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보내는 완벽한 방법
OTT
90년대 감성 속 연대의 힘 ‘언더커버 미쓰홍’
19세기 영국 배경 로맨스 ‘브리저튼 시즌 4’
70년대 정치·범죄 스릴러 ‘메이드 인 코리아’
김선호·고윤정 주연 ‘이 사랑 통역 되나요?’
MOVIE
‘왕과 사는 남자’ 유해진·박지훈 케미 폭발
‘신의 악단’
2026년 02월 14일(토) 11:30
‘언더커버 미쓰홍’
설 연휴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과 함께 웃고 몰입할 작품 한 편을 고르는 일 역시 명절의 즐거움이다. 로맨틱 코미디부터 오피스 코미디, 시대극과 스릴러까지 연휴에 정주행하거나 극장에서 즐기기 좋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OTT

◇ 언더커버 미쓰홍

1990년대 세기말 여의도를 배경으로 한 tvN 토일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은 증권감독원 엘리트 감독관 홍금보(박신혜 분)가 비리 의혹이 짙은 증권사 한민증권에 20세 말단 사원으로 위장 취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금융 범죄 수사라는 묵직한 소재를 바탕으로 당시 직장 문화와 조직의 위계를 유쾌하게 비틀며 색다른 재미를 만든다.

홍금보는 수상한 자금 흐름을 추적하던 중 결정적 단서를 눈앞에 두고 판이 뒤집히자 신분과 커리어를 내려놓고 ‘홍장미’라는 이름으로 잠입한다. 말단 사원으로서 겪는 굴욕적인 현실과 예기치 않은 동료 관계가 코미디를 만들고, 내부 고발자와 비자금 장부를 둘러싼 미스터리 서사가 긴장감을 더한다. 작품은 복고 감성에만 기대지 않고, 외환위기를 앞둔 시대의 불안과 생존 경쟁을 배경으로 ‘연대’와 ‘팀워크’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티빙·넷플릭스>

◇ 메이드 인 코리아

디즈니+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 혼란과 격변이 공존하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정치·범죄 스릴러다. 사회적 혼란과 권력 구조의 이면을 무대로 부와 힘을 좇는 남자, 그를 막기 위해 모든 것을 건 검사의 대립을 그린다.

이야기는 중앙정보부 부산지부 정보과장 백기태(현빈 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기태는 공적 권력을 이용해 불법 마약 거래에 손을 대고, 권력과 범죄의 경계를 넘나들며 조직을 확장해간다. 그의 야망은 단순한 이권 다툼을 넘어 국가의 어두운 이면까지 파고들며 사건의 규모를 키운다.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장건영(정우성 분)은 백기태의 뒤를 집요하게 쫓는다. 수사망이 좁혀질수록 사건은 국내를 넘어 일본 조직과의 연결고리까지 드러나고, 두 사람의 대립은 결국 정면충돌로 치닫는다. 수사와 거래, 배신과 협박이 얽히는 과정 속에서 주요 인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교차하며 긴장감 있는 서사를 완성한다.

<디즈니플러스>

◇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즐거운 명절의 밤, 무겁지 않게 즐기면서도 끝까지 몰입할 만한 작품을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웃음과 설렘이 적당히 섞인 로맨틱 코미디는 그럴 때 가장 부담 없는 선택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연휴를 계기로 정주행하기 좋은 작품으로 꼽힌다. ‘주군의 태양’, ‘호텔 델루나’ 등의 스타작가 홍자매(홍정은·미란)와 ‘붉은 단심’의 유영은 감독이 의기투합해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여러 언어에 능숙한 통역사 주호진(김선호 분)이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고윤정 분)를 만나며 시작된다. 통역을 부탁받은 호진은 무희의 곁에서 일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감춰진 불안과 외로움을 마주한다.

