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 부실했나…콘크리트 균열 수십개가 0.2㎜로 일정?
광주대표도서관 감리보고서 보니
붕괴 지점 철골 구조물·콘크리트 타설 공사 검사서 모두 ‘적합’ 판정
광주시·감리단, 부진 공정 만회대책 요구…공기 맞추려 속도전 정황
전문가 “균열 발생 자체가 정상적인 시공 아냐…원인 추가 검토 필요”
2026년 01월 26일(월) 20:30
지난 12월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현장. <광주일보 자료사진>
붕괴 사고가 난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현장에서 철골 구조물(트러스) 용접 불량, 콘크리트 균열 등 문제가 이어지는 와중에 부진한 공정률을 메우겠다며 ‘속도전’까지 이뤄진 정황이 담긴 감리보고서가 공개됐다.

감리보고서는 또 철골 구조물부터 보, 콘크리트 타설 공사까지 모든 공정을 ‘적정’한 것으로 평가하고 수십 개의 콘크리트 균열도 0.2㎜ 일정한 크기로 적어 현장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광주일보가 입수한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 감리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시와 감리단은 지난 10월 작성된 보고서부터 “공사중지해제 이후 공사관리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부진공정 만회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리단은 보고서 종합 의견으로 “열람실 옥상 및 1, 2층 타설 공정이 부진한 상태”라며 “부진공정만회대책을 수립했으나, 인력 및 장비 투입이 원활치 못해 공정관리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공기를 맞추기 위해 ‘속도전’을 벌일 수 있는 정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감리단은 또 도서관 붕괴 사고 지점의 철골 구조물과 콘크리트 타설 공사 등에 대한 검사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부실 감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감리단은 지난해 4월 28일 사고 지점인 철골 3구간(X3~X4)의 철골구조물 세우기 및 조립, 볼트세결, 용접 시공 등을 검사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X3~X4구간은 도서관 건축 현장을 4개 구간(X1~X2 구간부터 X4~X5 구간까지)으로 나누었을 때 3번째 구간을 가리킨다.

인접한 X2~X3 구간에서는 시공 직후 용접 불량 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월 27일자 건축 건설사업관리기술인 업무일지를 보면, “철골 2구간(X2~X3)에서 비파괴검사(초음파탐상) 검사 결과 Y2열 용접불량 2개소, Y1열 용접불량 4개소 확인”이라는 내용이 적시됐다.

도서관 건물은 마치 교량처럼 두 개의 평행한 삼각형 트러스 철골 구조물을 세우고 그 사이를 가로 보로 잇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중 Y1열은 남쪽, Y2열은 북쪽에 있는 트러스 철골 구조물을 가리킨다.

콘크리트 타설 이후, 균열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감리보고서의 ‘콘크리트 균열 관리대장’에는 지난해 11월 지하 1층 벽체와 바닥에서 두께 0.15~0.25㎜, 길이 1.6~2.5m의 균열이 13곳 발생했다고 적시됐다. 지반층 1층 바닥에서도 두께 0.2㎜, 길이 2.4~3.2m의 균열 10개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에는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며, 균열 폭이 0.25㎜까지 커졌다는 것은 통상 위험 판단 기준인 0.3㎜에 근접한 수치로, 결코 가볍게 볼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반층 1층 바닥의 경우, 수십개 균열이 0.2㎜ 두께로 균일하게 발생했다고 적힌 점에서 자료가 왜곡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안전교수단 산업안전지도사는 “애초 균열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정상적인 시공 상태는 아니다. 균열이 0.2㎜ 두께로 일정하게 발생했다고 적힌 것은 자료 조작까지 의심케 한다”며 “균열의 진행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하더라도 단순 수축 균열인지, 구조물 슬래브가 하중으로 인해 처지거나 휘면서 생긴 구조적 균열인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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