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진 작가들 작품이 발현하는 ‘낯선 감각’
‘ACC NEXT 아시아 신진 작가전’
3월 29일까지 5개 팀 16점 출품
2026년 02월 08일(일) 18:05
치우 즈 옌 작가의 ‘만델라 메모리’
예술가들의 숙명인 새로움은 발상의 전환과 독창적인 상상력에서 발현된다. 작가가 기존의 창작 문법을 깨거나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작품을 구현했을 때 관람객들은 ‘낯선 감각’을 느끼게 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김상욱, ACC)에서 오는 3월 29일까지 펼쳐지는 ‘ACC NEXT 아시아 신진 작가전’이 그 것.

지난 5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국내 작가와 해외 작가 등 모두 5개 팀이 참여했다. 강수지·이하영, 이주연, 이시마, 유얀 왕(중국), 치우 즈 옌(대만) 작가는 정치·사회적 변화와 역사적 변곡점에서 표출된 담론을 기반으로 당대를 해석하고 형상화한다. 영상을 비롯해 설치, 사운드 등 모두 16점이 출품됐으며 개인의 기억과 사회적 불안이 주요 모티브다.

김상욱 전당장은 “올해 ACC가 첫 번째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아시아성을 모티브로 한다”며 “미래 아시아 작가를 키워내고 이들의 실험적 예술 작품을 일반 관객들에게 선보이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고 전했다.

전시실에서 접하는 작품들은 개별적 경험과 지역적 맥락을 문제의식으로 확장한 미술품들이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강수지·이하영 작가의 ‘민주주의의 덕질하기’는 12·3 비상계엄을 초점화한다. 현대적 감각의 발상과 역사적 맥락을 젊은 작가의 신선한 감각으로 연결한 점이 돋보인다.현장에서 만난 작가들은 “비상계엄 당시 광장에 응원봉을 가지고 나온 여성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덕질’이었다”며 “20~30대 여성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줄게’라는 쓴 문구 등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전시실에는 가상의 아이돌 ‘키세스’의 멤버인 민주와 주의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생일카페가 구현돼 있다. 강 작가는 “시위 현장에서 접했던 팬덤 문화를 민주주의를 향한 연대의 동인으로 상정하고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독버섯’이라는 작품은 군부독재 시절 대학가에서 읽혔던 사회과학서적을 불온서적, 즉 ‘독버섯’이라 딱지를 붙이고 이를 읽는 젊은이들을 탄압했던 역사를 은유한 것이다.

강수지, 이하영 작가의 ‘민주주의 덕질하기’
대만 작가 치우 즈 옌은 ‘만델라 효과’를 연계해 작품에 투영했다. 진실이 아님에도 거짓된 기억을 공유하는 것을 일컫는 만델라 효과는 집단적 오기억에서 비롯된다. 치우 즈 옌은 2·28 사건 등 대만의 역사적 공백기를 기억의 왜곡이라는 관점에서 다뤘다. 개인의 기억과 역사적 이미지를 중첩한 거짓된 서사를 매개로 대만의 근현대사를 풀어낸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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