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위한 손길…누군가의 인생 바꿀 수 있죠”
위기 어르신들의 동반자 ‘함께돌봄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
7년 전 봉사 단체로 시작…전문성 높이며 활동 영역 넓혀
어르신-활동가 연결 통합사례관리사·임종 전문가 양성 박차
2026년 03월 08일(일) 19:50
함께돌봄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의 이선화(오른쪽 두번째)대표와 조합원들. <함께돌봄공동체 제공>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손길을 뻗고 시간을 내는 것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도 힘들지 않습니다.”

광주에서 ‘함께돌봄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이선화(여·58) 대표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 대표는 요양보호사 권익 보호와 전문성 강화를 통해 돌봄 어르신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고 있다.

이 대표가 이끄는 협동조합은 7년 전 봉사단 형태로 출발했다.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20명의 봉사원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삼계탕 500인분과 도시락 700인분 등을 직접 전달하며 온정을 나눴다. 2024년 협동조합 인가 후에는 활동 영역을 더욱 넓혔다.

“제약회사와 협력해 어르신 틈새 돌봄 및 응급 돌봄 키트 1000개를 제작해서 서구에 보급했어요. 지금은 회원 5000명 규모로 성장했죠. 무엇보다 요양병원과 요양원, 보청기 업체, 장례식장 등 노인 복지와 밀접한 기관 대표들을 임원진으로 영입해 촘촘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조합은 또 지역 어르신을 살피는 마을활동가를 통합사례관리사로 육성하는 ‘우리동네복지사랑 프로그램’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최근 고용노동부 사업에 선정된 이 프로그램은 마을 사정을 잘 아는 활동가들이 어르신의 위기 상황을 파악해 행정복지센터로 연계하는 방식이다. 특히 사고 위험이 높은 명절이나 공휴일에도 24시 긴급 돌봄이 가능하도록 안전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대한요양보호사협회 광주시지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 대표는 임종 전문가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폐암 말기였던 한 어르신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며 요양보호사 전문 교육의 필요성을 알게됐어요. 당시 어르신은 거동조차 힘든 상태였지만 강한 자존심 때문에 타인의 도움을 완강히 거부하셨죠. 사흘간 매일 찾아가 설득한 끝에야 마음을 돌리셨고 쓰레기 더미였던 집을 치운 뒤 반찬 지원과 간호 서비스를 연결해 드렸습니다. 3개월을 더 사시다 눈을 감으셨는데 그때 어르신들의 마지막을 어떻게 함께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 대표는 현장 인력의 심리 방역도 강조한다. 경험이 부족한 요양보호사들이 임종을 지켜보며 겪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방지하기 위해 심리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요양보호사 심리 지원과 생애 말기 교육 호스피스 교육 등을 무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요양보호사협회 중 법정 단체가 없어 종사자들이 처우에 따라 일자리를 옮겨 다니는 실정”이라며 “표준 임금제 도입과 안정적인 노동 환경 조성을 위해 올해 협회의 법정 단체 등록과 요양보호사 쉼터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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