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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의 세상만사
[이홍재의 세상만사] ‘그냥 이대로’냐 ‘한 방에 역전’이냐 |2017. 04.28

이제 딱 11일 남았다. 5월9일 ‘장미 대선’. 앞으로 열한 밤을 자고 나면 이 나라의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 소풍을 앞둔 아이처럼 설레는 맘으로 손꼽아 그날을 기다린다. 어찌 설레지 않겠는가. 누가 되든 다들 우리를 행복한 세상으로 이끌어 준다 하니. 이번 대선은 더군다나 야권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 꼴통 수구 세력의 당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

[이홍재의 세상만사] 호남이 만든 꽃놀이패 대선 |2017. 04.07

쉬는 날, 연달아 영화 두 편을 봤다. 오전에 본 영화는 찜찜했고 오후에 본 영화는 아름다웠다.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리고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의 ‘일 포스티노’(The Postman, 1994). 홍 감독의 영화에 대한 느낌은 순전히 주관적이지만 아마 어떤 선입견도 작용했을 것이다. 유부남 감독과 바람이 난 여배우의 자기변명 아닐까…

[이홍재의 세상만사] 청와대 독백-그네일기 |2017. 03.17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은 없다.”-무명씨(無名氏) 2016년 10월 x일(제목:따뜻했던 그분) 엄마 아빠 따라 이 집에 들어온 게 내가 열두 살 되던 해야. 신당동 살 때야 좋았지. 말벗 하나 없는 궁궐 같은 청와대는 별로였어. 더군다나 엄마가 흉탄에 돌아가셨을 때 난 덮고 자던 이불을 누가 걷어 가버린 거 같았어. 미친 듯…

[이홍재의 세상만사] 나는 남자도 아니다 |2017. 02.24

“역사나 문화에 관한 소양이 없는 변호사는 하나의 기계에 불과하다.”(W.스콧) 옛날에 꾀꼬리와 뻐꾸기 그리고 따오기가 서로 우는소리 좋음을 다투었다. 이들은 다툼이 심해지자 몸집이 훨씬 큰 황새에게 판결을 부탁하자고 합의했다. 아무래도 목소리에 자신이 없었던 따오기는 개구리와 우렁이 등을 잡아 황새에게 바치며 청탁을 넣었다. 당시는 김영란법이 없었던 …

[이홍재의 세상만사] 닭 |2017. 02.03

엊그제 설을 쇰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닭의 해를 맞았다. 매년 1월1일이면 흔히들 무슨 해가 밝았느니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건 틀렸다. 갑자(甲子) 을축(乙丑) 육십갑자는 음력 기준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정유년(丁酉年). 정유(丁酉)에서 정(丁)은 십간(十干)의 네 번째로 붉은 색을 상징하고, 유(酉)는 십이지(十二支)의 열 번째로 닭을 뜻한다. 그래서 정…

[이홍재의 세상만사] “기자놈들, 느그들이 문제여” |2017. 01.13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은 하마터면 묻힐 뻔했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며 그토록 반대하던 개헌을 갑자기 박근혜 대통령이 들고 나왔을 때 그랬다. 이제 온통 개헌 논란으로 날을 지샐 판이었다. 하지만 하루도 못 가서 잠잠해졌다. 태블릿 피시 때문이었다. 그것은 판도라의 상자였다. 이어서 몇 달 동안 자고 나면 깜짝깜짝 놀랄, 별의별 게 다 쏟아져…

[이홍재의 세상만사]'죽 쒀서 개 주기’ 또 되풀이될라 |2016. 12.23

용(龍)과 기린(麒麟)은 상상 속의 동물이다. 여기에서 기린은 우리가 동물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그 기린이 아니다. 몸은 사슴 같고, 꼬리는 소 같고, 빛깔은 오색찬란한 동물이다. 수컷을 ‘기’(麒)라 하고 암컷을 ‘린’(麟)이라 한다는 옛 기록이 있다. 재주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켜 ‘기린아’(麒麟兒)라고 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기린은 훌…

