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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의 세상만사
[이홍재의 세상만사] ‘나는 이렇게 속았다’ |2018. 11.30

최근 광주시 산하 어느 기관장은 이상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를 건 이는 ○○기자 클럽의 아무개 기자라 했다. 그는 대뜸 무슨 책을 사 달라고 했다. 말투가 아주 강압적이었다. 그러나 그 기관장은 금방 눈치를 채고 점잖게 나무랐다. 전화 속의 남자는 슬그머니 수화기를 내려놨다. 언론사 난립 속에 ‘게나 고동이나’ 기자랍시고 나대는 세상이긴 하다. 한데…

[이홍재 세상만사] ‘달랑 두 칸’ 그래도 꼭 필요하다면! |2018. 11.09

‘십년공부(十年工夫) 도로 아미타불’이란 말이 있다. 고생만 하고 아무 소득이 없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나무아미타불은 산스크리트어라고도 하는 범어(梵語)의 ‘나마스 아미타바’(Namas Amitabha)에 기원한다. 나마스(Namas)는 ‘두 손을 마주 대고 머리를 조아려 경배하다’라는 뜻이다. 지금도 인도나 네팔에 가면 ‘나마스테’라는 인사말…

[이홍재의 세상만사]비엔날레-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2018. 10.19

비엔날레, 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민화를 몇 년째 배우고 있는 그녀가 얼마 전 직접 그린 작품 한 점을 보내왔다. 그림 속에는 풍염(豊艶)한 모란 몇 송이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시(詩)도 쓰는 그녀가 굳이 모란을 택한 것은 ‘찬란한 슬픔의 봄’을 마냥 기다렸던 시인 영랑을 좋아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없이 사는 내가…

[이홍재의 세상만사] 이제 그런 일은 또 없겠지 |2018. 09.21

엊그제 봤을 땐 꽃대들만 덜렁 솟아 있었던 것 같다. 한데 하룻밤 사이에 어찌 저리도 곱게 피어난 것일까. 출퇴근길, 화사한 꽃무릇이 금파공고 담장을 따라 나지막한 언덕을 온통 빨갛게 물들였다. 꽃이라고 어찌 귀가 없을까. 저들도 아마 남북 정상이 얼싸안고 70년 적대 관계를 완전 청산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게지. 두 정상이 손을 마주잡고 백두산 천지에 오른…

[이홍재의 세상만사] 예전엔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것들 |2018. 08.31

“장난감을 받고서는/ 그것을 바라보고 얼싸안다 기어이 부숴 버리고/ 내일이면 벌써 장난감을 준 사람조차 잊어버리는/ 아이처럼// 당신은 내가 드린 마음을 귀여운 장난감인 양/ 조그만 손으로 가지고 놀 뿐/ 내 마음 고뇌에 떨고 있는 걸 살피지 않네”(헤르만 헤세의 ‘아름다운 사람’) 이 시(詩)를 보면 사람들은 70년대 초 가수 서유석이 불러 크게 히트했…

[이홍재의 세상만사] ‘바람 앞의 촛불’ 공기업 수장들 |2018. 08.03

옛날에 술을 파는 사람이 있었다. 정직하고 공손한 데다 좋은 술을 만드는 재주도 있었지만 술이 시어지도록 팔리지 않았다. 나중에 이유를 알아보니 집안에 사나운 개가 있기 때문이었다. ‘사나운 개가 있으면 술이 시어진다’는 구맹주산(狗猛酒酸) 혹은 맹구지환(猛狗之患)의 고사(故事)다. 요즘 날씨 참 덥다. 푹푹 찐다. 마치 찜통 속에 들어온 듯하다. 대지는…

[이홍재의 세상만사] 꿈의 그라운드 “심장이 터져도 좋았다” |2018. 07.13

어릴 적 시골 마당에서 돼지 오줌보(방광)에 바람을 넣은 공을 발로 툭툭 치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축구공이 없거나 드물던 시절, 옛날 세대들은 실제로 그렇게 돼지 오줌보 공으로 축구를 했다. 공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다. 먼저 돼지 오줌보에서 오줌을 빼내고 밀짚대 같은 것으로 바람을 넣은 뒤 끄트머리를 묶으면 된다. 하지만 이런 풍선 모양의 형태로는 …

