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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 '그림생각'
어머니를 화폭에 담을 수 있는 화가가 부럽다 <266> 어머니의 초상 |2019. 05.09

어버이날 즈음이어서였을까. 꿈속에서 돌아가신 친정엄마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집안일을 해주러 오셨다는 것이다. 꿈속에서도, 지금도 여전히 딸을 위한 걱정과 염려 가득한 모습이어서 울다가 잠에서 깼다. 딸들의 꿈속에서 나는 어떤 엄마일까. 딸들의 기억에도 엄마라는 존재가 언제나 곁에 있으며 엄마의 손길이 주는 편안함이 있을까. 친정엄마를 꿈속에서 만난 후 …

눈부신 초록으로 지친 심신 달래볼까 <265> 초록 |2019. 05.02

그토록 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들을 좋아했건만, 나이 들어가면서 이제는 봄꽃보다 어린잎들의 연둣빛 초록에 더 마음이 간다. 나무, 아니 가지마다 돋아나는 여린 초록의 새잎들은 그저 색이라 부를 수 없을 만큼의 매혹을 넘어 감탄의 극치다. 색채심리학에서 초록은 생명력의 회복과 소생, 진정을 상징하는 바, 봄빛 고운 초록의 향연 속에서 지친 일상을 위로받고 싶어…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다 <264> 4·19 |2019. 04.18

김광규 시인의 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펼치면 4.19가 나던 해 세밑,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문제 등 때 묻지 않은 고민을 하면서 열띤 토론을 벌였던 젊은이들이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다시 만난 날이 그려져 있다. 이윽고 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 월급이 얼마인지 서로 묻고 중년기의 건강을 걱정하며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음을 부끄러워하며 고…

산불 폐허에 사랑과 희망 채워지길 <263> 불 |2019. 04.11

때로 애타게 나라 걱정하는 것을 보면 다른 건 몰라도 나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 못지않은 것 같다. 지난주 강원도 속초 고성지역 산불 뉴스를 잠 못 이룬 채 밤늦도록 지켜보면서 너무 안타깝고 걱정된 나머지 몸살인 듯 며칠 온 몸 여기저기가 편치 않았던 것도 그 증거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단비, 꽃비 내려 잔불과 불씨를 모두 잠재우고 새 생명이 움트고 …

곧 시들어 버릴 화려함, 헛된꿈을 꾸짖다 <262> 튤립 |2019. 04.04

플라톤적으로 생각하자면, 내게 있어 꽃의 이데아는 튤립이다. 꽃의 이데아, 즉 꽃의 이상적 형상 혹은 꽃 자체를 떠올리거나 그림을 그릴 때면 장미도 목련도 아니고 꼭 튤립이 등장한다는 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과 함께 찾아온 튤립 축제 소식이 반갑다. 메마른 대지에서 피어난 튤립은 기적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예쁜 꽃이 예고도 없이 땅에서 쑤욱 솟아나…

건국 영웅들의 최고 덕목은 인재 찾기 <261> 청문회 |2019. 03.28

문재인정부 2기 내각을 이끌 장관 후보자 7명의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임명한 행정부 고위공직자의 자질과 능력을 국회에서 사전 검증하는 제도인데, 최근에는 공직후보자 역량보다는 도덕성에 집중한 청문이 이어지기도 해 향후 고관대작이 되려면 흠결 없이 철저한 자기 관리가 더 요구되는 세상이 되었다는 평가다. 청문회는 없었지만 옛 시절…

’잠은 치유·충전이자 예술적 영감의 원천 <260> 잠 |2019. 03.21

한국은 대표적인 ‘잠 부족 국가’로 꼽힌다. OECD통계에서 한국인의 수면 시간이 꼴찌라고 하고 심지어 청소년의 수면 시간도 최하위라고 한다. 잠을 미루거나 잠 못 이루는 사람이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불면의 사연은 성공 스트레스, 취업, 인간관계, 사회적 불만, 학업, 사교육, 스마트 폰 사용 등 저마다 다르겠지만 잠을 줄일 정도로 현대인의 삶이 분주하다…

