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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의 세상만사
[이홍재의 세상만사] 세상에 이런 사장님들만 있다면 |2015. 11.20

몸조차 가누기 힘든 70대 노인이 지팡이에 의지해 약국에 들어선다. 간신히 의자에 걸터앉더니 비아그라 알약 두 알을 내놓는다. “약사 양반. 이거 환불 좀 해 줘야겠어.” 눈이 동그래진 약사가 묻는다. “어르신.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요?” “아니, 지난번에 네 알을 처방받아 샀잖아. 근데 두 알을 먹었는데도 효과가 없어. 그러니 이 나머지 두 알은 환불…

[이홍재의 세상만사] 껴안고 뒹굴며 맘껏 소리 질러 봐 |2015. 10.30

* 신라의 헌안왕은 슬하에 아들이 없었다. 어느 날 왕은 이제 열다섯 살이 된 한 소년을 불러 묻는다. “선인(善人)을 본 적이 있는가?” “예. 세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귀인으로서 겸손한 자, 부자로서 검소한 자, 세력가로서 교만하지 않은 자입니다.” 왕이 감복해서 그를 사위로 삼는데, 이렇게 해서 훗날 왕이 된 이가 바로 신라 48대 경문왕이다…

[이홍재의 세상만사] 소설 ‘객주’를 읽으며 우리 말글을 생각하다 |2015. 10.09

서유석의 ‘타박네야’를 한때 즐겨 불렀다. 즐겨 부르긴 했지만 노랫말 중에 한 군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의문을 늘 가슴에 품어 왔다. “명태 주랴∼ 명태 싫다/ 가지 주랴∼ 가지 싫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아이는 젖을 달라는데 왜 느닷없는 명태가 나오고 가지가 나오는 것일까. 혹시 민요를 채집해 대중가요로 발표하는 과정에서 노랫말이 잘못된 …

[이홍재의 세상만사] 50년을 기다렸다! 그곳에 오를 날 |2015. 09.18

요즘 참 맘에 드는 여인이 있다. 얼굴이 예뻐서도, 몸매가 ‘착해’서도 아니다. 묵묵히 제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든든하기 때문이다. 이 여인이 누구인지는 조금 있다 밝힐 기회가 있을 테니 잠시 미뤄 두고. 오늘은 우선 무등산에 관한 추억 한 토막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주 오래전 국민학교에 다닐 때다. 지금은 이름도 잊었지만 그곳 무등산에 사는 벗이…

[이홍재의 세상만사] 통영에서 광주를 생각하다 |2015. 08.28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여행이라는 게 ‘삶의 윤활유’라고들 하던데 그동안 늘 귓전에 흘리고 말았습니다. 대신 ‘길 떠나면 고생’이요 방구석에 처박혀 지내는 ‘방콕’만이 재테크라고 굳게 믿고 싶었던 게지요. 돌아보니 참 여유 없는 삶이었네요.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기는 했습니다. 일제시대에 ‘조선의 나폴리’로 불렸을 만큼 아름다운…

[이홍재의 세상만사] 안갯속으로 빠져든 금호산업의 향방 |2015. 07.31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은 ‘금호 그룹 재건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요즘 시중의 화제는 단연 이것이다. 박 회장은 지난 6월엔 진통 끝에 금호고속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 목표는 당연히 금호산업이었다. 금호산업은 선대의 유업이다. 결코 다른 기업으로 넘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절실함이 거기에 있다. 선대의 유지를 지키지 못하…

[이홍재의 세상만사] 짜장면에게 미안하지도 않나? |2015. 07.24

소주를 ‘쏘주’나 ‘쐬주’라고 말해야 술맛이 난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짜장면을 자장면이라 말하면 밥맛이 달아난다고 하는 이들도 많았다. 다행히 짜장면은 사전에 올라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됐다. 자장면이 표준어라고 오랜 세월 아무리 강요해도 끝내 말을 듣지 않은 우리 국민들의 위대한 항쟁(抗爭)의 결과다. 짜장면의 원어는 ‘짜장미엔’(炸醬麵)이…

