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숲속 오두막으로, 패트릭 허치슨 지음, 유혜인 옮김
2026년 02월 20일(금) 00:20
도시의 삶은 편리하지만 그 편리함이 때로는 삶의 방향을 흐릿하게 만들기도 한다. 직장과 집을 오가는 반복된 일상 속에서 “이게 내가 원하던 삶인가”라는 질문이 불쑥 고개를 드는 순간이 있다. ‘내 작은 숲속 오두막으로’는 그런 불안과 방황의 한복판에서 한 청년이 충동적으로 숲속 오두막을 사버리며 시작되는 에세이다.

저자 패트릭 허치슨은 미국에서 지역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여행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사정으로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어느 날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허름한 오두막을 발견한다. 패트릭은 목공이나 건축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오두막을 덜컥 구입한 뒤 주말마다 숲으로 들어가 수리를 시작한다.

책은 오두막을 고쳐가는 6년의 시간을 따라간다. 낡은 지붕과 바닥을 손보고 무너질 듯한 천장을 뜯어낸다. 때로는 산사태로 길이 막히는 상황도 겪는다. 공구 사용법도 서툴고 일은 매번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오두막은 생각보다 훨씬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저자는 뜻밖의 평온을 발견한다. 도시에서는 머릿속이 늘 복잡했지만 숲에서는 해야 할 일이 분명하다. 나무를 자르고 못을 박고 고장 난 부분을 고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마음은 조금씩 가라앉는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은 느슨해지고 실수해도 다시 해보면 된다는 감각이 자리 잡는다.

오두막을 고치는 과정은 결국 저자 자신의 삶을 고치는 일로 이어진다. 바닥이 썩어 있으면 뜯어내고 새로 깔아야 하듯, 외면해왔던 불안과 무기력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해결 방법을 몰라 불안해하면서도 끝내 유튜브를 찾아보고 규정을 뒤져가며 답을 찾아낸다. <웅진지식하우스·1만88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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