고도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좀처럼 사그라 들지 않은 채 세상이 떠들썩하다. 날이 풀리면 인간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도 진정이 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맞이하는 엊그제 입춘이 반갑기만 하다. ‘폐렴’으로 흉흉해진 즈음인지라 오래전 만난 그림 한 점이 자꾸 생각난다. 프랑스 출신의 화가 피에르 루이 뒤메닐(1698~1781)의 ‘…

바이러스 한방에 무너진 인간의 자부심 (298) 박쥐 |2020. 01.30

요즘 같은 최첨단 과학의 시대에 전염병이 온 세상을 공포에 떨게 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인간의 힘으로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은 자부심이 바이러스 한 방에 속수무책이어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한없이 작아진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원인 병원체의 숙주가 박쥐로 지목돼 새삼 박쥐가 화제가 되고 있다. …

감동 함께 전달된 미술관 그림 달력 (297) 달력 |2020. 01.16

우리가 흔히 ‘명화’라고 부르는 그림들을 최초로 접했던 것은 어린 시절 우연히 우리 집에 걸리게 된 제약회사 달력 덕분이었던 것 같다. 아마 르누아르 작품이었을 것이다. 중산층 가정으로 보이는 우아하고 고급스런 분위기에 예쁜 금발의 숙녀가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는 모습을 담은 명화 달력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이윽고 한해를 보내고 나면 명화달력은 새 …

모네의 작품 ‘인상-해돋이’로 안방 해맞이 (296) 해돋이 |2020. 01.09

새해 아침 인사로 친구들로부터 해돋이 사진과 동영상 이미지를 여럿 받았다. 부산 해운대에서, 울산 간절곶에서, 완도 바다에서, 무등산에서 해돋이를 맞이한 친구들의 모습이 힘차고 생기발랄해 보인다. 게으르기도 하고 추위탄다는 핑계로 일평생 단 한 번도 새해 해맞이를 위해 신 새벽에 멀리 길 떠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올해는 유난히 한심하다 생각된다. 대신,…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아버지의 용서와 사랑 (295) 탕자의 귀환 |2019. 12.26

연말이면 평생 집을 떠난 적이 없음에도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아 귀향이라도 하고픈 마음이 든다. 마치 오랜 시간 길을 잃고 방황했던 탕자를 아버지가 반가이 맞아주기를 기대하면서 집으로 바삐 돌아가고 싶은 바람처럼 말이다. 며칠 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헨리 나우웬(1932~1996)의 ‘탕자의 귀향’은 렘브란트가 그린 그림 한 점을 실마리로 길고도…

1억 4000만원…세상에서 가장 비싼 ‘바나나’ (294) 바나나 |2019. 12.19

요즘 미술계에서 난데 없이 ‘바나나’가 화제다. 지금은 너무나도 흔한 과일이 되었지만 우리 어렸을 적만 해도 바나나라는 열대 과일은 비싸서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그 값비싼 영광이 재현된 듯 얼마 전 열렸던 ‘아트 바젤 마이애미’에서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1960~ )의 바나나 작품 ‘코미디언’이 1억 4000만 원에 거래되었다고 하니 세상에서…

충실한 개·힘센 사자·영리한 여우로 살다 (293) 생의 시간 |2019. 12.11

“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다/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괴로움/외로움/그리움/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 이 나이가 되어보니 교사, 공무원, 은행원이었던 주변 친구들이 퇴직 혹은 명예퇴직을 하고,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한 걸음 비껴서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여유가 부럽기도 하고 그걸 바라보는 심정이 살짝 초조해지기도 하고 그런다. 반…

이처럼 정겹고 순박한 채소가 어디 있을까 (292) 호박 |2019. 12.05

“호박꽃이 꽃이냐/비웃음을 받고요/울퉁불퉁 둥글납작/내 용모 보기 흉해도/겉만 보고 속단 말 건/사람 아니 호박입니다/난 속살 단맛 있고/영양가 높고/침을 놔도 까닥 않는/참을성 좋고???” 어린 시절 별명이 ‘호박 부대’라 불리는 친구가 있었다. 여성스럽지 않고 조금 어글어글한 인상이 울퉁불퉁한 호박을 닮아서였는데 정말 호박처럼 마음씨 둥글고 모가 없어…

예술품의 가치, 돈인가 아름다움인가 (291) 경매 |2019. 11.28

최근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1913~1974)작가의 점화 시리즈 가운데 가장 큰 작품이자 유일한 두 폭 그림인 ‘우주’가 132억 원에 낙찰되어 화제다. 한국적인 구상적 아름다움을 승화시켜낸 추상화가로 한국미술사에 큰 획을 그었던 작가가 세계 미술계에서도 한층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경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진 것 같다. 미술품 경매가 …

자식 성공 위해…등굽은 어머니의 새벽기도 (290) 정화수 |2019. 11.21

지난 달 중순에 세상을 떠난 김행신 전남대 명예교수(1942~2019)의 부음을 얼마 전에 들었다. 지난 봄 광주시립미술관 ‘남도미술-뿌리전’ 참여 작가로 개막식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던 기억이 선했는데 뒤늦은 명복을 빌어본다. 만화 캐릭터 머털도사처럼 아무렇게나 헝클어진 듯 촌스럽지만 한편으론 예술가스러운 단발머리를 부지런히 쓸어 넘기고, 오십년 이상 …

5월 광주와 닮아 더 아픈 ‘피의 저항’ (289) 홍콩 |2019. 11.14

홍콩발 뉴스를 접할 때마다 80년 5월 광주생각이 난다. 그때도 그랬겠구나. 광주시민들은 목숨을 걸고 민주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피 흘리며 투쟁했지만 먼 나라 사람들이 외신을 통해 전해들은 뉴스는 그저 강 건너 불구경, 남의 나라 이야기로 들렸겠구나. 우리 땅에서 벌어진 사태가 아니어서 참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갖는 사람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

저게 붉어질 때 태풍 몇 개·땡볕 몇 날? (288) 홍시 |2019. 11.07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낱” 어찌 대추뿐이랴. 이 가을 햅쌀로 밥을 짓거나 막 나무에서 땄다는 과일을 먹을 때마다 저 시에서처럼 땡볕과 무서리와 태풍 몇 개가 함께 떠오른…

‘조커’ 같은 괴물은 언제고 우리 곁에 등장할 수 있다 (286) 조커 |2019. 10.24

만화를 많이 보았던 까닭도 있겠고 상영했던 영웅 영화를 자주 보았던 까닭도 있겠지만, 세상이 혼탁하고 어지러울수록 우리는 만화처럼 난세를 구해줄 영웅을 기다린다. 영화에 등장하는 슈퍼 히어로들이 약하고 착한 사람을 도와주고 나쁜 사람은 혼내주면서 현실과는 달리 권선징악을 직접 실현해주기에 더욱 열광하는 것 같다. 이전에 상영했던 영화 ‘배트맨’에서 그의 …

광주 작가들의 작업장, 뮌헨 발트베르타 저택 (285) 작가의 방 |2019. 10.17

오래 전,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탐방하여 ‘창작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물을 썼던 적이 있다. 일가를 이룬 예술가들이었기에 대부분의 작가들에겐 작업실이 있었지만, ‘가난해진’ 한 시인의 경우 집 앞 카페가 집필실이었던 기억이 있다. 여성의 차별이 심했던 때라서 제도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지식과 지성을 쌓았던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도 일찍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