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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의 세상만사
[이홍재의 세상만사] 을미년 양의 해, 우리도 양처럼 … |2015. 02.27

“애비야! 낼모레가 거시기다만/ 교통이 아주 거시기할 모양이니/ 댕겨갈라고 너무 거시기하지 마라./ 니 엄니나 나는 다 거시기하다./…/ 요즘 쪼매 거시기한 줄 안다만/ 사람 사는 게 다 거시기한 것이니까/ 너무 거시기하지 말거라./ 곧 거시기한 날이 올 것이다./ 그럼 항상 거시기해라.” (하봉채의 ‘소통’) 시골에 사는 부모의 마음이 거시기라는 말 …

[이홍재의 세상만사] 설을 맞으며 떠올린 몇 가지 옛이야기 |2015. 02.06

“못된 자식보다 지팡이가 낫다.” 불교 경전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붓다는 이른 아침에 성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서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걸식하는 노인을 만나 묻는다. “그대는 어찌하여 늙고 쇠약한 몸으로 거리에 나와 있는가?” “고타마여. 아들을 키워 며느리를 맞고 나서 재산을 전부 물려주었는데 오히려 집에서 쫓겨나 이렇게 구걸하고 …

[이홍재의 세상만사] ‘호남 정치’ 복원과 박지원 |2015. 01.16

야구에서 ‘투고타저’(投高打低) 현상이란 게 있다. 잘 던지는 투수들은 많은 데 비해 잘 치는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을 때 쓰는 말이다. 이런 야구 용어를 빌려서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 지형을 말하자면 ‘여고야저’(與高野低)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숱한 위기가 있었으나 여당은 잘 헤쳐 온 데 비해, 숱한 기회가 있었으나 야당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

[이홍재의 세상만사] 새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2015. 01.01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칼럼이라는 이름의 무거움을 떨치고, 조금은 가벼운 웃음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들려 드립니다. 지난 연말에 읽었던 ‘속담 인류학’(요네하라 마리 저, 한승동 역)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일 때문에 출장이 잦은 남편이 있었습니다. …

[이홍재의 세상만사] 울면서 보았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014. 12.19

‘담다디 담다디 담다디담∼’ 앳된 모습의 18세 소녀(한양대 연극영화과 1년)는 그해(1988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혜성 같이 등장했다. 유난히 키(178㎝)가 커서 겅중거리던 그녀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짧은 머리에 허스키한 목소리. 소년 같은 묘한 매력을 지녔던 그녀. 이름마저 중성적이었으니 남자로 착각한 이들도 많았다. …

[이홍재의 세상만사] 5개월 만에 풀린 ‘고르디우스의 매듭’ |2014. 12.05

시골 촌뜨기가 어쩌다 서울에 가면, 길을 모르니 택시를 타야 했다. 택시에 오르면 목적지만 말하고 난 뒤 얼른 입을 닫았다. 섣불리 말하다 보면 사투리가 튀어나올 것이고 그러다 보면 “아, 촌놈이 탔구나.” 택시 기사가 금방 눈치를 챌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택시미터(taximeter)는 계속해서 돌아가고. 요금 올라가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철렁하는데. 행…

[이홍재의 세상만사] ‘염갈량’의 따뜻한 리더십과 작은 기적 |2014. 11.14

무장무애(無障無碍). 거칠 것도 거리낄 것도 없는 삼성의 벽은 높았다. 넥센이 졌다.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았다.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다. 그 아쉬움의 무리 속에는 ‘기아에서 넥센으로 갈아탄’ 이 지역 팬들도 많았다. 그래도 잘했다. 넥센 선수의 평균 연봉은 8000만 원 남짓. 평균 연봉 1위인 삼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니 한국 시리즈…

