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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 '그림생각'
[김은영의 '그림생각'](153) 공놀이 |2016. 05.05

어린이날 즈음해서인지 살아가면서 후회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딸아이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함께 놀아주지 못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놀이터에 간 적은 있다. 엄마랑 공놀이를 하고 싶어 했던 아이의 바람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네 태워 뒤에서 밀어주거나 혼자서 미끄럼틀을 몇 번 오르내리게 했던 것 같다. 한 번도, 아이가 놀다 지쳐 집으로 돌아가자고 할 때까지…

[김은영의 그림생각 (152) 차밭]수묵화의 현대화 … 보성 차밭이 생생 |2016. 04.28

우연히 차 씨앗을 구해 새싹 틔우는데 성공하면서 수년 전부터 차나무를 키우고 있다. 이 세상 모든 새싹이 여리고 예쁘지만 곡우 즈음에 돋아나는 차나무 어린 잎 싹의 예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마치 창처럼 뾰족한 어린 싹 하나에 그 옆으로 어린 잎 한 장과 성숙한 잎 한 장이 펼쳐있어 일창이기(一槍二旗)라 하는데, 이런 찻잎을 따서 햇차를 만든…

김은영의 '그림생각' (151) 일본 |2016. 04.21

또다시 지진이 일본을 강타했다. 일본은 그지없이 아름답지만 불안정한 자연 환경을 지닌 탓에 지진과 쓰나미, 화산 폭발 등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은 것 같다. 얼마 전 일본 후지산 인근에서 미세 지진 발생 건수가 급증하면서 일본 열도가 긴장하더니 최근 규슈 지방 지진에 이어 아소산 폭발 우려까지 겹쳐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듯하다. 일본 발 지진이나 화산 …

[김은영의 '그림생각' (150) 나비]새 봄의 전령사 … 전생이 채향사였나 |2016. 04.07

젊은 날엔 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다. 젊음의 에너지와 패기로 분주했던 그 날들은 꽃보다 예쁘고 마음 끌리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었던가. 자연에 마음 두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것 일게다. 노랑꽃들이 분홍 꽃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릴레이로 피어나는 봄꽃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이 순간이 축복이라 여겨진다. 일호 남계우(1811…

[김은영의 그림생각] (149) 안개 |2016. 03.31

스스로 사대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특별한 상황에서는 “선진 외국이라면 어땠을까?” 하며 자주 견주어 보곤 한다. 그럴 때면 나 자신 어쩌면 뼛속 깊은 사대주의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긴다. 4·13 총선을 앞두고, 겉으로는 민생과 경제와 국민을 내세우면서 속마음은 오로지 국회에 입성하려는 권력의지만 가득한 후보들과 어지럽게 이합집산하는 정당들을…

[김은영의 '그림생각'](148) 바둑 |2016. 03.17

요 며칠 사이 최대의 화제는 단연코 알파고와 바둑, 아니 이세돌이었다. 천개가 넘는 컴퓨터가 결합된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 알파고에 맞서 홀로 광야에 선 듯 고군분투하며 고도의 집중력과 초인적인 의지를 감동적으로 보여주었던 이세돌기사는 이제 우리 인류에게 전설이자 역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이 겨뤘던 다섯 번의 대국은 역사적…

[김은영의 '그림생각'] (147) 비례 |2016. 03.10

비례대표, 여성 몫 비례, 청년 비례 등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어휘 가운데 하나가 ‘비례’인 것 같다. 어쩌다보니 최근 정치 현장에서 빈번히 오르내리지만 ‘비례’는 서양 미술, 특히 완전하고 아름다운 형태를 추구하고자 했던 그리스미술에서 중요한 개념이었다. 눈에 보이는 대상을 모방하고 재현하되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했던 그리스미술은 이를…

[김은영의 '그림생각' (146) 귀향]아픈 역사에 대한 눈물겨운 위로 |2016. 03.03

히틀러의 나치시대가 저질렀던 ‘홀로코스트’를 인류가 망각할 수 없게 한 것은 그 역사적 사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영화가 지금도 계속 제작되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쉰들러 리스트’ ‘인생은 아름다워’ ‘피아니스트’ 등의 영화는 악령에 홀린 광기의 시대에 대한 나치 독일의 역사적 책임을 통감하게 했다. 일본이 일제시대의 만행에 대해 끊임없이…

김은영의 '그림생각' (145) 선량 |2016. 02.25

4·16 총선을 앞두고 도심의 건물은 국회의원 예비 후보들의 출마를 선언하는 현수막으로 덮여있고 언론 매체에서도 자신을 내세우는 열띤 목소리들로 드높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리더를 찾아야하는 정치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이상적인 지도자의 조건으로 인격의 원만함이나 덕성 등을 요구합니다만, 인격이 고결한 것과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직접적으로…

김은영의 '그림생각' (144) 반려견 |2016. 02.18

바야흐로 우리나라도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가구가 천만 명을 넘어섰다 한다. 다섯 가구 중 한 가구 꼴로 반려동물과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TV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자녀들의 성장 스토리 붐에 이어 먹방/쿡방 유행과 함께 최근엔 반려견 관련 프로그램이 대세다. 반려견에게 식사와 배변 훈련을 시키는 ‘반려견 행동 전문가’가 나오는 ‘개밥 주는 …

김은영의 '그림생각' (143) 모성 |2016. 02.04

살아가면서 우리를 슬프게 하거나 기쁘게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그 수만 가지 정서를 한 줄로 정리할 수 있는 건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렸던 한 편의 수필 때문인 것 같다. 안톤 슈낙이 나열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정말 우리들 마음을 덩달아 부서지게 했다. 그가 말한 슬픔의 첫 머리는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다. 수필이 강렬해서인지 나의 본능적…

김은영의 '그림생각' (142) 설국 |2016. 01.28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소설의 첫 문장만으로도 기억 속에 오래도록 새겨질 가와바다 야스나리(1899∼1972)의 소설 ‘설국’은 이렇게 시작된다. 작품 속 배경을 직접 가보기 전까진 “같은 일본 땅일 텐데 ‘국경의 긴 터널…’이라는 표현은 과장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기도…

김은영의 '그림생각' (141) 옛 풍경 |2016. 01.21

딸아이와 즐겨보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함께 시청하면서 모처럼 세대 공감을 느꼈다. 30여 년 전 유행했던 가수 김창완의 ‘청춘’이나 이문세의 ‘소녀’ 를 함께 따라 부르면서였다. 서로 “어떻게 이 노래를 아느냐?”며 놀라워했다. 청춘이 떠나갈까 안타까워하며 ‘청춘’의 노래를 부르던 때야말로 푸르던 청춘이었음을 그때는 몰랐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

김은영의 '그림생각' (140) 사다리 |2016. 01.14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가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언어는 그 자체로 우리들 삶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다. 지난 해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언론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가 ‘헬조선’ 혹은 ‘수저론’이다. 희망을 기약할 수 없는 청춘들의 좌절이 투영된 단어다. 그런 상황에서도 한 점의 그림에서 잠시…

김은영의 '그림생각' (139) 플란더즈의 개 |2015. 12.24

미션 스쿨인 여고에 다니면서 어느 해 성탄절을 앞두고 친한 친구 전도로 교회에 갔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는 성가대 지휘를 하는 교회 오빠를 좋아했었다. 당시 여학생들에게 ‘교회 오빠’는 로망이었다. 성탄절 즈음의 축제와 같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또 마음에 둘 ‘교회 오빠’가 없어서였을까. 나의 신앙은 더 이상 자라지 못했고,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