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과 한글 - 박성천 문화부장
고전적 명제인 “언어는 정신을 지배한다”는 말은 모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표현이다. 모국어를 잃어버린 민족은 정체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정신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언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자국의 언어를 지키지 못한 나라치고 일류국가로 도약하거나 세계사적으로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친 사례는 없다.
광복은 주권을 되찾았다는 의미 외에도 본질적으로 우리의 언어를 되찾았다는 뜻을 함의한다. 대부분 일상에서 우리말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기에 ‘한글’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로 인해 한글이 창제되기까지의 지난한 역사, 글자에 투영된 애민사상 등을 깊이 있게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제강점기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한 고려인 동포들에게 한글은 ‘뿌리’ 그 자체였다. 당시 소련 당국에 의해 강제된 모국어 금지는 존재를 뒤흔드는 큰 고통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광주 월곡동 고려인문화관 ‘결’은 고려인 한글문학전을 2월 28일까지 진행 중이다. 한글문학을 추구했던 당대 문인 60여 명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조명희, 김기철 소설가를 비롯해 김준 시인, 리상희 평론가 등 척박한 중앙아시아에서 모국어로 창작을 했던 작가들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최근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이 서울 예원문화센터에서 열린 ‘코리안 페스티벌 2026’에 특별 출연해 화제가 됐다. 재외동포청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동향(同響): 같은 울림’을 주제로 세계 재외동포 아티스트들이 모여 음악을 매개로 우의와 화합을 다지는 자리였다. 2017년 창단한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은 독립투사 후손 4~5세 자녀 등 26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휘자인 조정희 호남대 교수는 “‘고려인’이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공유한 아이들이 음악으로 소통하는 공간”이라고 합창단 의미를 전했다. 정체성과 자부심을 잃지 않았다는 말은 우리말을 잊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한다. 이역만리 동토의 땅에서 추위와 배고픔, 억압 속에서도 모국어인 한글을 기억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선조들의 눈물겨운 역사를 상기해야 할 것 같다.
/ 박성천 문화부장 skypark@kwangju.co.kr
일제강점기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한 고려인 동포들에게 한글은 ‘뿌리’ 그 자체였다. 당시 소련 당국에 의해 강제된 모국어 금지는 존재를 뒤흔드는 큰 고통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광주 월곡동 고려인문화관 ‘결’은 고려인 한글문학전을 2월 28일까지 진행 중이다. 한글문학을 추구했던 당대 문인 60여 명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조명희, 김기철 소설가를 비롯해 김준 시인, 리상희 평론가 등 척박한 중앙아시아에서 모국어로 창작을 했던 작가들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지휘자인 조정희 호남대 교수는 “‘고려인’이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공유한 아이들이 음악으로 소통하는 공간”이라고 합창단 의미를 전했다. 정체성과 자부심을 잃지 않았다는 말은 우리말을 잊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한다. 이역만리 동토의 땅에서 추위와 배고픔, 억압 속에서도 모국어인 한글을 기억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선조들의 눈물겨운 역사를 상기해야 할 것 같다.
/ 박성천 문화부장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