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시대, 이순신 유산 계승 방안은 - 고광섭 해군사관학교 명예교수, 전 목포해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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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행정통합이 가시화되면서 새로운 광역 공동체의 미래 비전이 논의되고 있다. 머지않아 통합시 운영을 둘러싼 다양한 정책과 발전 전략이 본격적으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과 경제 전략이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역사적·문화적 자산이 있다. 바로 이순신의 유무형 유산이다.
임진왜란 7년 동안 이순신의 전략적 중심 무대는 전라좌수영과 전라우수영을 기반으로 한 서남해 연안과 광주를 포함한 내륙 공간이었다. 전남의 항포구와 연안 섬들, 그리고 광주를 포함한 내륙의 여러 지자체 곳곳에는 그의 행적이 촘촘히 남아 있다. 이 지역은 몇몇 전투가 벌어진 장소가 아니라 이순신 전쟁 체계가 전개된 핵심 공간이었다.
이순신의 유명한 어록 가운데 하나가 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다. “호남이 없으면 곧 나라가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은 지역을 치켜세우는 수사가 아니었다.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영과 전라우수영을 중심으로 한 호남 지역은 수군 병력과 군량, 선박과 병참을 책임지는 핵심 기반이었다. 이순신은 전쟁의 현실 속에서 호남의 전략적 가치를 분명히 인식했고 그 중요성을 이 한 문장으로 압축해 남긴 것이다.
그러나 전남·광주에 산재한 이순신 관련 유적과 전적지의 관리 현실은 이러한 역사적 위상에 비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전적지와 유적은 시·군 단위로 나뉘어 개별적으로 관리되고 기념 사업은 행사 중심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해로와 육로를 아우르는 광역 차원의 종합 계획은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필자가 10년 넘게 현장을 답사하며 확인한 현실도 다르지 않다. 사료상 이순신의 행적이 확인되는 항포구와 육로임에도 안내판 하나 세워지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 체계적 조사와 정비가 뒤따르지 못한 채 역사 현장이 시간 속에 묻혀 있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풍부한 자산의 밀도에 비해 정책적 추진과 발전 전략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경상남도는 ‘이순신 승전길 159.8km’를 광역적으로 추진하며 전적지를 하나의 국가 유산 축으로 묶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국가 정책과 연계해 브랜드화하고 전국 공무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역사 자산을 단순 관광 자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문화 자산으로 체계화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앞서가고 있다.
전남·광주 통합의 시대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설 기회다.
첫째, 항포구와 육로 전 구간을 통합 조사·정비하는 광역 차원의 종합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분산된 전적지와 순행 동선을 하나의 국가적 노선으로 연결하고 통일된 해설 기준과 운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이순신의 책임과 공동체 정신을 시민 교육과 공공 리더십 교육 속에 제도화하여 통합 광역시의 상징 자산으로 확립해야 한다.
전남·광주는 해양 문화와 인문 전통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이순신 유산은 두 축을 연결하는 가장 분명한 역사적 자산이다. 이를 정책과 교육 속에 제도화할 때 통합시는 산업과 경제를 넘어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공동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전남·광주 통합의 시대, 이제는 이순신 정신을 지역의 상징을 넘어 정체성의 중심축으로 세울 때다.
이순신의 유명한 어록 가운데 하나가 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다. “호남이 없으면 곧 나라가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은 지역을 치켜세우는 수사가 아니었다.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영과 전라우수영을 중심으로 한 호남 지역은 수군 병력과 군량, 선박과 병참을 책임지는 핵심 기반이었다. 이순신은 전쟁의 현실 속에서 호남의 전략적 가치를 분명히 인식했고 그 중요성을 이 한 문장으로 압축해 남긴 것이다.
필자가 10년 넘게 현장을 답사하며 확인한 현실도 다르지 않다. 사료상 이순신의 행적이 확인되는 항포구와 육로임에도 안내판 하나 세워지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 체계적 조사와 정비가 뒤따르지 못한 채 역사 현장이 시간 속에 묻혀 있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풍부한 자산의 밀도에 비해 정책적 추진과 발전 전략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경상남도는 ‘이순신 승전길 159.8km’를 광역적으로 추진하며 전적지를 하나의 국가 유산 축으로 묶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국가 정책과 연계해 브랜드화하고 전국 공무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역사 자산을 단순 관광 자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문화 자산으로 체계화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앞서가고 있다.
전남·광주 통합의 시대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설 기회다.
첫째, 항포구와 육로 전 구간을 통합 조사·정비하는 광역 차원의 종합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분산된 전적지와 순행 동선을 하나의 국가적 노선으로 연결하고 통일된 해설 기준과 운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이순신의 책임과 공동체 정신을 시민 교육과 공공 리더십 교육 속에 제도화하여 통합 광역시의 상징 자산으로 확립해야 한다.
전남·광주는 해양 문화와 인문 전통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이순신 유산은 두 축을 연결하는 가장 분명한 역사적 자산이다. 이를 정책과 교육 속에 제도화할 때 통합시는 산업과 경제를 넘어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공동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전남·광주 통합의 시대, 이제는 이순신 정신을 지역의 상징을 넘어 정체성의 중심축으로 세울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