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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의 세상만사
‘한몸 천국, 분열 지옥’ |2021. 10.14

한 달 남짓 진행된 민주당 경선이 모두 끝났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승리했다. ‘어대명’. ‘어차피 대세는 이재명’이었다. 이낙연 후보가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결선투표는 물 건너갔다. ‘국무총리 출신 필패론’도 어김이 없었다. 결정적인 것은 호남의 민심이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역시 호남 경선은 중요한 분수…

“한 번 쏜 화살은 돌아오지 않는다” |2021. 08.18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린 지 꽤 됐지만 아직도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주머니 챙기기’와 주최국의 ‘정권 연장 수단’이라는 비판마저 일었던 사상 최악의 올림픽. 그렇지만 관중 입장에서는 충분히 즐길 만했다. 코로나로 인해 방구석에 처박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더욱 그랬다. 탁구 신동 신유빈의 훌쩍 성장한 모습도 보기…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2021. 07.29

‘이건희 컬렉션’을 보려는 관람객의 발길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중섭·김환기·이응노·오지호·임직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거장들이다. 이들의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증받은 작품 30점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는 광주시립미술관은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표가 금세 동나는…

‘이준석 돌풍’ 그 끝은 어디일까 |2021. 06.17

'이준석 돌풍 그 끝은 어디일까 발이 세 개 달린 솥 안에 맛있는 음식이 들어 있지만 솥뚜껑 위에는 무거운 돌이 얹혀 있다. 젊은 쥐들은 이걸 먹고 싶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어 늙은 쥐에게 묻는다. 그동안 늙어 쓸모가 없다고 늘 괄시를 받던 늙은 쥐는 젊은 쥐들의 간절한 요청에 방법을 일러준다. “솥의 발 하나가 있는 땅을 파 내…

백성을 어여삐 여겼던 조선의 왕들 |2021. 05.27

다들 알다시피 조선왕조실록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이다. 실록의 기본 자료는 사관(史官)이 날마다 일어나는 사실들을 기록한 사초(史草)였다. 사초는 왕조차도 볼 수 없었으며, 실록 편찬은 직전의 왕이 죽은 뒤 다음 왕이 즉위한 뒤에야 이루어졌다. 하지만 아무리 왕이라 해도 자신이 …

‘색의 마술사’ 임직순을 아시나요 |2021. 04.29

나이를 꽤 먹은 나도 그를 자세히 모르는데 요즘 젊은이들이 그를 알 리 없다. 미술에 문외한인 내가 그를 잘 알지 못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림을 전공하는 미술학도들이라면 아무리 젊다 해도 그를 모를 리 없다. 그만큼 그는 이 지역 화단의 거장(巨匠)이니까. 흔히 호남 서양화단의 선구자를 말할 때 추상 계열의 김환기·강용운·양수아와 함께 구…

70여 년 세월 켜켜이 쌓인 남도의 한(恨) |2021. 03.25

박정희는 남조선노동당 소속이었다. 쉽게 말하면 공산당 당원이었다. 이로 인해 1948년 체포돼 죽을 고비를 넘겼다. 박정희를 살려 준 이는 채병덕·백선엽·김창룡 등이다. 채병덕은 일본 육사, 백선엽은 만주군관학교, 김창룡은 일본 헌병대를 나왔다. 이들은 박정희가 최소한 자신들과 비슷한 배경을 가졌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박정희도 일제(日帝)가 세운 만주군관학…

소띠 해에 들어보는 소 이야기 |2021. 02.18

동요 ‘송아지’에 나오는 얼룩소는 당연히 젖소일 것이다. 흰 바탕에 검은 점이 있는 홀스타인 젖소. 별다른 의심 없이 그렇게 생각해 온 세월이 길었다. 그게 우리 재래종 칡소라는 사실을 안 것은 한참 후였다. 그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온몸에 칡덩굴 같은 어룽어룽한 무늬가 있는 칡소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얼룩소를 젖소로 지레짐작한 것은…

쓰레기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2021. 01.21

쓰레기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결국 인간이다. 인간에서 비롯되어 인간으로 돌아간다. 플라스틱을 예로 들어 보자. 인간이 만든 플라스틱은 히말라야산맥, 아이슬란드 빙하, 하와이 해변, 아마존강변 등 지구촌 그 어디에나 있다. 이게 물을 따라 흘러 흘러 결국 바다에 이른다. 그러나 바다가 종착역은 아니다. 플라스틱은 결코 썩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다…

금호, 혹독한 시련 딛고 힘차게 일어서기를… |2020. 12.30

또 한 해가 간다. “마지막 달력이 남으면/ 아이들은 들뜨고/ 어른들은 한숨짓는다.” 어느 시인이 노래했듯이 이맘때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 걱정거리가 없는 아이들이야 마냥 들뜨겠지만, 어른들은 이룬 것 하나 없이 속절없이 가 버린 야속한 세월을 탓하며 한숨짓는 것이다. 올해는 더욱 그랬다. 갑자기 우리 인간 사회를 급습한 한낱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는…

달을 보라는데 손가락만 보고 있으니 |2020. 11.25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최강의 권력기관은 검찰이다. ‘검찰 공화국’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은 물론 영장 청구권마저 독점하고 있다. 검찰은 과거 임의적인 잣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해 권력의 시녀로 지탄을 받은 적이 많았다. 그런가 하면 때로는 오로지 조직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민주적 통제를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검찰의 …

오백일흔네 돌 한글날을 보내고 |2020. 10.22

얼마 전 텔레비전을 통해 나훈아 공연을 보며 한순간 귀를 의심했다. 그의 입에서 생뚱맞은 단어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 위정자는 ‘정치하는 사람들’ 아닌가. 그렇다면 말의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데, 왜 이런 엉뚱한 말이 나왔을까. 아무래도 위정자(爲政者)를 ‘위선적인 정치인’쯤으로 생각한 것 아닌가 싶다. …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 흐린다더니 |2020. 09.17

아침부터 이런 말을 들으면 불쾌할지 모르겠지만, 코로나가 일상화되면서 양치질을 게을리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마스크로 입을 가렸으니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처음 마스크를 쓰면 그동안 몰랐던 자기 입 냄새에 살짝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곧바로 적응하게 되고 나중엔 향기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제 똥 구린지 모른다’는 말이 왜 …

비 갠 어느 날 오후 광주천에서 |2020. 08.20

비 갠 오후 광주천을 따라 걷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불어난 물에 잠겼던 천변 산책로다. 참으로 길었던 장마 끝에 만나는 햇볕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뭉게구름 둥실 떠가는 파란 하늘을 보며 이제 성큼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폭우로 잠시 몸을 숨겼던 바위들도 다시 물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중 크고 편편한 바위 위에서 노랑 부리 왜가리…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2020. 07.23

뉴욕의 공원에서 어느 거지가 ‘나는 앞을 못 봐요’(I Am Blind)라고 적힌 팻말을 건 채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때 한 남자가 팻말의 글을 이렇게 바꿔 주었다. “곧 봄이 찾아오지만 나는 봄을 볼 수 없다오,”(Spring is coming soon. But I can‘t see it) 이후 놀랍게도 사람들의 적선이 이어졌다. 그 남자는 프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