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세우니 저축 부족 실감…투자보다 수입·지출 관리부터”
광주 북구 시범사업 ‘청년 자산관리 주치의제’…기자가 컨설팅 받아보니
자산관리 출발점 ‘명확한 목적’
결혼·주거·노후 등 목표 세우고
통장 분할…생활비·저축 점검
포트폴리오 작성·부채·투자 등
월 10~12명 신청자 맞춤 상담
신용회복위원회 등 연계도 검토
2026년 03월 11일(수) 19:50
11일 오후 1시께 광주시 북구 용봉동 북구행복어울림센터에서 기자가 ‘청년 자산관리 주치의제’ 프로그램에 참여해 재무설계사로부터 자산관리 상담을 받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지출과 소비 습관을 점검하고 싶고, 앞으로 저축, 투자 방향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11일 오후 1시께 광주시 북구 용봉동 행복어울림센터 상담실에서 만난 재무설계사는 “투자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수입과 지출 관리”라고 강조했다.

한 달에 100만 원을 저축하는 30대 미혼 기자. 빠듯한 생활 속에서 자산관리 컨설팅을 통해 받아든 성적표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부끄럽게 했다.

광주시 북구가 올해부터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청년 자산관리 주치의제’에 청년들이 몰리고 있다.

금융지식이 부족한 청년들이 대출과 금융사기, 무리한 투자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면서 체계적인 금융 상담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북구가 2024년 발간한 ‘2025~2029 광주시 북구 청년정책 5개년 기본계획’에 따르면 응답자 144명의 평균 부채는 4034만 원이었다. 재무 상담 수요도 높았다.

북구는 이런 점을 감안, 매월 10~12명의 신청자를 받아 ‘청년 자산관리 주치의제’를 운영하고 있다.

광주 자치구 가운데 청년을 대상으로 일대일 재무컨설팅을 제공하는 건 북구가 유일하다.

신청은 빠르게 마감됐으며 벌써 다음 달 상담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자녀 상담을 문의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총 2차례 상담으로 진행되는데, 개인 자산관리 방식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을 비롯해 가계 포트폴리오 작성, 개인 신용 관리, 대출과 상환 등 부채 관리 방법, 투자 성향 분석과 이에 맞는 투자 방식 등을 상담받을 수 있다.

직접 작성한 소득과 저축·투자 현황, 정기·비정기 지출, 부채 상황 등을 토대로 재무설계사와의 상담을 받아보니 할 일이 많았다.

재무설계사는 어떤 금융상품을 선택할지 고민하기 전에 왜 돈을 모으는지, 그 목표부터 분명히 할 것을 주문했다.

3년 뒤, 5년 뒤, 10년 뒤의 인생 계획을 먼저 세우라는 것이다. 또 결혼 자금, 주거 마련, 노후 준비 등 목표를 세부적으로 세우고 이를 기준으로 저축을 나눠보라는 주문도 했다. 따라해보니 매월 모으는 100만 원이 턱없이 작게 느껴졌다.

통장을 급여, 고정지출, 비상금 등의 용도로 나누는 조언도 들었다. 급여일에 고정 지출 통장으로 적금 등을 이체하고, 생활비 등 변동지출액을 빼고 나머지를 모두 비상금 통장으로 이체한다. 급여일 전날 남은 금액을 다시 비상금 통장으로 이체해 관리하는 구조다.

월급이 오르더라도 이런 관리 구조가 없다면 씀씀이만 커질 뿐 자산은 늘지 않는다고 했다. 같은 월급을 받더라도 수입과 지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게 재무설계사의 설명이다.

국정호 재무설계사는 “12년 의무교육 동안 금융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에 나오면 금융을 잘못 접하기 쉽다”며 “청년들이 금융 교육을 통해 올바른 금융 생활뿐 아니라 자산 형성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지 북구 청년미래정책관 주무관은 “상담자 중 부채가 심각한 청년의 고민을 당장 해결해주기는 어렵지만 청년드림은행이나 신용회복위원회 상담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금융 관리를 통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구 뿐 아니라 다른 자치구도 청년을 위한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잇따라 운영하고 있다. 남구는 지난 1월 지역 청년 107명을 대상으로 금융·재테크·저축 관리 교육을 실시하는 ‘청년 월간 밋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동구는 청년을 대상으로 금융 위험 예방을 위한 실생활 중심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며, 광산구도 구직단념청년과 자립준비청년 등 90명을 대상으로 금융과 보험 기초 상식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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