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 지원 결과에 대해 지역 시각예술계 문제 제기
단체들 “지원 체계의 원칙과 형평성이 유지되고 있는지” 반문
재단 측 “통합 공모 장르 전 분야 열려 있어…경쟁률 5대1구조”
2026년 01월 15일(목) 12:15
광주문화재단 로고
최근 발표된 광주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사업 통합공모 결과에 대해 지역 시각예술계를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의 대표 독립예술공간인 DDF, 바림, 오버랩, 지구발전오라, 호랑가시나무창작소, 뽕뽕브릿지, 은암미술관 등 창제작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단체들은 “광주문화재단이 스스로 만들어 온 지원 구조와 원칙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15일 ‘미술도시 광주’ 선언 이후, 무엇이 무너지고 있는가? 원칙과 전문성을 잃은 문화행정이 만든 광주미술의 위기’라는 보도 자료에서 “이는 단순히 특정 단체의 선정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아니라, 광주문화재단이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해 온 지원 체계의 원칙과 형평성이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구조적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들에 따르면 문화재단의 문화예술지원사업은 그동안 장르별 창작 환경 차이를 고려해 비교적 명확한 구조를 유지해 왔다. 과거 여러 차례의 공청회와 간담회, 예술가와 운영 단체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형성된 결과였다. 공연예술 분야에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을, 시각미술 분야에는 ‘레지던스프로그램지원사업’을 통해 기초 창작 환경을 지원하는 방식은 그러한 논의의 산물로 인식돼 왔다는 것이다. 또한 레지던스프로그램지원사업은 창작공간지원사업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지만 거주형과 비거주형의 형태로 지원하며, 창제작을 위한 공간 유무 등을 판별하고 입주작가 활동을 지원하는 등 기존 레지던스프로그램지원사업의 프레임으로 시각예술기반의 창제작 공간을 지원한다는 방침으로 이해돼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단체들은 “2026년 통합공모 결과는 이 지원 체계의 균형이 실제로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며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은 당초 취지와 방향에 따라 6개 단체가 선정됐지만, 창작공간지원사업은 총 5개 단체 선정 중, 시각예술기반 3개와 공연예술기반 2개가 선정됐다”며 “결론적으로 장르 특성화로 설계된 사업이 공연분야 8개, 시각분야 3개 단체를 지원하는 결정으로, 장르 편중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심사 과정에 있어 전문성 확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과 창작공간지원사업은 장르와 사업의 특수성에 따른 복합적인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단체들은 “다수의 지역재단이 지역 안팎의 관련분야 전문 기획자나 운영 혹은 주요 참여 경험자를 초청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반면 광주는 일반공모를 통해 심사위원 후보를 선정한 후 추첨 방식으로 심사위원을 구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방식은 행정적 편의와 형식적 투명성에는 유리할지 모르나, 예술 정책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기에는 전문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고 언급했다.

단체들은 문화재단의 이 같은 지원 방식은 중앙의 정책 흐름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기초 예술분야의 중요성을 재인식해 시각, 다원, 공연 분야의 창작산실 및 창작주체 지원을 강화하고, 문학 레지던시 등 다양한 장르의 창제작과 연구를 지원하는 등 기초 생태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광주는 여전히 결과 중심의 대규모 행사와 일회성 이벤트 생산에 치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며 “이는 ‘미술중심도시’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지향점에 부합하는 정책적 판단인지 냉정한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통합 공모는 성격상 장르 전 분야에 열려 있다. 그리고 공연장을 예로 보면 공공성과 민간에 다른 차원을 두고 심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한 장르만 편중되면 안 되므로 장르 간 나름의 안배는 있었다”며 “모든 심사는 심사위원회에서 원칙대로 결정하고 심사위원과 심사평도 공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에 969건이 접수됐는데 210건 지원이 결정될 만큼 경쟁률이 5대 1이었다. 지원을 받지 못한 예술가들이 훨씬 많은 구조다. 예산이 한정돼 있다 보니 많은 분들께 지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안타깝다”며 “탈락한 분들께는 13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는 시 보조금지원사업 접수 일정과 아울러 문화재단 지원에 선정된 예술가들에게는 중복 지원이 안 된다는 내용도 함께 안내를 했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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