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혐의 인정 않고 반성도 없는데…형량 납득 안된다”
윤석열 체포방해 5년 선고…지역민 반응
구형량의 절반 선고 터무니 없어
반헌법적인 행위 비해 처벌 미흡
초범이라는 이유 감경 말도 안돼
체포 저지 동조한 국힘 의원들
같은 법리 적용 책임 추궁 지적도
2026년 01월 18일(일) 19:35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법원이 체포방해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특검 구형(징역 10년)에 한참 못 미치는 징역 5년을 선고한 데 대해 광주 시민사회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 과정뿐 아니라 공무원의 사병화, 공권력 무력화 등 불법 사항을 열거하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지만, 정작 형량은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한다며 구형량의 절반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지도 않고 반성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는 등 감경 사유가 없었던 점도 비판에 불을 지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지난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체포방해) 등 8개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대통령기록물법위반,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경호법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기소됐다.

윤 전 대통령에게는 지난해 1월3일 대통령 경호처 인력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물리적으로 저지한 혐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일부 국무위원에게 소집 통보를 하지 않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사후 부서한 문서를 마치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처럼 꾸며 허위 선포문을 작성·파쇄한 혐의 등이 적용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으나, 일부 혐의는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무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허위 공문서 작성,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공용서류 손상 등 혐의는 윤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범행을 주도하거나 확정적인 계획 하에 범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나이·성행·환경·범행의 동기와 경위·수단과 결과·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판결을 지켜본 시민들 사이에서는 “반헌법적인 비상계엄을 획책한 데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형량”이라며 반발 의견이 쏟아졌다.

송창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광주지부장은 “윤 전 대통령이 저지른 범행의 중대성과 위법성, 그동안 법정에서 보여 온 태도를 고려하면 1심 선고 형량은 지나치게 가볍다고 보인다”며 “추후 항소심을 거쳐 무죄 판결이 내려진 점에 대해서도 다시 판단을 받고, 특검 구형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판결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나규복 광주전남촛불행동 공동대표도 “체포 방해는 권력을 동원해 국가 기관 간 무력·유혈 충돌을 야기할 뻔한 중대 범죄”라며 “대통령 권력을 악용해 반헌법적 행위에 대한 체포를 거부한 것을 ‘초범’이라는 이유로 감경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광주시민 박승일(24·광주시 남구)씨는 “초범이라서 감경되는 건 말장난같다. 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검사 출신인데 초범의 여부가 아니라 법을 이용했다는게 괘씸하다”며 “큰 죄를 짓고도 뻔뻔하고 반성하는 기미가 없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등 SNS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아무리 초범이어도 죄의 경도가 있다. 재판부의 1심 선고가 너무 아쉽다. 이게 나라냐?”고 되물었다.

또 스레드 등지에도 “체포방해 혐의 5년 선고는 무슨 주정차 위반 과태료 맞은 느낌이겠다”, “(비상계엄, 경호처 동원 체포방해 등) 재범이 불가능한 범죄인데, 초범이라는 게 양형사유가 맞는거냐”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저지한 행위가 불법으로 확인된 만큼, 체포 저지를 도왔던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도 같은 법리가 적용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체포 방해는 단순한 개인 방어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공권력을 사병화한 중대 사안”이라며 “체포 저지를 도우며 적극 동조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 외에도 7개 재판을 더 받고 있다.

‘본안 사건’으로 꼽히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는 다음 달 19일 오후 3시로 예정됐다.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재판은 오는 27일,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관련 재판은 다음달 3일 각각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된다. ‘건진법사’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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