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 바다와 숲, 강진의 겨울을 만난다
2026년 02월 24일(화) 16:20
강진만 생태공원 데크길. /최현배 기자
겨울 철새가 머무는 강진만의 갯벌과 붉게 피어나는 백련사 동백숲, 그리고 여행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반값 관광까지. 계절의 경계에서 만나는 강진은 자연과 사색, 여행이 함께 머무는 공간이다.

◇강진만생태공원과 가우도

강진만은 조류, 파충류, 육상곤충, 양서류, 무척추동물, 어류 등 다양한 생물 종이 서식하는 공간이다. 특히 삵,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큰고니, 원앙 등 24종의 법정보호종이 이곳을 터전으로 삼고 있다.

이곳은 해안 경사가 완만하고 조석 간만의 차가 커 장기간 퇴적물이 쌓이며 광범위한 갯벌이 발달했다. 탐진강을 비롯해 장계천, 강진천, 도암천 등 여러 하천이 만으로 유입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주위 해역보다 염도가 낮고 영양염류는 2.4도, 평균 수온은 17.8도를 유지해 해조류와 어패류가 번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

강진만은 전남도 강진군 중앙부까지 깊숙이 들어와 군의 지형을 ‘인(人)’자 형태로 양분한다. 탐진강은 전남 3대 강 중 하나로, 영암군 국사봉에서 발원해 51.5㎞를 흘러 남해로 유입된다. 하천 하구에는 넓은 간석지가 형성돼 있었지만 현재는 간척사업으로 상당 부분 소실됐다.

만 내부에는 100여 개의 섬이 있다. 탐진강과 강진만이 만나는 기수역 갯벌에는 1100여 종의 생물이 서식한다. 겨울철이면 고니와 노랑부리저어새 등 철새들이 이곳을 찾는다. 생태공원 내 갈대밭에는 탐방객을 위한 데크 길도 조성됐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백련사 동백나무숲. <강진군>
강진만 생태공원에는 스마트 그린도시 소생태계 산책길이 있다. 강진군은 이곳에 멸종 위기종 서식지 연결을 위한 강진만 제방 소생태계를 조성하고 쓰레기 매립장 부근 서식환경개선을 위한 탄소저감수종을 도입했다. 소나무, 동백나무, 이팝나무, 배롱나무, 가시나무 등이다.

또 새집과 버그하우스, 스마트 안내판, 빗물순환 자갈 수로 등을 도입했다. 그 결과 지표면 온도 감소, 탄소저감량 증가, 미세먼지 농도 감소, 생물서식처 제공 등의 효과를 얻었다. 강진만생태공원 탐방로는 관광객 안전을 위해 야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인근에는 강진만 생태홍보관이 있다. 대한민국 최초 라이딩 로드를 품은 건축물로, 강진만 갯벌의 작은 물길을 보티브 해 ‘자연이 만든 물길의 흐름이 있는 곡선’으로 건물을 배치했다. 건물 1층에는 전망테라스가, 2층에는 생태전망대가, 옥상 루프탑에는 하늘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가우도 모노레일 매표소 앞에 설치된 가우도 조형물.
강진만의 유일한 유인도인 가우도는 섬 모양이 소의 멍에를 닮았다는데서 명칭이 유래했다. 주차장에서 내려 438m의 청자다리를 건너면 매표소와 승강장이 나온다.

이곳에 설치된 십이몬 스퀘어는 강진군이 추진한 ‘가우도 야간경관 콘텐츠 구축사업’의 핵심 거점 공간이다. 열두 띠 동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캐릭터 ‘십이몬’을 활용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로 구성됐다.

십이몬 레이스는 전설 속 옥황상제의 달리기 경주를 모티브로 한 스토리형 콘텐츠다. 가우도(소의 섬)에서 과거 2위를 했던 ‘소’가 다시 1등에 도전한다는 설정을 담고 있다. 또 미디어 포토존에서는 ‘십이몬 되어보기’ 체험을 통해 트로피 조형물 내 화면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하고 기념사진을 출력할 수 있다.