작품의 매력은 ‘아는 맛’에 있다. 사랑에 서툰 두 남녀가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오해와 갈등을 겪고 결국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경쾌하게 펼쳐진다. 일본에서 캐나다,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로케이션은 로맨스의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넷플릭스>

◇ 브리저튼 시즌 4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브리저튼’은 19세기 영국 리젠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드라마다. 사교계와 결혼 시장을 무대로 브리저튼 가문의 8남매가 사랑과 욕망, 소문 속에서 각자의 운명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시즌마다 주인공이 바뀌며 시대극에 현대적인 음악과 감각적인 연출을 더했다. 다양한 인종의 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캐스팅으로 고전 로맨스 공식을 새롭게 변주해온 점도 특징이다.

최근 공개된 시즌4는 배우 손숙의 외손녀이자 한국계 호주 배우 하예린이 여주인공으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주인공은 브리저튼 가문의 차남 베네딕트(루크 톰슨 분)다. 결혼과 책임을 외면하며 살아온 그는 가면무도회에서 은빛 드레스를 입은 한 여인에게 강렬하게 끌린다. 그러나 그녀는 이름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져버린다.

그 정체는 하녀로 살아가는 소피 백(하예린 분). 귀족가의 사생아로 태어나 인정받지 못한 채 삶의 밑바닥을 견뎌온 인물이다. 화려한 사교계와는 다른 현실을 살아온 그는 베네딕트와 마주하며 운명의 변곡점을 맞는다. 현재 파트1까지 공개됐고 파트2는 오는 26일 공개될 예정이다. <넷플릭스>

MOVIE

◇ ‘왕과 사는 남자’

온라인 지도 플랫폼에서 뜻밖의 ‘역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월 장릉’(단종의 묘) 리뷰 페이지에는 “그곳에서는 편히 쉬시라”는 추모 글이 이어지고, 한명회의 ‘상당부원군한명회선생묘’에는 비판 댓글이 쏟아진다.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관객들의 ‘과몰입’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계유정난 이후 왕위에서 쫓겨난 단종 이홍위(박지훈 분)가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유배되며 시작된다. 조선의 권력 지형이 뒤집힌 혼란 속에서 어린 왕은 하루아침에 이름 없는 유배객이 된다.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는 먹고 살기 힘든 마을을 살리기 위해 청령포를 유배지로 만들려 애써왔다. 그러나 촌장이 맞이한 이는 권력을 빼앗기고 삶의 의지마저 꺾인 어린 선왕이었다. 엄흥도는 유배지를 지키는 보수주인으로서 단종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야 하는 처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홍위의 고독과 상처를 외면하지 못한다.

역사 자체를 깊게 파고들기보다는 사람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점이 여타 사극과의 차별점이다. 장 감독은 사극이라는 틀 안에서도 대중적 리듬을 유지하며 초반에는 생활 코미디로 분위기를 풀고, 후반부에는 감정선을 끌어올린다.

◇ ‘신의 악단’

김형협 감독의 ‘신의악단’이 역주행으로 100만 관객을 모으며 주목받고 있다. 기독교 소재로 타깃층이 좁은 데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영화는 대북 제재로 외화벌이가 막힌 북한이 국제 기독교 단체의 지원금을 얻기 위해 가짜 찬양단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억 달러 지원을 조건으로 내건 ‘부흥회 개최’라는 제안을 받아들이며 보위부가 직접 작전에 나선다는 설정이다.

주인공은 보위부 장교 박교순(박시후 분). 그는 당의 명령을 받고 찬양단을 조직해 심사단을 설득해야 한다. 종교가 금기인 북한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작전 자체가 위험한 만큼 상황은 처음부터 위태롭다. 교순은 오합지졸 ‘승리악단’ 단원들을 모아 무대를 완성하려 한다. 악단을 감시하러 파견된 대위 김태성(정진운 분)과의 갈등도 이어지며 작전은 점점 긴장 속으로 빨려든다.

작품은 전반부에서 서로의 속내를 숨긴 채 연습을 이어가는 과정에 서스펜스를 쌓고 후반부로 갈수록 음악과 관계 변화에 감정을 집중한다. 종교적 정서가 강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가짜로 시작된 노래’가 어느 순간 진심이 되는 과정을 끝까지 밀어붙인 점이 이 작품의 인상적인 대목이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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