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대파 가격 폭락…설 대목 ‘우울한 농심’
기후 변화·소비 위축 등 여파…전남 재배농가 산지 폐기 움직임 커져
진도 물량 60% 이상 그대로 밭에…농협, 농가 피해 줄이려 폐기 요청
진도군·전남도·농식품부, 처리비용 지원 눈치보기에 애타는 농민들
진도 물량 60% 이상 그대로 밭에…농협, 농가 피해 줄이려 폐기 요청
진도군·전남도·농식품부, 처리비용 지원 눈치보기에 애타는 농민들
![]() 지난 3일 진도군 앵무리의 한 대파 농가에서 작업자가 대파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진도군 제공> |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겨울대파 가격이 폭락하면서 전남 지역 대파 재배 농가들 사이에서 기껏 키운 대파를 ‘산지 폐기’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돼 물량이 남아돌고, 기후 변화로 중부권 이상 지역의 수확 시기가 늦어지면서 전남산 대파 소비가 직격탄을 맞은데다 가격마저 하락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농협도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지난달부터 전남도에 대파 산지 폐기를 요청했지만, 정작 진도군과 전남도, 농림축산식품부 모두 폐기 처리비용 지원 문제로 눈치만 보며 농민들의 애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11일 진도선진농협 등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달 말 겨울 대파를 산지 폐기할 수 있게 허가를 내려 달라고 전남도에 요청했다.
겨울 대파 가격 폭락으로 재배 및 판매를 해도 농가에 피해만 갈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파(1㎏ 기준) 가격은 2456원으로 전월(2027원)보다 21.2% 올랐지만, 평년 대비로는 14.6% 낮은 수준이다. 1월 하순 대파 평균 경락가격(1㎏·상품 기준)은 1468원으로, 전년(1807원)보다 18.7%, 평년(2322원)보다 36.7% 낮았다.
전남지역 대파 재배면적은 오히려 늘었다. 전남도에 따르면 2025년 전남 대파 재배면적은 2971㏊로 전년(2331㏊)보다 27.5% 증가했다. 신안이 1404㏊로 가장 많고, 진도 1052㏊, 영광 336㏊, 해남 110㏊ 순이다.
진도군 관계자는 “포전거래 비율이 예년 70% 이상이던 것과 달리 올해는 40% 수준에 그쳤다. 평당 포전 가격도 1만2000~1만7000원에서 현재 4000원대로 떨어졌다”며 “현재 물량의 60% 이상이 밭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와 소비 위축이 제기되고 있다.
겨울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중부권 이상 지방에서 기존 11월에서 12월까지 대파를 수확, 유통량이 많아져 남부지방 대파 반입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로 외식 소비가 줄면서 판매 크게 감소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진도군 고군면에서 대파를 재배(9.92㏊)하는 한승용(62)씨는 “기후 변화로 남부지방 대파 소비 기간이 짧아졌고, 팔수록 손해다”며 “중부권 수확 시기가 늦어지며 유통 물량이 늘었고, 경기 침체로 외식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진도에서 700㏊ 대파 농사를 짓는 김영화(67·진도군 지산면)씨는 팔지도 못하고, 수확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신안 임자도에서 대파를 재배하는 김창욱(48)씨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50~70% 물량이 밭에 남아 있다”며 “산지 폐기가 절실하지만 신안에서는 아직 계획조차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남 각 시·군과 전남도, 농림부 등은 지금까지 산지 폐기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들은 이와 관련, 산지 폐기를 하려면 폐기 발생 원가 대금을 줘야 한다는 이유로 전남도는 농림부 눈치, 진도군은 전남도 눈치를 보면서 결정 시간만 늦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농림부 입장에서는 설 대목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는 입장이라 당장 폐기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파 가격이 더욱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현재 시장에 나온 물량뿐 아니라, 앞으로 출하를 앞두고 있는 추가 대기 물량도 상당한 상황이라 향후 가격도 현재 수준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전남 지역의 겨울대파 재배 면적 자체가 지난해보다 늘어 생산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했고, 그 영향으로 공급이 수요를 웃돌면서 가격이 낮게 형성됐다”며 “공급량 자체가 많다 보니, 지금 여건에서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이 마땅하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인석 전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생산이 끝난 상황에서는 산지 폐기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파종 단계부터 수급을 예측해 생산량을 조절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농민들의 산지폐기 요구와 관련, “가격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산지 폐기뿐 아니라 소비 활성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돼 물량이 남아돌고, 기후 변화로 중부권 이상 지역의 수확 시기가 늦어지면서 전남산 대파 소비가 직격탄을 맞은데다 가격마저 하락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11일 진도선진농협 등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달 말 겨울 대파를 산지 폐기할 수 있게 허가를 내려 달라고 전남도에 요청했다.
겨울 대파 가격 폭락으로 재배 및 판매를 해도 농가에 피해만 갈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파(1㎏ 기준) 가격은 2456원으로 전월(2027원)보다 21.2% 올랐지만, 평년 대비로는 14.6% 낮은 수준이다. 1월 하순 대파 평균 경락가격(1㎏·상품 기준)은 1468원으로, 전년(1807원)보다 18.7%, 평년(2322원)보다 36.7% 낮았다.
진도군 관계자는 “포전거래 비율이 예년 70% 이상이던 것과 달리 올해는 40% 수준에 그쳤다. 평당 포전 가격도 1만2000~1만7000원에서 현재 4000원대로 떨어졌다”며 “현재 물량의 60% 이상이 밭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와 소비 위축이 제기되고 있다.
겨울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중부권 이상 지방에서 기존 11월에서 12월까지 대파를 수확, 유통량이 많아져 남부지방 대파 반입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로 외식 소비가 줄면서 판매 크게 감소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진도군 고군면에서 대파를 재배(9.92㏊)하는 한승용(62)씨는 “기후 변화로 남부지방 대파 소비 기간이 짧아졌고, 팔수록 손해다”며 “중부권 수확 시기가 늦어지며 유통 물량이 늘었고, 경기 침체로 외식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진도에서 700㏊ 대파 농사를 짓는 김영화(67·진도군 지산면)씨는 팔지도 못하고, 수확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신안 임자도에서 대파를 재배하는 김창욱(48)씨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50~70% 물량이 밭에 남아 있다”며 “산지 폐기가 절실하지만 신안에서는 아직 계획조차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남 각 시·군과 전남도, 농림부 등은 지금까지 산지 폐기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들은 이와 관련, 산지 폐기를 하려면 폐기 발생 원가 대금을 줘야 한다는 이유로 전남도는 농림부 눈치, 진도군은 전남도 눈치를 보면서 결정 시간만 늦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농림부 입장에서는 설 대목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는 입장이라 당장 폐기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파 가격이 더욱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현재 시장에 나온 물량뿐 아니라, 앞으로 출하를 앞두고 있는 추가 대기 물량도 상당한 상황이라 향후 가격도 현재 수준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전남 지역의 겨울대파 재배 면적 자체가 지난해보다 늘어 생산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했고, 그 영향으로 공급이 수요를 웃돌면서 가격이 낮게 형성됐다”며 “공급량 자체가 많다 보니, 지금 여건에서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이 마땅하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인석 전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생산이 끝난 상황에서는 산지 폐기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파종 단계부터 수급을 예측해 생산량을 조절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농민들의 산지폐기 요구와 관련, “가격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산지 폐기뿐 아니라 소비 활성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