[이홍재의 세상만사] ‘하야’ 꽃보다 아름다운 그 이름 |2016. 12.02

박근혜 대통령이 ‘서면(書面) 보고’를 좋아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얼마 전 청와대가 비아그라 구입에 대해 해명했는데 “대통령이 항상 ‘서면 보고’ 하라고 해서…. 안 서면 보고를 할 수 없어서 샀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길라임 대통령이 구입해야 할 약은 ‘하야하그라’이지 ‘버티그라’가 아니라고 했다. 대통령이 요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

[이홍재의 세상만사] 배터리도 5%면 갈아 끼운다 |2016. 11.11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보다 더 심한 ‘순실증’을 보이며 절망감을 토로하고 있는 이때 금남로에 울려 퍼지는 노래 하나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찬찬히 들어 보니 ‘아리랑 목동’의 노랫말을 바꾼 일종의 ‘노가바’(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다. “하야∼ 하야∼ 하야 하야 하야야∼/ 꼭두각시 노릇하며/ 나라 망친 박그네야/ 아버질랑 최태민이/ 제아무리 좋아도/ 동…

[이홍재의 세상만사] "순실아 자니? 나 이제 어떡해” |2016. 10.28

아름다운 시를 쓰는 시인은 그 인격도 고매(高邁)할 것이란 생각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환상은 이미 오래전에 깨졌다. 서정주를 비롯해서 적잖은 시인들이, 그 사람의 시와 인격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 것이다. 성 추문에 연루된 문인 중에는 유명 소설가도 있다. 술자리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성희롱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홍재의 세상만사] 570돌 한글날을 보내며 |2016. 10.14

지난번 칼럼의 내용이 제법 괜찮았던 모양이다. 많은 독자들이 문자 메시지를 통해 상찬(賞讚)을 아끼지 않았다.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그중 몇 개를 소개한다. “집에서 손맛 좀 있다는 아줌마가 만든 음식 먹다가 고급호텔 레스토랑에서 일류 셰프가 만든 음식을 먹는 기분이랄까. 역시 프로답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올해의 칼럼상 뭐 이런 건 없나?” 최고의 …

[이홍재의 세상만사] 이 ‘비상시국’에 정말 애쓰십니다 |2016. 09.30

사랑이 있어야 미움도 있다. 극도의 증오는 동전의 양면처럼 뜨거운 애정의 다른 한 표현일 수 있다. 사랑도 미움도 모두 관심의 증거다. 일찍이 프랑스의 여성 화가 마리 로랑셍(1883∼1956)도 이를 깨달았던 모양이다. ‘잊혀진 여인’이라는 시가 이를 말해 준다. 과연 어떤 여자가 가장 불쌍한 것일까? 병든 여자, 버림받은 여자, 쫓겨난 여자, 죽은 여자…

[이홍재의 세상만사] 달님이시여, 저들의 눈을 뜨게 하소서 |2016. 09.13

풀잎에 하얀 이슬이 맺혀 선선한 가을 기운이 느껴진다는 백로(白露)가 엊그제. 이제 한가위 보름달이 세상을 환하게 비출 날도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추석은 벼농사를 많이 짓는 지역에서 가장 크게 쇠던 명절이다. 밭농사가 많은 이북 지역의 경우 보리가 수확되는 단오절이 추석보다 훨씬 큰 명절이었다고 한다.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지 않으면 제사 때 조상…

[이홍재의 세상만사] 30년을 내다보고 씨앗을 뿌린다 |2016. 08.26

상식 하나. 작은 풀꽃들은 왜 무리 지어 피는 것일까. 한 마디로 종족 보존을 위해서다. 장미처럼 화려한 꽃과는 달리 꽃송이가 작고 소박한 풀꽃들은 무리를 지어서라도 크고 화려하게 보여야만 벌·나비를 유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식 둘. 편백 같은 나무들은 왜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것일까. 벌레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다. 피톤치드는 미생물이나 벌레들에게는…

[이홍재의 세상만사]가슴 떨릴 때 떠나라 |2016. 08.12

“여행 생각에 심호흡으로도 심장의 떨림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여행을 짝사랑하는 것이고, 여행 중에도 여행을 그리워한다면 이미 여행과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며, 여행에서 막 돌아왔을 때 바로 다음 여행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여행에 중독된 것이다.” 호텔에 짐을 막 풀고 나오니 ‘릭샤’(좌석이 딸린 3륜차량) 한 대가 대기하고 있다. 운전기사와 곧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