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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의 세상만사
[이홍재의 세상만사]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아낸 건가 |2015. 04.24

사실상 최단명 국무총리로 끝나게 된 이완구(65). 이제는 고인이 된 성완종(64·전 경남기업 회장). 그리고 시인이자 스님이었던 만해(萬海) 한용운(1879∼1944). 이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충청남도 출신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저 위대한 인물 만해를 뜬금없이 이들과 함께 엮는 까닭은 무엇인가. 뛰어난 서정성과 더불어 …

[이홍재의 세상만사] 꿀도 향기도 다 나눠주는 꽃처럼 |2015. 04.10

벚꽃과 목련이 세상을 환히 밝히더니 진달래에 이어 철쭉이 온 천지를 붉게 물들일 기세다. 길가의 은행나무 이파리도 연초록 어린 싹을 틔우고 있다. 완연한 봄이다. 이렇게 화사한 봄이면 시 한 수 읊어도 좋겠다. “나는 꽃이에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방(몽땅) 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 잃은 건 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 …

[이홍재의 세상만사] 금호산업의 주인은 과연 누가 될것인가 |2015. 03.27

근래 지역 경제계의 최대 화제는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특히 금호산업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인의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래 주인이었던 금호아시아나 그룹(회장·박삼구·70)과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는 호반건설(회장·김상열·54). 호남의 기존 맹주와 신흥 강자의 싸움이 볼…

[이홍재의 세상만사] 최종섭과 우제길, 그들의 아내 사랑 |2015. 03.13

받는 것은 즐겁다. 공짜로 받으면 더 기쁘다. ‘공짜를 좋아하면 대머리 된다’는 말은 적어도 받는 그 순간에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느냐고들 하지만 아니다. 얼마 전 광주시립미술관에 갔다가 책을 세 권이나 공짜로 얻었다. 그 중 하나가 사랑하는 아내를 젊은 나이에 먼저 보내야 했던 화가 렘브란트의 ‘도록’(圖錄)이다. 서가에 …

[이홍재의 세상만사] 을미년 양의 해, 우리도 양처럼 … |2015. 02.27

“애비야! 낼모레가 거시기다만/ 교통이 아주 거시기할 모양이니/ 댕겨갈라고 너무 거시기하지 마라./ 니 엄니나 나는 다 거시기하다./…/ 요즘 쪼매 거시기한 줄 안다만/ 사람 사는 게 다 거시기한 것이니까/ 너무 거시기하지 말거라./ 곧 거시기한 날이 올 것이다./ 그럼 항상 거시기해라.” (하봉채의 ‘소통’) 시골에 사는 부모의 마음이 거시기라는 말 …

[이홍재의 세상만사] 설을 맞으며 떠올린 몇 가지 옛이야기 |2015. 02.06

“못된 자식보다 지팡이가 낫다.” 불교 경전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붓다는 이른 아침에 성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서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걸식하는 노인을 만나 묻는다. “그대는 어찌하여 늙고 쇠약한 몸으로 거리에 나와 있는가?” “고타마여. 아들을 키워 며느리를 맞고 나서 재산을 전부 물려주었는데 오히려 집에서 쫓겨나 이렇게 구걸하고 …

[이홍재의 세상만사] ‘호남 정치’ 복원과 박지원 |2015. 01.16

야구에서 ‘투고타저’(投高打低) 현상이란 게 있다. 잘 던지는 투수들은 많은 데 비해 잘 치는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을 때 쓰는 말이다. 이런 야구 용어를 빌려서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 지형을 말하자면 ‘여고야저’(與高野低)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숱한 위기가 있었으나 여당은 잘 헤쳐 온 데 비해, 숱한 기회가 있었으나 야당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

[이홍재의 세상만사] 새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2015. 01.01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칼럼이라는 이름의 무거움을 떨치고, 조금은 가벼운 웃음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들려 드립니다. 지난 연말에 읽었던 ‘속담 인류학’(요네하라 마리 저, 한승동 역)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일 때문에 출장이 잦은 남편이 있었습니다. …

