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가격 급등에 ‘허걱’…새학기 학부모들 속탄다
램 가격 상승에 컴퓨터 등 2배까지 치솟아 견적 문의하고 구매 주저
지역 전자상가 특수 실종…구형 PC 뜯어 부품 파는 ‘램테크’ 현상도
2026년 02월 18일(수) 19:50
/클립아트코리아
새 학기를 앞두고 컴퓨터 메모리(RAM)와 SSD(저장공간) 등 PC 핵심 부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학·대학원 입학생과 학부모들의 PC·노트북 구매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램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뛰고, 컴퓨터 등 가격도 덩달아 2배 가까이 뛰면서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들에게 컴퓨터를 사 주기 겁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중고 컴퓨터 부품을 팔아 돈을 버는 ‘램테크’(램+재테크)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8일 광주지역 맘카페와 SNS 등지에서는 ‘요즘 노트북 가격이 너무 비싸다’, ‘얼마에 구매했느냐’, ‘차라리 기존 컴퓨터를 수리해서 버텨야겠다’는 등 컴퓨터 가격에 대한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대학생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에도 ‘며칠 새 가격이 90만원 올랐다’, ‘램값이 떨어질 기미가 없어 구형 태블릿으로 버틴다’는 등 노트북 사기가 겁난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었다.

삼남매를 키우는 조은희(여·45)씨는 “초등학생 딸의 태블릿과 대학 입학하는 딸 노트북을 알아보고 있는데, 가격이 이렇게 비싼 줄 몰랐다. 가격이 100만원도 아니고 200만원대까지 치솟아 부담이 크다”며 “보급형을 살지, 중학교 진학 후 학교에서 노트북이 지급될 때까지 기다릴지 고민 중이다”고 토로했다.

대학원 입학을 앞둔 김가영(여·33)씨도 “대학원 진학 이후 쓰려고 노트북을 알아봤는데 원하는 모델 가격이 200만원을 훌쩍 넘어 살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명절 이후 신학기 수요가 지나면 가격이 내려갈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업계 등에 따르면 데스크톱 PC는 지난해 150만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었던 제품이 최근 280만원 안팎까지 오르며 2배 가까이 뛰었고, 사무용 노트북도 40~50만원대 제품이 70~80만원 선으로 20~30%가량 인상됐다.

최저가 비교 사이트 분석 결과 피씨스토어(조립용 PC) 데스크톱(32GB)은 1년 전 133만여원에서 254만여원으로 90%가 올랐다. 삼성전자 갤럭시북4(256GB)도 현재 최저가로 87만여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1년 전 56만여원에서 56%가 인상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학기를 맞은 지역 전자상가도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노트북이 신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명절 용돈 등을 모아 ‘큰마음 먹고’ 구매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수준이 됐고, 매장을 찾는 발길도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고덕현(54)씨는 “구매를 하더라도 신제품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기존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예전보다 20~30만원은 더 들어 용량이 작은 제품이나 저렴한 모델 위주로 구매한다. 신학기 특수가 사라지다 보니 기업 등 고정 거래처가 있는 상가들은 그나마 낫지만, 신규 입점 업체들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털어놨다.

심지훈(60)씨도 “기존 제품과 새로운 모델의 사양 차이가 크지 않은데도 가격은 1.5배 가까이 뛰었다. 수요가 몰리면서 기존 모델들의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추세”라며 “손님들이 과거에는 기본 메모리에 메모리를 추가 장착하는 식으로 업그레이드를 많이 했지만, 가격이 오르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고 귀띔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서는 구형 PC를 뜯어 램을 팔거나 중고 물량 확보 경쟁이 붙는, 이른바 ‘램테크’ 현상이 불붙고 있다. 더 가격이 오르기 전에 중고품이라도 사려는 사람들과, 구형 램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등에서는 중고 램 매물을 판매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삼성 DDR4 4GB 노트북용은 2만원에 판매글이 올라왔고, 삼성 DDR4 8GB 단품은 5만원, G.Skill(지스킬) DDR4 8GB은 두 개 9만5000원, 삼성 DDR4 8GB 두 개 12만원 등에 가격대가 형성됐다.

SK하이닉스 DDR4 8GB는 두 개에 13만원, 비티즈 DDR4 8GB 네 개를 일괄 20만원대로 판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6년 1분기 범용 D램과 낸드 가격은 기록적인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최근 전망에서 1분기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9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NAND·비휘발성 메모리) 계약 가격은 55~60%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과 함께 추가적인 상향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광주시 북구 용봉동에서 PC 부품 판매·수리점을 운영하는 40대 A씨는 “지난해 8~9월 8만~10만원 하던 메모리 가격이 현재는 최대 40만원까지 올랐다”며 “이 영향으로 데스크톱과 노트북 가격도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메모리 가격이 5월까지 계속 오르다 최고점을 찍은 뒤 향후 3년간 높은 가격대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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