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 들고 갔다가 언성부터…나주시립테니스장 ‘코트 전쟁’
빛가람혁신도시, 테니스 열풍…동호회 vs 개인 테니스장 이용 갈등
한전 등 공공기관 예약제 운영…시립테니스장, 구체적 이용 규정 마련돼야
2026년 02월 10일(화) 18:05
빛가람혁신도시 전경.<광주일보 자료사진>
# 빛가람혁신도시에 5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세린(여·31)씨는 지난달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공시설인 시립테니스장에서 다수의 인원이 참여하고 있는 테니스 동호회 단체로부터 불쾌한 일을 당했다.

김씨는 남편과 함께 시립테니스장을 방문해 테니스를 배우던 중 테니스 코트 자리가 꽉 차자 30여명이 넘는 단체인 동호회 회원들이 “충분히 치신 것 같은데 가시는 것이 어떻느냐”며 시비를 걸고 강제로 코트까지 침범해 다퉜다고 한다. 김씨는 “나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공공시설이고, 이용 제한 시간이 지나지 않는 선에서 먼저 치고 있었는데 순서를 지키지 않고 새치기 한 격”이라며 분개했다.



# 권인혁(42)씨도 빛가람혁신도시 시립테니스장을 방문한 지난 2년여 간 수차례 자리없음, 코트 중복 사용 등에 시달렸다. 테니스 코트 수는 한정적인 반면 이용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권씨는 직장 동료들과 단체로 이용해 온 만큼 코트를 두고 시비는 걸리지 않았지만 종종 1시간 이상 기다리는 등 운영적인 측면에서 불편을 호소했다.

권씨는 “도시 내에 공원 외 별다른 체육시설이 없다보니 그나마 인프라가 많이 갖춰진 테니스로 사람이 몰리는데, 명확한 이용 수칙이나 예약제 같은 이용 편의를 위한 규정들이 없다보니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근 빛가람혁신도시에서 생활 체육 종목으로 테니스가 인기를 끌면서 도시 내 한정된 자원인 시립테니스장 코트를 두고 이용자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빛가람혁신도시 내 공공기관들이 본사 부지 내에 테니스 코트를 마련하고 민간에서 테니스 아카데미, 실내 테니스장들이 문을 열면서 테니스 열풍이 불고 있지만, 유독 나주시립테니스장만 예약제가 아닌 자율 이용 방식으로 운영돼 동호회 회원과 개인 이용객간 잦은 다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나주시와 빛가람혁신도시 주민 등에 따르면 혁신도시 내 시립테니스장의 테니스 코트 수는 5개로, 최근 5년 새 오픈톡 등을 활용한 대규모 동호회가 급증하면서 개인 이용자와 자리 다툼이 잦아지고 있다. 실제 오픈톡에서는 많게는 70여명, 적게는 20~30여명이 참여하는 빛가람혁신도시 테니스 동호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시립테니스장 개인 이용자들은 지역 커뮤니티, 나주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대형 동호회 회원들이 상습적으로 코트 선을 넘어오거나 이른바 ‘자리 뺏기’ 등을 일삼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혁신도시 내 대형 동호회 관계자는 “시립테니스장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도덕적으로 부끄러운 민폐행위는 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개인 이용자들은 시립테니스장 내 잦은 갈등의 주 원인으로 예약제가 아닌 자율 이용방식을 꼽고 있다.

실제 빛가람혁신도시 소재 공공기관들은 테니스장을 모두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한전은 6개 테니스 코트를 상시 예약 가능하도록 했고, 한국농어촌공사도 지역민들의 예약을 받고 테니스 코트를 개방하고 있다. 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는 화·목요일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수·토·일요일 등 여가 활동 수요가 많은 주말에는 시민들의 예약을 받고 있다.

문제는 나주시가 체육시설 이용 예약을 받는 대상에 해당 시립테니스장만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주시는 공식 체육시설 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 족구장, 파크골프장 등 다양한 시설의 예약을 받는 등 통합 관리하고 있는데, 빛가람혁신도시 시립테니스장은 공원 내 체육시설, 즉 공원시설로 분류돼 예약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설명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시립테니스장 예약제 운영에 대한 수요는 이미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시민들이 언제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해당 시설의 목적인 만큼 별도의 운영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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