[이홍재의 세상만사] 황새 다리를 잘라 뱁새에 붙였으니 |2018. 06.22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은 모든 선거구에서 단 한 명의 단체장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유효 슈팅 제로’의 참담한 패배를 맛본 것이다. 애초 지방 선거 선전을 목표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돼 지난 2월 출범한 바른미래당은 불과 넉 달 만에 다시 간판을 내릴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 낀 ‘원내 3당’의 한계를 끝내 넘지 못한 채 …

[이홍재의 세상만사] 5월을 보내며 떠올린 몇 가지 생각들 |2018. 06.01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섭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눈물짓는데. 뻗쳐오르던 우리의 보람도 서운케 무너지고 말았으니. 아, 38년 전 그날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또다시 5월을 떠나보낸다. 벌써 서른여덟 번째다. 꽃들이 하나둘 지고 있다. 봄날이 간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그거야 경지에 오른 시인의 말일 뿐. 때아닌 낙화(落花)의 …

[이홍재의 세상만사] 시·도지사 선거 빅 매치(Big Match)이뤄질까 |2018. 03.02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참 즐거웠다. 여자 컬링이 있어 더욱 행복했다. 우리 선수들은 세계 강호들을 잇달아 격파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막식에 앞서 컬링 경기가 처음 중계될 때만 해도 ‘별 이상한 경기가 다 있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소하기만 했다. 하우스(둥근 원) 안에 돌(스톤)을 안착시키기 위해 쉴 새 없이 비질을 해 대는 모습은 …

[이홍재의 세상만사] 광주 시장 누가 되어야 하나 |2018. 02.09

고대 중국에 자산(子産)이란 사람이 있었다. 춘추시대 정(鄭) 나라의 재상(宰相)을 지내며 개혁 정치의 물꼬를 튼 이다. 정치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에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는 너그러움이고, 하나는 엄격함이다. 덕망이 높고 큰 사람만이 관대한 정치로 백성들을 따르게 할 수 있다.” 그는 정치를 물과 불에 비…

[이홍재의 세상만사] ‘알아두면 쓸데없는’ 몇 가지 이야기 |2018. 01.12

어느 날 두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 사람은 안다니(무엇이든지 잘 아는 체하는 사람)요 또 한 사람은 무지렁이(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에 가깝다.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뜻밖에도 먼저 무지렁이가 말문을 연다. “전라도란 말이 ‘전주’허고 ‘나주’의 앞 글자럴 따갖고 맹글었담서?” “아따, 자네 유식해부네잉∼ 어치케 그렁것까지 알아뿌…

[이홍재의 세상만사] 잊혀진, 그러나 잊을 수 없는 노래들 |2017. 12.15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참 따뜻한 노래다. 이 노래가 처음 나온 것은 1969년. 지금도 라디오를 틀면 금방이라도 흘러나올 것만 같은데, 벌써 50년이 다 되어가는 ‘흘러간 옛 노래’다. 하지만 노랫말이 포근한 데다 가락도 경쾌해서 전혀 예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노래는 남았는데 가수는 잊힌 것인가.…

[이홍재의 세상만사] 당신은 전설이었습니다 |2017. 11.24

당신은 우리에게 전설이었습니다. 인품이나 재능이나 그 무엇 하나 따라가기 힘든 분이었으니, 그야말로 전설 속의 인물로 여겨질 수밖에요. 특히 글솜씨는 천부적으로 재능을 타고나셨던 것 같습니다. 칼럼 하나 쓰기 위해 몇 날을 끙끙대야 하는 저로서는 참으로 부럽기만 합니다. 맛깔스러운 글도 일품이었지만 당신의 속필(速筆) 또한 마치 전설처럼 후배들에게 전해져 …

[이홍재의 세상만사] 힘 빼는 데 3년 걸린다는데 |2017. 11.03

사라지는 우리말들이 많다. ‘일다’란 말도 요즘엔 거의 쓰이지 않는다. 곡식이나 사금 따위를 그릇에 담아 물을 붓고 이리저리 흔들어서 쓸 것과 못 쓸 것을 가려낸다는 뜻이다. 또는 곡식 따위를 키나 체에 올려놓고 흔들거나 까불러서 쓸 것과 못 쓸 것을 가려내는 것. 여기에 나오는 ‘키’나 ‘체’나 ‘까부르다’ 같은 말들을 요즘 젊은이들은 알기나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