예술과 디자인 역사의 물줄기 바꾸다 <259> 바우하우스 100년 |2019. 03.14

삼십여 년 전, 현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근에 ‘바우하우스’라는 멋진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모던한 분위기는 곧장 입소문이 나더니 문화예술계 멋쟁이들이 단골이 되었다. 20대 초반 시절 어쩌다 특별한 날 친구들과 함께 그곳에서 카레라이스나 하이라이스를 먹으며 문화예술인양 폼생폼사했던 기억이 난다. 그곳을 드나들면서 레스토랑 ‘바우하우스…

은퇴후 30년…제2의 인생 설계는 필수 <258> 인생 이모작 |2019. 03.07

육체노동 가능 연한을 65세로 높인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파장으로 정년 연령이 이슈가 되고 있다. 경제 활동 기간이 법으로 늘어나지 않아도 이른바 100세 시대를 앞두고 평균적인 은퇴 연령은 이미 70세를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 경제 활동 여부와 상관없이 30여년 이상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 현실에서 은퇴 시대를 걱정하는 일은 남의 일이…

불안한 시대에도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257) 베트남 |2019. 02.21

며칠 후면 2차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열린다. 회담 개최지인 하노이가 역사적인 장소로 떠오르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의 도시임에도 덩달아 가깝게 느껴진다. 베트남은 베트남 전쟁의 한국군 참전으로 우리와는 피로 얽힌 숙명적인 관계일 뿐 아니라 최근에는 다양한 인적 물적 교류가 늘어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나라다. 베트남에 대한 열…

걷기는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인 인간행위 (256) 걷는 사람 |2019. 02.14

요즘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닌다. 최근 다른 때에 비해 모처럼 시간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걷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걷다보니 걷기를 예찬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음이 간다. 한 영화배우가 펴낸 걷는 사람에 대한 책도 반갑게 읽어보고, 예술·문화평론가이자 사상가인 리베카 솔닛의 ‘걷기의 인문학’을 발견하곤 그 책에 빠지…

속된 그림?…옹졸한 지배계층의 오만 (255) 속화(俗畵) |2019. 01.31

인간의 생활상을 그림의 대상으로 삼은 풍속화가 조선 후기에는 ‘속화’라 불리우기도 했다. 당대 사대부들이 양반 지식층의 감상화에 대비하여 풍속화가 ‘저속한 계층의 삶을 담은 그림, 더 나아가 일상의 삶 자체가 속된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경제력과 민중의식이 성장하면서 풍속화가 당당한 회화영역으로 자리 잡게 되자 문화적 우월성을 놓치고 싶지 …

정치적 논리 떠나 도시재생 해법 찾아야 (254) 목포 |2019. 01.24

오래 전에 읽었던 에세이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골목길 기행을 주제로, 당시만 해도 드물었던 계획도시 창원과 목포를 비교한 글이었던 것 같다. 창원은 골목길을 일부러 찾아보아도 모든 길이 신작로 같았고, 목포는 신작로를 걸어 보려 해도 모든 길이 골목길 같았다는 내용이었다. 수 십 년 전에 이 대목을 대했을 때는 영 호남 차별이라는 정치적, 권력적 의미로만…

요즘 아이들의 하늘색은 ‘슬픈 회색’ (253) 미세 먼지 |2019. 01.17

요즘 아이들에게 하늘은 무슨 색깔일까? 하늘은 ‘하!’하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늘~’ 푸르러서 ‘하늘’이 되었다는 전설 같은 어원을 믿는 우리 세대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은 하늘을 그릴 때 회색 크레파스로 색칠한다고 한다. 요 며칠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덮친 한반도의 하늘을 보니 아이들의 하늘색 감수성이 이해가 되면서 슬프고도 불안하다. 제임스 휘슬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252) 인생 그림 |2019. 01.10

정재승교수(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는 최근 저서 ‘열 두 발자국’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를 묻는다. 그 질문에 대한 가장 많은 답변 중 하나가 “어린 시절 해변에서 모래성을 쌓을 때였다”고 들려준다. 고개를 돌려 뒤를 보면 부모님이 흐뭇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어서 안전함을 느끼고, 자연과 함께 있으며,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