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통합, 주민 일상이 달라진다 - 고미경 전남도 자치행정국장
2026년 01월 29일(목) 00:20
행정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분들이 먼저 묻는다. “그래서 우리 생활이 무엇이 달라지느냐”고 말이다. 광주와 전남은 본래 한 뿌리로 이어져 온 역사 공동체다. 시대적 변화 속에서 행정구역은 나뉘었지만 사람들의 삶은 여전히 하나로 이어져 있다. 출근길은 경계를 넘고 생활권은 맞물리며 사실상 하나의 지역처럼 움직이고 있다.

행정통합은 이렇게 이미 하나로 움직이는 삶의 구조에 행정을 다시 맞추는 과정이다. 생활은 하나인데 행정은 나뉘어 있어 주민께서는 보이지 않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했다. 통합은 이러한 불편을 줄이고 효율적인 행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선택이다.

더 나아가 지금은 각자가 경쟁하기 보다 더 큰 단위로 힘을 모아야 하는 시대다. 수도권 일극체제에 광주·전남이 각각 대응하는 구조는 분명 한계가 있다. 통합은 단순히 규모 확대를 넘어 지역이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광주는 인력·기술 등 인프라가 탄탄하고 전남은 넉넉한 산업부지와 풍부한 에너지, 농수산과 항만 등 다양한 자원을 갖추고 있다. 서로가 이미 필요한 답을 가지고 있다. 행정통합은 서로의 강점을 하나로 엮어 경쟁력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마침 정부가 ‘5극 3특 체제’ 아래 통합을 적극 지원한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체급을 키울 수 있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하나의 투자 패키지를 만들고 인허가·보조금·세제지원 등을 통합 설계한다면 기업이 찾아오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이 살아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다. 행정의 경계를 하나로 묶으면 정책의 힘도 하나로 모인다. 지금은 기업 지원, 인력 양성, 교통과 주거 정책이 따로 움직이지만, 통합 이후에는 하나의 계획과 하나의 예산으로 설계할 수 있다. 투자 결정이 빨라지고 생활 기반 시설이 촘촘해지며 일자리와 교육, 복지와 문화가 서로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결국 통합은 행정조직을 합치는 일이 아니라 삶의 조건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사회적 인프라를 다시 짜는 일이다. 그 토대 위에서 시·도민이 체감할 변화가 시작된다.

지금은 광주와 전남을 오가며 생활하는 지역민들이 많다. 나주에서 일하고 광주에 살거나 곡성에 사시는 부모님을 모시고 광주 병원을 이용한다. 그러나 행정은 여전히 둘로 나뉘어 있어 서류를 각각 떼야 하는 경우가 많다. 통합이 되면 주민등록·차량·세금·복지 등 관련 민원을 어느 창구에서나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광주·전남 구분 없이 하나의 시스템에서 해결하게 된다.

광주와 전남은 이미 직장과 소비, 교육과 의료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세정 제도는 여전히 두 개의 틀로 운영되면서 납세자에게 보이지 않는 불편을 주고 있다. 행정통합이 되면 본사와 사업장이 광주·전남에 나뉘어 있어도 세무조사를 한 번만 받게 된다. 또 절감된 행정경비와 새롭게 조성되는 균형발전기금을 활용해 생활밀착 사업과 마을공동체·주민자치 활동을 더욱 폭넓게 지원할 수 있다.

광주와 전남이 따로 관리하던 공유재산도 통합 관리해 유휴 공간을 개발 또는 주민 문화·창업 공간 등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전·답이나 공공부지 일부를 주민 체험학습장, 생활편의 시설 등으로 조성하여 도민들에게 돌려드릴 수 있게 된다. 한 마디로 ‘우리 동네 공공시설’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기는 셈이다. 아울러 주민 생활과 밀접한 특별행정기관 사무를 이관하여 원스톱 민원체계를 구축하면 보다 효율적인 행정이 가능하다.

통합의 성패는 주민들의 체감도에 달려 있다. “일자리가 늘었다”, “민원이 한 번에 처리됐다”, “교통이 편리해졌다”는 변화가 차곡차곡 쌓일 때 통합의 의미가 완성된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잘 알고 있다. 지역 정체성, 재정 균형, 행정조직 운영 등 여러 분야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행정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며 지방주도 성장의 출발점이다.

광주와 전남은 이미 하나의 생활 공동체다. 주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기준으로 통합의 가장 합리적인 길을 찾겠다. 광주·전남의 내일을 주민들과 함께 열어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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