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특별시’ 명칭·청사 난제 ‘통합’ 큰 뜻으로 풀었다
“통합 골든타임 놓치면 안 된다” 지역 생존 위해 전략적 결단
주소재지 등기 등 숙제 여전… 선거 과정서 논란 재점화 우려
2026년 01월 27일(화) 19:25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27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 검토 시도지사-국회의원 4차 조찬간담회’에서 특별법 제정과 관련한 주요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최대 암초로 꼽혔던 명칭과 청사 문제가 27일 ‘전남광주특별시’로 결정돼 ‘통합 특별시’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통합명칭이 매듭지어진 것은 지역 생존이라는 대의를 위해 지역 정치권이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결과로 풀이된다. 자칫 통합 추진 초기에 지역간 갈등이 표면화함으로써 통합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명칭·청사, 실리보다 ‘상생’ 택했다=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27일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 검토 시도지사-국회의원 4차 조찬간담회’에서 통합 지자체의 공식 명칭은 시도민의 수용성과 양 지역의 역사·대표성을 담아 ‘전남광주특별시’로 결정했다. 약칭은 ‘광주특별시’를 사용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 중인 전남 동부청사와 무안(남악)청사, 광주시청사 등 3개 청사를 균형있게 사용하기로 합의됐다.

애초부터 통합지자체 명칭과 청사 주소재지 문제는 통합 추진의 ‘판도라의 상자’로 불렸다.

대구·경북 등 타 시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주도권 다툼으로 번질 경우 통합 자체가 무산될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시·도는 ‘전남’의 역사적 상징성을 앞세운 명칭인 ‘전남광주특별시’를 택하되, 인지도가 높은 ‘광주’를 약칭으로 사용하는 절충안을 택했다.

청사 문제 또한 특정 지역의 손을 들어주는 대신 동부·무안·광주의 3개 축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지역 내 소외감을 차단했다. 행정의 효율성보다는 지역 균형 발전과 시·도민의 정서적 결합을 우선시한 포석이다.

◇주소재지 법적 등록, 피할 수 없는 ‘숙제’= 다만 이번 합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법과 민법에 따르면 지자체 역시 법인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며, 주된 영업소나 사무소를 관보에 게재하고 등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소재지 명시’는 법적 실무상 피해 가기 어려운 숙제로 남기 때문이다.

현재는 3개 청사의 균형 운영이라는 원칙으로 갈등의 불씨를 잠재웠으나, 실제 법인 등기 시 어느 지역을 주소지로 등록할 것인지는 향후 행정적 절차에서 재론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합의가 모든 논란을 종식한 마침표라기보다는, 잠시 덮어둔 ‘뜨거운 감자’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신속한 특별법 발의를 위해 3개 청사 균형 운영이라는 원칙을 세웠으나, 향후 법안 심사 과정이나 통합 시정 출범 이후 구체적인 행정구역 상의 주소지를 어디로 둘 것인지를 두고 다시 논의가 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오는 6월로 예정된 통합 특별시장 선거에서 이슈로 부각되는 등 ‘판도라의 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선거 과정에서 각 후보가 행정 효율성 제고나 지역 공약의 하나로 특정 청사의 주소재지화를 주장하거나 기능 재배치를 제안할 경우, 어렵게 봉합된 논란은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

통합자치단체장이 주로 근무할 주소재지를 어디로 할 것인지는 꺼지지 않은 불씨다.

◇미봉책 넘어선 통합의 대의 강조돼야 =결국 이번 결정은 법적·실무적 완결성을 갖춘 최종 답안이라기보다, 통합이라는 거대 담론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유보’이자 ‘미봉적 합의’의 성격이 짙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서 지역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명칭과 청사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강기정 시장이 “명칭에 상관없이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김영록 지사와 국회의원들이 청사 분산 운영에 합의한 것은 자치분권의 권한과 재정을 정부로부터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실용적 판단이 깔려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769509500794934277
프린트 시간 : 2026년 01월 27일 23:0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