가우도 섬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생태 탐방로 ‘함께해 길’.
다리를 두고 양 옆으로는 섬 해안선을 따라 생태 탐방로인 ‘함께해 (海)길’이 조성돼 있다. 2.5㎞ 길이의 탐방로는 경사가 완만해 이동 편의성이 높다. 가우도에서는 다양한 해양레저도 즐길 수 있다. 264m 길이 모노레일, 25m 높이 청자타워에서 973m의 하늘길을 가르며 바다 위를 날 듯 활강하는 짚트랙, 바다 위를 달리는 제트보트 등이다.

◇동백꽃처럼 진한 다산과 혜장선사의 우정, 백련사 동백나무숲

만덕산 자락의 백련사는 다산초당과 오솔길로 이어진다. 이곳은 다산이 백련사의 명승 아암 혜장선사를 만나기 위해 오가던 사색의 길이다. 두 사람이 차를 나누며 교유하던 길이다. 이 길의 끝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백련사 동백나무숲을 만난다.

길 주변에는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어우러져 있어 경관이 아르답다. 70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사찰 주변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백련사 인근 5ha 면적에 펼쳐진 이 숲은 수령 100년에서 500년에 이르는 동백나무 1500여 그루가 울창한 터널을 이루며 조성돼 있다.

가우도로 들어서는 다리, 10분이면 끝까지 걸을 수 있다.
3월이면 숲은 절정에 달한다. 동백은 세 번 핀다고 했다. 나무 위에서 한 번, 땅 위에서 한 번, 그리고 보는 이의 마음속에서 마지막으로 핀다. 백련사 동백은 유난히 붉고 단단하다. 송이째 툭툭 떨어진 꽃송이가 짙은 녹색의 이파리와 대비를 이루며 바닥을 붉게 물들인다.

오는 3월 강진군은 숲을 배경으로 동백축제를 개최한다. 매년 동백꽃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에 맞춰 백련사 일원에서 펼쳐지는‘강진 백련사 동백축제’는 상춘객들에게 큰 인기다. 동백 숲길을 걸으며 긴 겨울의 끝을 배웅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

붉게 물든 숲길을 걸으며 다산과 혜장의 우정을 되새겨볼 수 있고 강진의 특산물인 차와 함께 동백꽃의 정취를 즐기는 ‘다도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산사 음악회와 전통 공연이 어우러져 문화공연과 함께 사찰 의 고즈넉함을 만끽할 수 있다. 동백꽃을 활용한 공예품 만들기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강진 여행은 ‘반값 관광’으로

올해 강진 여행의 핵심은 ‘반값 강진 관광’ 정책이다. 외지 관광객이 강진에서 지출한 비용의 50%를 현지 화폐인 강진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하는 제도다. 개인은 최대 10만원, 2인 이상의 팀은 최대 20만 원까지 모바일 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참여 희망자는 여행 하루 전까지 온라인으로 사전 신청을 마쳐야 한다. 신청 후 1일 이내에 카카오톡으로 심사 결과와 회원번호가 발송되며, 승인이 완료되면 지정된 기간 내에 여행을 진행할 수 있다. 여행 종료 후 7일 이내에 관광지 2곳 이상의 방문 사진과 지출 영수증을 제출하면 정산 절차가 시작된다. 상품권은 정산 승인 후 3일 이내에 지급된다.

강진만 생태공원 데크길, 멀리 큰고니 조형물이 보인다.
해당 정책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지표를 만들어내고 있다. 2024년에는 1만 5291팀이 참여해 47억 원을 지역에서 소비했으며 22억 원의 지원금이 지급됐다. 환급된 금액 중 19억 원이 다시 강진 내에서 재소비되면서 총 66억 원 규모의 자금이 순환됐다. 2025년에는 참여 규모가 전년 대비 2.3배 이상 증가했다. 예산이 조기 소진될 만큼 신청이 몰리며 3만 9066팀이 전남도 강진을 찾았다.

관광객 소비액은 106억 원, 지급 지원금은 49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42억 원이 다시 지역 경제로 흘러 들어오면서 최종적으로 148억 원이 강진 내에서 사용됐다.

방문객 수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관광데이터 랩 자료에 따르면 강진 방문 인구는 2024년 577만 명에서 2025년 602만 명으로 늘었다. 강진군은 올해 방문 인구 7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특히 지난해 9월 강진역 개통에 따른 교통망 확충이 반값 여행 정책과 맞물려 관광객 유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다인·남철희 기자 kdi@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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