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형 태양광 ‘농지법 규제·임차농 불이익’ 벽 넘어야 성공
광주 본량동 극적 합의에도 현행법상 타용도 일시사용 8년 제한 등 장벽
농지 소유자만 사업 가능…실제 농사 짓는 임차농들 생존권 위협 우려
특별법 통해 설치 지역·기간 현실 맞게하고 농업활동 보호장치 마련을
2026년 03월 09일(월) 20:00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시가 추진하는 영농형 태양광 사업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험난한 제도적 장벽들이 산적해 있다.

현행법이 급변하는 기후 에너지 현상과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현재 농촌 현장에서는 재생에너지 수요 폭증과 맞물려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촘촘한 법망이 이러한 시대적 흐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현행 ‘농지법’의 보수적인 규정이다.

일반 농지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행위는 현행법상 농사 목적이 아닌 ‘타용도 일시사용’으로 묶여 엄격한 제한을 받는다.

법적으로 농업 행위 자체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려는 본연의 취지가 무색하게 영농형 태양광 도입 자체가 근본적으로 제한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추진되고 있는 영농형 태양광 역시 100kW 수준의 소규모 시범사업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

사업의 존폐를 가르는 운영 기간의 한계도 있다.

막대한 초기 자본이 투입되는 발전 사업의 특성상 장기간의 안정적인 운영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타용도 일시사용 허가를 받아 태양광을 설치하더라도 운영 기간이 최대 8년으로 묶여 있다.

10MW 규모의 대단지를 조성하려는 본량동 프로젝트가 수익성을 확보하고 금융권의 투자를 이끌어내기에는 8년이라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사회적 갈등 현상을 낳고 있는 부분은 바로 ‘참여자 자격 제한’에 따른 임차농들의 생존권 위협이다.

현행 규정상 농지를 직접 소유한 농업인만이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다.

현재 논의 중인 관련 특별법안 역시 읍면 소재지 농민으로 자격을 제한하는 등 땅을 가진 자들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다.

지주들이 태양광 발전 수익을 노리고 일방적으로 임대차 계약을 파기해 임차농들을 삶의 터전에서 내쫓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민관협의회 논의 과정에서도 임차농 위원들을 중심으로 사업 참여 배제와 임대차 계약 파기에 대한 강력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민관협의회는 이같은 문제를 감안해 상생합의문에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명확하게 못 박았다.

합의문에는 광주시와 농림축산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 기관이 협력해 조속히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법을 통해 영농형 태양광의 법적 정의를 명확히 세우고, 설치 가능 지역과 기간을 현실성 있게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법에는 실질적인 영농 종사자인 임차농들을 위한 보호 장치도 한층 강화됐다.

지주가 태양광 수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임대차 계약을 파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임차농이 영농조합법인 조합원 형태로 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다.

이는 단순한 경작권 유지를 넘어 임차농도 햇빛연금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국회와 정부, 지자체가 힘을 합쳐 임차농과 자경농 모두가 어떠한 불이익이나 농업 활동의 제약을 받지 않도록 철저한 권리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제했다.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 사업이 단순한 발전소 건설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농민 상생 모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법적 규제를 풀고 약자인 임차농을 품어 안으려는 국회와 중앙 정부 차원의 과감하고 신속한 입법 결단이 절실하다는 점에서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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