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구조 개편 필요”…한전 독점·정치 결정 요금 한계 지적
국회미래연구원, 전력 소매시장 개편 방안 연구 보고서 발표
20여년 간 개편 중단…요금 정상화·독립 규제위 신설 등 주장
2026년 01월 20일(화) 19:40
한전의 전력 소매시장 독점과 정치에 영향을 받는 전기요금 체계 등을 해소하기 위해 전력산업 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에너지 시장에서 인공지능(AI)·탄소중립 적극 도입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0여년 동안 전력산업 구조 개편이 중단되면서 구조적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다.

20일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력 소매시장 개편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력 소매시장 구조가 산업 경쟁력과 시장 기능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전기요금이 원자재 가격 변동과 관계없이 정치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등 국내 전력 소매시장의 전체 기능이 왜곡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전력 소매시장은 유럽, 일본 등 해외 사례와 다르게 한전이 독점 판매했으며, 소비자들이 시장경제에 따라 가격이 저렴한 전기를 구입할 수 있는 선택지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전기요금 인상·인하 여부를 전기 유통을 담당하는 한전이 아닌 정치권이 결정했다는 점도 구조적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어 “산업 구조로 인해 한전이 재무 악화, 투자 지연 등 문제에 직면하고 있고, 요금·서비스 경쟁은 차단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 2022년 러-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원자재 가격이 대폭 증가했을 당시에도 고물가 등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우려한 정치권은 산업용 외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았고, 한전은 지난 2021~2023년 3년 만에 총부채 200조원, 누적적자 45조원을 기록한 뒤 아직까지도 재무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시장 원리에 따라 발전 원자재의 국제 가격 변동을 신속하게 전력 소매가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서는 “지난 2000년대 초 전력산업 구조 개편이 중단된 이후 20여년 이상 전력산업 구조적 문제가 누적된 제도적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현재 산업 체제가 유지될 경우 기업들의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가속화, 자가발전을 위한 ‘탈한전’ 등으로 전력시장 전체가 한전 중심의 ‘규제형’과 직접거래 중심의 ‘비규제형’으로 양분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대기업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가 대거 이탈하면 한전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 전력시장 사례를 들어 구조적 개편 과정도 분석했다. 우선 일본은 지난 1995년부터 2008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발전부문 경쟁 도입, 소매시장 부분 개방, 도매시장 거래 활성화 및 규제 완화 등 전력산업 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EU 역시 지난 1996년 이후 세 차례 전력 지침을 통해 전력산업 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등 전력시장에서 경쟁 기반을 단계적으로 갖췄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전력시장 개방과 더불어 독립적인 규제, 망 중립성 확보가 병행돼야 전력시장의 공정한 경쟁이 보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정책적 과제로는 전력시장의 독립성과 투명성 확보, 전기요금 체계 정상화, 단계적 소매시장 개편 로드맵 수립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로부터 분리된 전기요금·망 요금 결정 기구인 ‘독립 규제위원회’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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