[이홍재의 세상만사] 아웅다웅할 바엔 차라리 갈라서라 |2015. 07.03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거리 세 가지가 있다. 불구경, 싸움 구경, 그리고 사람 구경이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다. 나와 관련이 없어야 한다. 흔히 비유적으로 쓰는 ‘강 건너 불구경’만 해도 그렇다.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이처럼 적나라하게 드러낸 속담도 없을 것이다. 내 집에 불이 옮겨 붙으면 애간장이 다 타들어갈 것 아닌가. 하지만 강물이 가로막…

[이홍재의 세상만사] 봄날은 가는데 꽃은 지고 또 피고 |2015. 06.19

몇 달 전 출근길에 태산목(泰山木)이라는 나무를 처음 만났다. 일 년 내내 잎을 볼 수 있는 상록수인데 내가 만난 녀석은 광주 동운초등학교 교정에서 우람한 풍채를 자랑하고 있었다. 아파트 3층 정도 높이에 초록색 이파리와 황금색 이파리가 섞여 있어 무슨 나무일까 궁금했다. 일부러 교정에 들어가 보니 다행히 가지에 이름표가 달려 있다. 나무의 키가 태산처…

[이홍재의 세상만사] 건설업체와 신문사의 만남 왜 위험한가 |2015. 05.29

나는 하루살이입니다. 하루만 지나면 생명이 다하니까요. 사람들이 나에게 눈길을 주는 시간은 짧으면 몇 분, 길어야 한두 시간입니다. 사람들은 내 몸을 대충 살피고 나서 곧바로 나를 버립니다. 하지만 비록 버림을 받아도 나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아직 쓸모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신발 속에 나를 돌돌 말아 꾹꾹 눌러 넣어 주면 원형 유지는 물론 신발…

[이홍재의 세상만사] 정동영의 추락과 천정배의 부활 |2015. 05.08

야당이 지난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지 일주일 남짓의 시간이 흘렀다. 그들은 왜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무참히 지고 말았을까. 이제 차가운 가슴으로 복기(復碁)를 해야 할 때다. 복기란 바둑에서 승자와 패자가 마주 앉아 이미 끝난 한 판의 대국을 다시 돌아봄을 말한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느 대목에서 실수를 했는지, 서로 의견을 교환한다. 실…

[이홍재의 세상만사]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아낸 건가 |2015. 04.24

사실상 최단명 국무총리로 끝나게 된 이완구(65). 이제는 고인이 된 성완종(64·전 경남기업 회장). 그리고 시인이자 스님이었던 만해(萬海) 한용운(1879∼1944). 이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충청남도 출신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저 위대한 인물 만해를 뜬금없이 이들과 함께 엮는 까닭은 무엇인가. 뛰어난 서정성과 더불어 …

[이홍재의 세상만사] 꿀도 향기도 다 나눠주는 꽃처럼 |2015. 04.10

벚꽃과 목련이 세상을 환히 밝히더니 진달래에 이어 철쭉이 온 천지를 붉게 물들일 기세다. 길가의 은행나무 이파리도 연초록 어린 싹을 틔우고 있다. 완연한 봄이다. 이렇게 화사한 봄이면 시 한 수 읊어도 좋겠다. “나는 꽃이에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방(몽땅) 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 잃은 건 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 …

[이홍재의 세상만사] 금호산업의 주인은 과연 누가 될것인가 |2015. 03.27

근래 지역 경제계의 최대 화제는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특히 금호산업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인의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래 주인이었던 금호아시아나 그룹(회장·박삼구·70)과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는 호반건설(회장·김상열·54). 호남의 기존 맹주와 신흥 강자의 싸움이 볼…

[이홍재의 세상만사] 최종섭과 우제길, 그들의 아내 사랑 |2015. 03.13

받는 것은 즐겁다. 공짜로 받으면 더 기쁘다. ‘공짜를 좋아하면 대머리 된다’는 말은 적어도 받는 그 순간에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느냐고들 하지만 아니다. 얼마 전 광주시립미술관에 갔다가 책을 세 권이나 공짜로 얻었다. 그 중 하나가 사랑하는 아내를 젊은 나이에 먼저 보내야 했던 화가 렘브란트의 ‘도록’(圖錄)이다. 서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