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있다 - 김삼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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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돌아오시니/ 피 흘리신 보람 찬란히 돌아오시니!”
1945년 조선이 해방되던 해, 억눌렸던 언어들이 비로소 종이 위로 쏟아져 나왔다. 정지용 역시 ‘그대들 돌아오시니’를 통해 자유의 기쁨과 함께 식민지 시절 민족이 함께 견뎌온 고통의 기억을 어루만졌다.
말과 글은 역사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때로는 역사의 방향을 바꿔왔다. 격동의 시대마다 누군가는 침묵을 거부했고, 누군가는 종이에 적어 시대의 방향을 되돌렸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의 ‘할 말이 있다: 한국을 바꾼 역사의 순간’은 해방 이후 80년 동안 한국 현대사의 굽이마다 남겨진 글과 말을 다시 불러낸다.
책은 광복 이후 한국 사회의 굽이마다 등장한 말과 글 53편을 묶었다. 연설문과 선언문, 시와 칼럼, 창간사, 격문, 고발장, 최후진술, 판결문까지 형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문학적 수사가 아닌 당대의 ‘지금 여기’를 드러내기 위해 쓰였다는 점이다.
구성은 시간의 흐름을 따른다. 해방 직후 국가의 진로와 통일을 둘러싼 목소리에서 출발해 친일 청산과 민주주의를 둘러싼 갈등, 언론과 학계의 저항, 독재에 맞선 양심선언과 학생·시민의 외침으로 이어진다.
한편에서는 권력이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며 침묵을 강요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 침묵을 견디지 못한 이들이 문장으로 맞섰다.
마지막에 실린 대통령 파면 결정문은 위기의 순간마다 민주주의가 어떤 언어로 자신의 원칙을 확인해 왔는지를 드러낸다. 과거의 문장을 되짚는 일이 곧 현재를 향한 질문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달빛서가·1만90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1945년 조선이 해방되던 해, 억눌렸던 언어들이 비로소 종이 위로 쏟아져 나왔다. 정지용 역시 ‘그대들 돌아오시니’를 통해 자유의 기쁨과 함께 식민지 시절 민족이 함께 견뎌온 고통의 기억을 어루만졌다.
말과 글은 역사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때로는 역사의 방향을 바꿔왔다. 격동의 시대마다 누군가는 침묵을 거부했고, 누군가는 종이에 적어 시대의 방향을 되돌렸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의 ‘할 말이 있다: 한국을 바꾼 역사의 순간’은 해방 이후 80년 동안 한국 현대사의 굽이마다 남겨진 글과 말을 다시 불러낸다.
한편에서는 권력이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며 침묵을 강요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 침묵을 견디지 못한 이들이 문장으로 맞섰다.
마지막에 실린 대통령 파면 결정문은 위기의 순간마다 민주주의가 어떤 언어로 자신의 원칙을 확인해 왔는지를 드러낸다. 과거의 문장을 되짚는 일이 곧 현재를 향한 질문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달빛서가·1만90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