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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 '그림생각'
남보다 무서운 가족…어쩌다 가정은 지옥이 됐나 (243) 가정 폭력 |2018. 11.01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했던 이는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1905~1980)이다. 사르트르는 나 자신이 온전히 존재할 수 있을 때만이 절대적인 주체로서 존재하지만, 타인은 나 자신을 나 자신으로서 존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거나 자유를 빼앗기 때문에 지옥이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타인의 힘에 의해서 나 자신이 판단되고 결정되면서 비주체적인 대상이…

교황에 선물한 성모상은 평화를 기도 하겠지 (242) 성모상 |2018. 10.25

두 눈을 지긋이 감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성모마리아는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방북 요청 을 전달하면서 교황에게 선물했던 한국의 성모마리아상은 지금 바티칸에 남아 무엇을 기원하고 있을까. 아마도 평양에서 평화를 기도할 그날을 염원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교황에게 선물한 성모마…

태초에 하늘이 열린 듯…장엄한 천지의 감동 (238) 백두산 |2018. 09.27

십 수 년 전 중국여행길에 나섰던 백두산행은 초입에서부터 악천후에 막혀 발길을 돌려야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백두산 천지는 아무에게나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최근 더욱 실감해본다.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맞잡은 남북 두 정상의 모습은 가지 못한 백두산 천지에 대한 미련과 우리들 또한 중국이 아니라 우리 땅을 밟고 그곳에 가고 싶다는 소…

김은영의 ‘그림 생각’ (237) 경계 |2018. 09.13

2018광주비엔날레가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지난 7일 개막했다. 바야흐로 지구가 한마을처럼 시공을 넘나드는 이 시대에, 아직 허물어뜨리지 못하고 여전히 영향력 있게 존재하는 우리 사는 세상의 경계들에 다시 주목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경계라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 금그어놓은 국가 영토 민족 외에도 꿈과 현실, 나와 타자, 개인과 사회의 욕…

김은영의 ‘그림 생각’ (235) 그 여름의 끝 |2018. 08.23

살아오면서 말복을 기다렸던 것은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 말복이 지나면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더위가 완전히 지났다고 여겨도 될 만큼 조석으로 공기가 달라지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 여름의 끝’을 대략 말복 즈음으로 금 긋고 싶은 간절한 마음도 더해서 말이다. 말복 즈음 복달임으로는 뜨거운 보양식보다는 시원한 수박이 제격이리라. 올해는 극심한 무더…

김은영의 ‘그림 생각’ (234) 바다 |2018. 08.09

“누구나/바닷가 하나씩은/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참으로 길고 극심한 무더위다. 더위를 피하러 가는 것이 여름휴가이겠지만 올 여름은 어디를 가도 염천더위를 벗어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자기만의 바닷가 하나 있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트이고 …

김은영의 ‘그림 생각’(233) 포도씨앗의 사랑 |2018. 08.02

사랑하는 남녀가 포도를 먹는다. 포도씨앗을 뱉지 않고 입안에 모아두었다가 서로의 얼굴에 포도씨앗을 뱉으며 행복하게 까르르 웃는 모습을 본 소년이 엄마에게 흉내 내어 포도씨앗을 뱉았다가 등짝을 실컷 두들겨 맞는다. 진정한 사랑의 유희를 이해받지 못한 소년의 슬픈 이야기는 작가 임철우의 소설 ‘포도씨앗의 사랑’의 중요한 모티브였다. 포도를 먹거나 …

김은영의 ‘그림 생각’ (232) 탁족(濯足) |2018. 07.26

작열하는 태양, 잠 못 이루게 하는 최악의 열대야, 열흘 넘게 이어진 폭염 기록행진은 찜통과 용광로 더위 등 더 뜨거운 온도를 상상하게 하는 단어를 총동원하게 한다. 열돔에 갇힌 듯 숨이 턱턱 막히는 올 여름 이 살인적 더위는 우리 인간을 참으로 당황스럽게 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기후가 갈수록 이상고온인 것도 사실이지만 냉방시설에 길들여진 우리들이 …

