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부세 20년간 지원 등 파격 재정 특례 요구에 방점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 미리 보니
단순 예산 지원을 넘어
지역에서 걷히는 국세 직접 운용
대규모 개발 사업 발목 잡던 예타
장기간 면제받는 조건도 포함
오늘 국회 공청회 통해 공개
2026년 01월 14일(수) 19:57
광주시와 전남도가 마련한 ‘광주전남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특별법)에는 중앙정부로부터 막대한 재정 권한과 세제 혜택을 이양받는 이른바 재정 자치권 확보에 방점이 찍혔다. 단순 예산 지원을 넘어 지역 내에서 걷히는 국세를 직접 운용하고, 대규모 개발 사업의 발목을 잡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장기간 면제받는 조건도 포함됐다.

14일 광주일보가 입수한 특별법안을 분석한 결과,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통합 자치단체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재정 보전 대책이다.

법안은 광주시 법안과 전남도 법안이 함께 담겼으며 이견이 있는 경우 조율할 수 있는 여지를 뒀다.

법안 제43조의 경우 광주시는 국가는 보통교부세와 별도로 특별시가 설치된 해의 직전 연도에 폐지되는 광주시와 전남도의 보통교부세 총액의 100분의 12를 20년간 매년 추가로 지원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통합 초기 발생할 수 있는 행·재정적 공백을 메우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이는 대구·경북이나 대전·충남 등 타 지자체가 논의 중인 특례 기간(10년), 지원비율의 두배에 달한다.

전남도는 별도안(제44조·제45조)을 보통교부세와는 별도로 ‘통합특별교부세지원금’과 ‘통합특별교육교부세지원금’ 신설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연도 내국세 총액의 1000분의 5를 통합특별교부세로, 1000분의 3을 교육교부세로 지원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전남도의 안대로라면 광주전남특별시는 대한민국 전체 내국세의 0.8%를 고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이는 국가 경제 규모 성장에 따른 세수 증가분을 더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 재정 파이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재원 조성에서도 전남도는 국가의 책임을 더 강하게 요구했다. 전남도는 특별시 내 시·군·구 균형발전을 위해 설치하는 ‘균형발전기금’에 국가는 1조원 이상을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통합이 자칫 광주 중심의 빨대 효과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도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가 차원의 확실한 ‘당근’을 요구한 셈이다.

통합 도시의 명칭과 청사 소재지를 다룬 제6조에서는 광주시, 전남도의 입장이 미묘하게 달랐다. 광주시안은 특별시의 명칭을 ‘광주전남특별시’로 하고 청사는 종전의 시청과 도청을 활용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전남도는 단서 조항을 통해 “특별시 명칭은 지방자치법 절차에 따라 특별시의회의 의견을 들어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통합 출범 이후라도 여론 수렴을 통해 명칭을 바꿀 수 있는 길을 열어둠으로써, 명칭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의 불씨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세의 지방 이양에 대해서는 시·도가 의견을 같이했다.

법안 제42조에 따르면 국가는 특별시 관할구역 내에서 징수하는 법인세 총액의 100분의 70을 특별시로 교부해야 한다.

또한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지방소비세 제외)의 일부도 특별시에 귀속시켜 자주 재원을 대폭 확충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광주전남특별시 계정’을 설치해 중앙행정기관의 권한 이양 비용과 국가보조사업 수행 등에 투입된다.

행정통합과 관련된 대규모 사업의 경우 기획예산처장관과 행정안전부장관이 법 시행 이후 10년간 예비타당성조사와 투자심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조항도 담겼다.

이는 AI, 에너지 등 급변하는 미래 산업 트렌드에 맞춰 적기에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 조치로 해석된다.

산업 분야에서는 ‘에너지·AI·문화 수도’라는 비전에 걸맞은 권한 이양이 명시됐다.

특히 에너지 산업 육성을 위해 기존 산업통상자원부(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가진 권한을 대거 가져온다.

국가 AI 혁신거점 조성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정부는 특별시 전 지역과 연계된 교통·물류·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야 하며, 특별시장이 지정하는 지역을 ‘인공지능 도시 실증지구’로 지정해 건축 기준과 용도 지역 규제를 완화할 수 있게 했다.

법안 제286조는 종전의 전남도 관할구역에 국립의과대학을 설치하고, 동부와 서부에 각각 부속병원을 설치해 의료 취약지 문제를 해결하도록 명시했다.

통합 도시의 대형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조항도 포함됐다. 특별시 설치 후 10년 동안 통합과 관련된 사업에 대해 기획재정부 장관이 수행하는 예비타당성조사와 행정안전부 장관의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심사를 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2026년 7월 1일 시행을 목표로 하고 이번 특별법안은 15일 오후 국회에서 공청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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