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돈아끼려다 빚은 인재였다
2026년 03월 12일(목) 00:20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인재였다는 사실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공식 확인됐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충돌사고의 원인 구조물인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콘크리트 둔덕)가 처음부터 공사비를 아끼려 불법으로 시공됐고 이후에도 수차례 개선 기회가 있었는데도 국토부가 무시해 참사를 막지 못했다니 어이없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감사원 감사보고서를 보면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의 안이한 대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시공 당시부터 사고 직전까지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로컬라이저는 1999년 설계 당시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권고기준인 활주로 끝단에서의 이격거리보다 짧은 지점에 설치하기로해 처음부터 위험을 안고 있었다. 시공 때는 토목공사비를 줄이려다보니 로컬라이저를 세울 지면의 높이가 활주로보다 낮아져 기초 구조물을 설치하게 됐는데 부러지기 쉬운 재질이 아닌 철근콘크리트를 사용했다.

2020년 로컬라이저 개량사업을 실시하면서는 시공업체의 말만 듣고 콘크리트 두께를 40㎝ 더 높여 70㎝의 구조물로 만들었다. 설계에서 시공까지 세 번의 수정 기회가 있었지만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처음에는 공사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이후로는 시공이 어렵다는 공사업체의 말만 믿고 로컬라이저를 철옹성처럼 만들었다.

최종 관리감독 기관인 국토부의 무사안일 행태는 더 심각하다. 무안공항 개항 전인 2007년 공항공사가 로컬라이저에 대한 보완 요청을 했지만 묵인했고 2013년에는 로컬라이저 종단경사도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을 직접 확인하고도 종단안전구역을 축소하는 등 관리감독 기관이 오히려 범죄 수준의 조치를 했다.

179명의 희생자를 낸 제주항공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다. 그런데 설계부터 사고 직전까지 모든 과정이 불법으로 얼룩지고 관리 감독을 해야 할 기관이 쉬쉬했다니 총체적 난제가 낳은 인재가 분명하다. 철저하게 책임을 묻고 그에 합당한 엄벌을 내려야 한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유사한 사고를 막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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