김은영의 ‘그림 생각’ (231) 일본 폭우 |2018. 07.12

사흘 간 석 달 치 비가 쏟아진 일본 전역 곳곳에서 그로 인한 피해 소식이 엄청나다고 한다. 최근 태풍 쁘라삐룬이 우리나라를 빗겨가 안심하는 사이에 태풍 후 밀려든 장마전선 영향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물난리를 겪는 일본발 뉴스를 접하면서 방재 시스템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인 일본도 자연 재해 앞에서 속수무책인 것을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인간의 힘으로…

김은영의 ‘그림 생각’ (229) 러시아 월드컵 |2018. 06.28

말로만 들어도 설레는 그 도시,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의 고향인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러시아 월드컵 한국 첫 경기가 열렸다. 혼이 팔려 경기에 몰입한 건 아니지만 아쉽고 답답한 경기였다. 솔로호프의 ‘고요한 돈강’에 위치한 로스토프나도누에서는 멕시코와 2차전을 치렀다. 문전에서 벗어난 슈팅과 선수의 무리한 태클을 볼 때는 흔히 말하듯 “밥 먹고 축구만…

김은영의 ‘그림 생각’ (227) 라일락 |2018. 05.31

“창밖은 오월인데/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시간//라일락 향기 짙어 가는데/너는 아직 모르나보다/잎사귀 모양이 심장인 것을…” 언제 초록의 기운이 시작되었나 싶게 벌써 오월의 끝자락이다. 장미 만발하고 라일락 꽃향기 그윽한데 우리를 둘러싼 삶의 현실은 학창시절 수학시간 풀었던 미분 적분보다 더 어렵고 팍팍하기만 하다. …

[김은영의 '그림생각'] (226) 38년 |2018. 05.24

늘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올해 오월은 전시장과 5·18기념음악회, 금남로 거리와 망월동 등 여러 현장을 찾아다니느라 분주했다. 38년이 흘러 한 세대를 훌쩍 넘었지만 오늘도 오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광주의 서사는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80년 오월 현장을 지나왔던 광주의 작…

[김은영의 '그림생각'] (225) 오월 광주 |2018. 05.17

“금남로는 사랑이었다/내가 노래의 평화에/눈을 뜬 봄날의 언덕이었다/사람들이 세월에 머리를 적시는 거리/내가 사람이라는 사실을/처음으로 알아낸 거리/금남로는 연초록 강 언덕이었다”〈김준태 작 ‘금남로 사랑’중에서〉 오월 광주가 뜨겁다. 최근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촬영된 미공개 영상이 38년 만에 공개되고, 계엄군들의 반인륜적인 성범죄 사건에 대한 …

[김은영의 '그림생각'] (224) 남성누드 |2018. 05.10

최근 한 대학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누드모델의 사진을 몰래 찍어 유출한 사건을 접했다. 모델과 화가 사이의 신뢰가 무너진듯하여 여러모로 씁쓸했다. 서양미술사에서 누드 미술의 기원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었다. 특히 고대 그리스미술에서 남성누드가 발전하면서 서양미술의 주요 소재가 되어왔다. 아테네를 비롯한 그리스의 여러 도시국가에서는 ‘미남선발대회’가…

[김은영의 '그림생각'] (223) 절정 |2018. 05.03

남북 두 정상의 감격 어린 만남으로 커진 ‘더 이상 전쟁은 없다’는 기대감 덕분인지 북한이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다. 누군가는 평양 옥류관 냉면을 먹으러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다고 하지만 북한 땅을 밟게 되는 그날이 온다면 겸재나 단원이 그렸던 옛 그림 속 명승지를 답사하고 싶다. 그 가운데에서도 김홍도의 스승이었던 표암 강세황과 겸재 정선이 걸작으로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