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만 남은 ‘통합 특별법’…자치권·성장동력 다 놓치나
분야별 핵심 특례 삭제·수정… ‘지방 주도 발전’ 설계도 흔들
군공항 국가 지원·AI 클러스터 등 지역 숙원사업 줄줄이 제동
행안부 소관 법안심사자료
군공항 국가 지원·AI 클러스터 등 지역 숙원사업 줄줄이 제동
행안부 소관 법안심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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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행정통합의 성공을 뒷받침할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 심사 단계에서 ‘반쪽짜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중앙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핵심 특례들이 대거 삭제되거나 수정되면서,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더라도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무늬만 통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시개발·주택… 중앙정부 ‘통제권’ 여전=가장 먼저 제동이 걸린 분야는 도시계획 권한이다.
원안에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500만㎡까지 확대하고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사전 협의를 면제받으려 했으나, 환경 훼손 우려를 이유로 전면 삭제됐다.
이에 따라 통합 후에도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시 중앙정부의 승인과 보전부담금 납부 의무는 그대로 남게 됐다.
주택시장 대응력도 약화됐다. 통합특별시장이 직접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해제할 수 있는 권한 대신 ‘지정 요청권’만 부여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부동산 시장 상황에 맞는 탄력적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주택도시기금 재원 출자 근거도 사라져 도시재생 사업을 위한 국비 확보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미래 산업… AI·에너지 ‘지방 주도’ 요원= 광주와 전남이 각각 역점을 둔 AI와 에너지 산업 특례도 대폭 축소됐다. 광주시의 ‘AI 메가클러스터’ 및 ‘AI 집적단지’ 지정 조항은 타 지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삭제됐다. 특별한 인센티브 없이 기존 법령 내에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남의 핵심인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역시 ‘발전사업 인허가권 이양’이 가로막혔다. 40MW 초과 발전사업 시 중앙부처 협의가 의무화되면서 사실상 중앙 승인 절차를 벗어나지 못했다.
국가가 책임지기로 했던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재원 지원과 공유수면 이용 허가 간소화 조항도 반영되지 않아 해상풍력단지 조성의 속도전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농림수산·복지…지역 현실 외면한 ‘칼질 우려’=인구 고령화와 소멸 위기에 대응한 특례들도 실종됐다. 청년 농어업인 연령 상한 확대와 고령 은퇴농 연금 도입 조항이 삭제되면서 지역 현실에 맞는 복지 모델 구축이 어려워졌다. 농지 전용 결정권과 농업회의소 국비 지원 근거 역시 무산되어 농정 거버넌스 강화라는 목표가 무색해졌다.
전남도가 공을 들인 ‘첨단 농식품 수출단지’는 운영 기관 설립 근거만 남았을 뿐, 핵심인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신청권과 국가의 행·재정 지원 의무가 빠지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인재 육성·군공항…숙원 사업 ‘법적 근거’후퇴= 교육 분야에서는 외국 교육기관 유치와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교육국제화특구’ 지정 권한이 교육부 반대로 무산됐다.
외국인 과학기술 인재 유치를 위한 비자 발급 완화 조항도 사라졌다. 지역 인재 육성의 컨트롤타워가 될 인재양성지원단은 기능이 대폭 축소되어 단순한 기구 설립 수준에 머물게 됐다. 특히 광주전남 최대 현안인 군공항 이전 지원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이전 비용이 매각 대금을 초과할 경우 국가가 전액 부담한다는 조항과 예타 면제 규정이 모두 삭제됐다.
종전부지 개발 시 그린벨트 해제 절차 간소화도 불수용되어, 특별법이 군공항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 이번 국회 제출안은 중앙부처의 권한 고수와 형평성 논리에 가로막혀 ‘지방 주도 성장’이라는 통합 본연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향후 입법 과정에서 사라진 특례들을 얼마나 복원하느냐에 따라 광주전남 통합특별시의 미래 실효성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중앙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핵심 특례들이 대거 삭제되거나 수정되면서,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더라도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무늬만 통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안에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500만㎡까지 확대하고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사전 협의를 면제받으려 했으나, 환경 훼손 우려를 이유로 전면 삭제됐다.
이에 따라 통합 후에도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시 중앙정부의 승인과 보전부담금 납부 의무는 그대로 남게 됐다.
주택시장 대응력도 약화됐다. 통합특별시장이 직접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해제할 수 있는 권한 대신 ‘지정 요청권’만 부여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미래 산업… AI·에너지 ‘지방 주도’ 요원= 광주와 전남이 각각 역점을 둔 AI와 에너지 산업 특례도 대폭 축소됐다. 광주시의 ‘AI 메가클러스터’ 및 ‘AI 집적단지’ 지정 조항은 타 지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삭제됐다. 특별한 인센티브 없이 기존 법령 내에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남의 핵심인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역시 ‘발전사업 인허가권 이양’이 가로막혔다. 40MW 초과 발전사업 시 중앙부처 협의가 의무화되면서 사실상 중앙 승인 절차를 벗어나지 못했다.
국가가 책임지기로 했던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재원 지원과 공유수면 이용 허가 간소화 조항도 반영되지 않아 해상풍력단지 조성의 속도전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농림수산·복지…지역 현실 외면한 ‘칼질 우려’=인구 고령화와 소멸 위기에 대응한 특례들도 실종됐다. 청년 농어업인 연령 상한 확대와 고령 은퇴농 연금 도입 조항이 삭제되면서 지역 현실에 맞는 복지 모델 구축이 어려워졌다. 농지 전용 결정권과 농업회의소 국비 지원 근거 역시 무산되어 농정 거버넌스 강화라는 목표가 무색해졌다.
전남도가 공을 들인 ‘첨단 농식품 수출단지’는 운영 기관 설립 근거만 남았을 뿐, 핵심인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신청권과 국가의 행·재정 지원 의무가 빠지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인재 육성·군공항…숙원 사업 ‘법적 근거’후퇴= 교육 분야에서는 외국 교육기관 유치와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교육국제화특구’ 지정 권한이 교육부 반대로 무산됐다.
외국인 과학기술 인재 유치를 위한 비자 발급 완화 조항도 사라졌다. 지역 인재 육성의 컨트롤타워가 될 인재양성지원단은 기능이 대폭 축소되어 단순한 기구 설립 수준에 머물게 됐다. 특히 광주전남 최대 현안인 군공항 이전 지원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이전 비용이 매각 대금을 초과할 경우 국가가 전액 부담한다는 조항과 예타 면제 규정이 모두 삭제됐다.
종전부지 개발 시 그린벨트 해제 절차 간소화도 불수용되어, 특별법이 군공항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 이번 국회 제출안은 중앙부처의 권한 고수와 형평성 논리에 가로막혀 ‘지방 주도 성장’이라는 통합 본연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향후 입법 과정에서 사라진 특례들을 얼마나 복원하느냐에 따라 광주전남 통합특별시의 미래 실효성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