[이홍재의 세상만사] ‘불타는 비엔날레 현장’을 그대 보았는가 |2014. 10.31

몇 년 전 사군자의 하나인 매화 그림 한 점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멀리서 볼 때는 그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한국화(동양화)였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서양 물감을 사용한 유화였다. 전통적인 수묵화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를 서양화라 해야 하나 동양화라 해야 하나? 그나저나 이 그림을 그린 작가는 누구일까? 낙관을 …

[이홍재의 세상만사] 가을 향기를 찾아 떠난 짧은 여행 |2014. 10.17

문득 올려다본 하늘이 어느덧 아득히 높아져 있다. 높아진 하늘만큼 소리없이 가을이 찾아들었다. ‘우리 맞잡은 손에 땀을 나게 만들던’ 그 뜨거웠던 여름은 간 데 없고. 그렇게 슬며시 찾아 온 가을은 ‘혼자 지내기엔 너무 아쉬움이 남는’ 계절. 삽상(颯爽)한 가을바람이 손짓하며 부른다. 지금은 불온한 꿈도, 가벼운 일탈도 모두 다 허용하겠다는 듯이. 그래…

[이홍재의 세상만사] 갑자기 떠난 연인 ㅁㅁㅁ 때문이었다니 |2014. 10.03

대학가요제는 7080세대들에겐 아련한 추억이다. 서울대 보컬 그룹이었던 샌드페블즈를 기억하는가. 제1회 대학가요제(1977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들이다. 이들이 불렀던 노래의 제목은 ‘나 어떡해’. 산울림 멤버인 김창훈(당시 서울대 식품공학과) 씨가 작사·작곡했다고 한다.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트로트에 보다 익숙했던…

[이홍재의 세상만사] 염불하는 시늉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2014. 09.19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 있다”라는 속담이 있다. 맡은 일에는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서 잇속에만 마음을 둘 때 쓰는 표현이다. 여기서의 ‘잿밥’을 ‘젯밥’이라고 잘못 쓰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잿밥(齋-)은 불공을 드릴 때 부처 앞에 놓는 밥이니 제사를 지내기 위해 차려 놓는 젯밥(祭-)과는 다르다. 재(齋)는 성대한 불공이나 죽은 이의 넋을 극락으…

[이홍재의 세상만사] 임은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2014. 09.05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가 40여 일의 단식을 끝냈다. 단식을 말리러 갔다가 오히려 주저앉았던 문재인 의원도 단식을 중단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촉발된 국민 동조 단식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군사독재시절도 아닌데 이 어인 일인가. 단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사실 우리 배달민족은 단식으로부터 그 역사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달 환웅(桓…

[이홍재의 세상만사] 누가 광주비엔날레에 찬물을 끼얹는가 |2014. 08.22

성(姓)이 홍(洪) 씨인 두 사람의 작가가 있다. 그 중 한 사람의 작품은 신선하다. 또 한 사람의 작품은 진부하다. 먼저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제프 홍(35) 씨. 인터넷을 통해 그의 작품을 봤다.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지 않은 디즈니’(Disney unhappily ever after)라는 제목의 시리즈다. 작품에는 누구나 어릴 적…

[이홍재의 세상만사] ‘왕의 남자’에서 ‘호남의 남자’로 |2014. 08.08

엊그제 이정현 의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그는 “당선 시켜 줘서 고맙다”고 했다. 난 오히려 “당신이 당선돼 주어서 고맙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말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맨 처음 그의 고향 출마를 적극 권유했고 이어 그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는 칼럼을 내보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요즘 주위에서 ‘돗자리를 깔아도 좋겠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 …

[이홍재의 세상만사] 콩으로 메주를 쓴대도 못 믿겠네 |2014. 07.25

교과서에도 나오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향가(鄕歌)는 서동요(薯童謠)다. 지은이는 어릴 적 이름이 서동(薯童)이었던 백제 무왕(武王). 삼국유사에 노래와 함께 그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진다. 서동은 선화공주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사모한 끝에 신라 땅에 몰래 잠입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고구마와 비슷하게 생긴 마(薯)를 공짜로 나눠주며 환심을 산 뒤 자신이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