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자가 감사 맡고, 혈세로 보증금 대납”…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민간위탁 ‘총체적 부실’
시 감사위, 19개 공공기관 및 73개 민간위탁 사무 특정감사 결과 발표
공공기관 ‘제 식구 감싸기’ 만연… 간부급 56명 초과수당 1억 5288만 9000원 ‘꿀꺽’
민간위탁 수탁기관은 자부담 보증금을 시 예산 1399만 6230원으로 슬쩍 대납
2026년 02월 26일(목) 11:07
광주시청 전경. <광주시 제공>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과 민간위탁 사무 현장이 심각한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예산 운영으로 얼룩진 현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비위 직원이 버젓이 공직기강을 잡는 감사 업무를 수행하거나 간부들이 수당 잔치를 벌이는가 하면, 민간 수탁기관은 스스로 내야 할 계약 보증금을 시 예산으로 쌈짓돈처럼 대납하는 등 혈세가 줄줄 새고 있지만 행정의 사후 관리는 턱없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중점·취약분야 특정감사 결과 공개문’과 ‘2025년 민간위탁 관리업무 적정성 특정감사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

감사 결과 공공기관의 규정 미비와 부당 행위에 대해 다수의 ‘주의’ 및 ‘제도상 개선’ 처분이 내려졌으며, 민간위탁 분야에서도 예산 환수를 위한 ‘시정’과 ‘통보’ 등 무더기 행정 조치가 쏟아졌다.

우선 광주도시공사 등 19개 공공기관 감사에서는 비위 직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인사 관리 부실 현상이 두드러졌다.

광주관광공사는 음주운전으로 견책 처분을 받은 직원을 보직 제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하게 감사 운영 및 공직기강 부서로 발령 냈다.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44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해 파면된 직원에 대해 규정상 최대 5배까지 부과해야 할 징계부가금을 부과하는 않는 촌극을 빚었다.

혈세로 잇속을 챙기는 수당 잔치 현상도 여전했다.

사회서비스원과 정보문화산업진흥원, 신용보증재단, 글로벌광주방송 등 4곳은 직책수당을 받는 관리자급 직원 56명에게 지급이 금지된 시간외근무수당 1억 5288만 9000원을 부당하게 챙겨준 것으로 밝혀졌다.

총 503억 8300만 원 규모의 73개 사업을 점검한 민간위탁 사무 역시 예산의 부당한 집행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민간 수탁기관은 시가 지원하는 위탁금이 아닌 자체 부담금으로 계약이행 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10개 사업 수탁기관이 총 1399만 6230원의 보증보험료를 시 예산으로 부당하게 대납한 사실이 적발됐다.

명확한 기준 없이 한 수탁기관이 직원 2명의 퇴직금을 법적 기준보다 1013만 1714원이나 부풀려 과다 적립한 사실도 확인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담당 부서들은 위탁금 정산 검사 과정에서 아무런 시정 조치를 하지 않고 눈을 감은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 절차와 투명성의 구멍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민간위탁 18개 사업의 수탁기관 회계 직원은 만일의 사고나 횡령에 대비한 재정보증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은 채 예산을 주물렀고, 8개 사업은 공모 과정에서 수탁기관의 결격 사유조차 조회하지 않고 덜컥 계약을 맺었다.

공공기관 역시 19곳 전체가 징계처분자에 대한 승진 제한 기준을 상위 법령과 다르게 임의로 운영하고 있었으며, 15곳은 감사 및 인사 업무 보직 제한 규정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는 등 부실한 내부 통제 시스템이 만연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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