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두쫀쿠 - 이보람 예향부 부장
이미 한참 전 유행처럼 보였던 두쫀쿠는 왜 아직도 사람들을 줄 세우고 있을까. 이쯤 되면 “이제 좀 지나갈 때도 됐는데”라는 말이 나올 법 하지만 두쫀쿠는 여전히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SNS에는 인기 판매점의 두쫀쿠 판매 시간이 공지처럼 공유되고 일부 매장 앞에는 줄을 선 풍경도 낯설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재료가 소진돼 발길을 돌렸다는 이야기가 흔했지만 어느새 두바이쫀득호떡 같은 변형 디저트로까지 확장됐다. 많이도 보고 들은 이름이지만 막상 눈앞에 등장하면 또 한 번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두쫀쿠’는 두바이쫀득쿠키의 줄임말이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를 중심으로 한 디저트로, 두바이 디저트에서 착안한 재료 조합에 ‘쫀득함’이라는 한국식 식감 취향을 덧입힌 쿠키다. 값비싼 재료를 아낌없이 넣은 두툼한 형태는 줄을 서야만 맛볼 수 있다는 현상을 만들었고 단숨에 화제가 됐다. 외국에서 그대로 건너온 디저트라기보다는 한국 소비 문화 안에서 재구성된 결과물에 가깝다.
흥미로운 건 유행의 정점이 지난 뒤다. 이미 많은 사람이 두쫀쿠를 맛봤고 ‘못 먹어본 디저트’라는 희소성도 한풀 꺾였다. 그럼에도 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쯤 되니 질문이 생긴다. 두쫀쿠를 향한 이 집요한 관심은 정말 맛 때문일까.
두쫀쿠 앞에 늘어선 줄은 배고픔의 결과라기보다 감정의 선택에 가깝다. 과하게 비싸다는 걸 알고, 굳이 기다릴 만큼의 맛은 아니란 걸 알면서도, 고열량 디저트에 대한 경고를 감수하고 사람들은 줄을 선다. “이 정도 수고는 나에게 허락해도 된다”는 자기 합리화와 이 유행의 한가운데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다는 안도감이 함께 작동한다.
디저트를 사는 행위는 이제 그날의 기분과 만족을 구매하는 일이 됐다. 물건보다 경험을 사고, 필요보다 감정을 설득하며 지갑을 여는 소비 트렌드를 보여준다. 두쫀쿠는 그 흐름 위에 정확히 올라탄 디저트다. 그래서 그놈의 두쫀쿠는 아직도 줄을 세운다. 대단한 맛 때문이라기보다 우리가 기꺼이 감당하고 싶은 감정선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보람 예향부 부장 boram@kwangju.co.kr
‘두쫀쿠’는 두바이쫀득쿠키의 줄임말이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를 중심으로 한 디저트로, 두바이 디저트에서 착안한 재료 조합에 ‘쫀득함’이라는 한국식 식감 취향을 덧입힌 쿠키다. 값비싼 재료를 아낌없이 넣은 두툼한 형태는 줄을 서야만 맛볼 수 있다는 현상을 만들었고 단숨에 화제가 됐다. 외국에서 그대로 건너온 디저트라기보다는 한국 소비 문화 안에서 재구성된 결과물에 가깝다.
두쫀쿠 앞에 늘어선 줄은 배고픔의 결과라기보다 감정의 선택에 가깝다. 과하게 비싸다는 걸 알고, 굳이 기다릴 만큼의 맛은 아니란 걸 알면서도, 고열량 디저트에 대한 경고를 감수하고 사람들은 줄을 선다. “이 정도 수고는 나에게 허락해도 된다”는 자기 합리화와 이 유행의 한가운데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다는 안도감이 함께 작동한다.
디저트를 사는 행위는 이제 그날의 기분과 만족을 구매하는 일이 됐다. 물건보다 경험을 사고, 필요보다 감정을 설득하며 지갑을 여는 소비 트렌드를 보여준다. 두쫀쿠는 그 흐름 위에 정확히 올라탄 디저트다. 그래서 그놈의 두쫀쿠는 아직도 줄을 세운다. 대단한 맛 때문이라기보다 우리가 기꺼이 감당하고 싶은 감정선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보람 예향부 부장 bora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