[이홍재의 세상만사] 울면서 보았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014. 12.19

‘담다디 담다디 담다디담∼’ 앳된 모습의 18세 소녀(한양대 연극영화과 1년)는 그해(1988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혜성 같이 등장했다. 유난히 키(178㎝)가 커서 겅중거리던 그녀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짧은 머리에 허스키한 목소리. 소년 같은 묘한 매력을 지녔던 그녀. 이름마저 중성적이었으니 남자로 착각한 이들도 많았다. …

[이홍재의 세상만사] 5개월 만에 풀린 ‘고르디우스의 매듭’ |2014. 12.05

시골 촌뜨기가 어쩌다 서울에 가면, 길을 모르니 택시를 타야 했다. 택시에 오르면 목적지만 말하고 난 뒤 얼른 입을 닫았다. 섣불리 말하다 보면 사투리가 튀어나올 것이고 그러다 보면 “아, 촌놈이 탔구나.” 택시 기사가 금방 눈치를 챌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택시미터(taximeter)는 계속해서 돌아가고. 요금 올라가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철렁하는데. 행…

[이홍재의 세상만사] ‘염갈량’의 따뜻한 리더십과 작은 기적 |2014. 11.14

무장무애(無障無碍). 거칠 것도 거리낄 것도 없는 삼성의 벽은 높았다. 넥센이 졌다.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았다.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다. 그 아쉬움의 무리 속에는 ‘기아에서 넥센으로 갈아탄’ 이 지역 팬들도 많았다. 그래도 잘했다. 넥센 선수의 평균 연봉은 8000만 원 남짓. 평균 연봉 1위인 삼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니 한국 시리즈…

[이홍재의 세상만사] ‘불타는 비엔날레 현장’을 그대 보았는가 |2014. 10.31

몇 년 전 사군자의 하나인 매화 그림 한 점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멀리서 볼 때는 그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한국화(동양화)였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서양 물감을 사용한 유화였다. 전통적인 수묵화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를 서양화라 해야 하나 동양화라 해야 하나? 그나저나 이 그림을 그린 작가는 누구일까? 낙관을 …

[이홍재의 세상만사] 가을 향기를 찾아 떠난 짧은 여행 |2014. 10.17

문득 올려다본 하늘이 어느덧 아득히 높아져 있다. 높아진 하늘만큼 소리없이 가을이 찾아들었다. ‘우리 맞잡은 손에 땀을 나게 만들던’ 그 뜨거웠던 여름은 간 데 없고. 그렇게 슬며시 찾아 온 가을은 ‘혼자 지내기엔 너무 아쉬움이 남는’ 계절. 삽상(颯爽)한 가을바람이 손짓하며 부른다. 지금은 불온한 꿈도, 가벼운 일탈도 모두 다 허용하겠다는 듯이. 그래…

[이홍재의 세상만사] 갑자기 떠난 연인 ㅁㅁㅁ 때문이었다니 |2014. 10.03

대학가요제는 7080세대들에겐 아련한 추억이다. 서울대 보컬 그룹이었던 샌드페블즈를 기억하는가. 제1회 대학가요제(1977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들이다. 이들이 불렀던 노래의 제목은 ‘나 어떡해’. 산울림 멤버인 김창훈(당시 서울대 식품공학과) 씨가 작사·작곡했다고 한다.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트로트에 보다 익숙했던…

[이홍재의 세상만사] 염불하는 시늉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2014. 09.19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 있다”라는 속담이 있다. 맡은 일에는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서 잇속에만 마음을 둘 때 쓰는 표현이다. 여기서의 ‘잿밥’을 ‘젯밥’이라고 잘못 쓰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잿밥(齋-)은 불공을 드릴 때 부처 앞에 놓는 밥이니 제사를 지내기 위해 차려 놓는 젯밥(祭-)과는 다르다. 재(齋)는 성대한 불공이나 죽은 이의 넋을 극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