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와 다자주의의 가치 - 서보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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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오년 들어서 외신은 대부분 트럼프의 일방주의적인 행보로 채워지고 있다. 마약 밀매를 이유로 베네수엘라를 군사공격하고 대통령 부부를 체포한 것이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유엔을 비롯한 다자주의에 반감을 갖고 국제기구에서 탈퇴하거나 분담금 납부를 중단하였다. 급기야 올 1월 들어 트럼프 정부는 66개에 달하는 유엔 안팎의 국제기구를 탈퇴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이 유엔과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예산에 각각 22%, 25%를 책임져온 점을 감안한다면, 국제평화와 안정을 위한 다자활동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기후, 보건, 분쟁, 무역 등 수많은 국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인력과 재정이 더 필요한 형국인데, 트럼프는 오히려 국방비 증액만 주장할 뿐이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는 전통적인 유럽 안보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그 회원국들의 이익도 침범할 태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 대응기구 역할을 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위험 대응센터(Hybrid CoE)도 탈퇴하였다. 급기야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이 획득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서방국들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우방국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트럼프의 행보는 명백히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붕괴를 촉진함은 물론 지구촌의 앞날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 행보의 배경으로 첫째, 개인 변수로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상업주의적 태도를 들 수 있다. 미국과 자신의 이익에 유용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일방적인 결정과 필요시 물리적인 수단까지 활용해 목적을 관철하는 태도를 보인다.
둘째는 미국 외교안보정책 결정집단이 말하는 미국의 국익을 위한 선택적 판단이다. 러-우전쟁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보이는 친이스라엘 노선과 차이를 보이지만, 그것을 관통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이라는 말이다. 베네수엘라 공격과 그린란드 획득 선언도 석유 등 주요 자원 확보를 통한 미국 내 물가 안정과 중국의 영향력 견제를 통한 패권 유지가 목적이다.
트럼프는 집권 1기부터 유엔 등을 통한 다자적 접근을 반대하고 동맹·우방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를 비판해왔다. 집권 2기 시작하자마자 쏘아 올린 관세폭탄 선언이 미국 우선주의의 또다른 출발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자협력의 비용과 동맹·우방국들에 제공한 안보 부담을 줄이고, 그 편익을 미국인(유권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와 같은 행보가 국제사회의 안정과 공영을 위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트럼프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국제법을 경시하는 태도까지 보여 포퓰리즘이 국제적 차원에서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냉전 해체 직후인 1993년 하버드대학의 존 러기(John Ruggie) 교수는 ‘다자주의가 중요하다(Multilateralsm Matters)’는 책을 출간했다. 오늘날엔 당연한 말 같지만, 당시엔 냉전시대의 동맹과 같은 양자주의 관행 탓에 반신반의했다.
러기는 국제질서의 변동, 즉 양극체제의 붕괴 및 일극체제의 등장이 증대하는 국제문제들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국제 다자협력의 사례를 군사, 경제 등의 분야에서 성공, 실패 사례를 균형적으로 살피면서 다자주의의 유용성을 제안했다. 냉전 해체 이후 경제의 세계화로 세계가 하나가 되어가는 형국이었으나, 그것이 공존공영으로 갈지 아니면 승자독식의 길로 나아갈지는 불확실했다. 러기는 그 대책으로 다자주의를 선택했다.
그러나 지구촌의 실존적 위기가 뚜렷해진 오늘날 다자주의는 러기가 생각한 정책대안의 수준을 넘어 국제사회의 규범으로서의 가치도 갖고 있다. 트럼프가 보이는 행태는 미국의 패권 약화에 대한 불안감을 일탈적인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그만큼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주고 있다.
트럼프의 일련의 행동은 시대착오적이고,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이익, 미국인들의 생존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지금도 분쟁 현장에서 평화 요원으로, 식수가 없고 공교육을 받지 못하는 빈국에서 인도주의 및 개발 지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후변화와 보건위기에 대응하는 국제적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 이런 국제평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병행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트럼프는 우리에게 동맹을 성찰하는 동시에 평화를 깊이 사유할 기회도 제공해주고 있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는 전통적인 유럽 안보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그 회원국들의 이익도 침범할 태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 대응기구 역할을 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위험 대응센터(Hybrid CoE)도 탈퇴하였다. 급기야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이 획득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서방국들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우방국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트럼프의 행보는 명백히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붕괴를 촉진함은 물론 지구촌의 앞날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둘째는 미국 외교안보정책 결정집단이 말하는 미국의 국익을 위한 선택적 판단이다. 러-우전쟁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보이는 친이스라엘 노선과 차이를 보이지만, 그것을 관통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이라는 말이다. 베네수엘라 공격과 그린란드 획득 선언도 석유 등 주요 자원 확보를 통한 미국 내 물가 안정과 중국의 영향력 견제를 통한 패권 유지가 목적이다.
트럼프는 집권 1기부터 유엔 등을 통한 다자적 접근을 반대하고 동맹·우방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를 비판해왔다. 집권 2기 시작하자마자 쏘아 올린 관세폭탄 선언이 미국 우선주의의 또다른 출발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자협력의 비용과 동맹·우방국들에 제공한 안보 부담을 줄이고, 그 편익을 미국인(유권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와 같은 행보가 국제사회의 안정과 공영을 위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트럼프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국제법을 경시하는 태도까지 보여 포퓰리즘이 국제적 차원에서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냉전 해체 직후인 1993년 하버드대학의 존 러기(John Ruggie) 교수는 ‘다자주의가 중요하다(Multilateralsm Matters)’는 책을 출간했다. 오늘날엔 당연한 말 같지만, 당시엔 냉전시대의 동맹과 같은 양자주의 관행 탓에 반신반의했다.
러기는 국제질서의 변동, 즉 양극체제의 붕괴 및 일극체제의 등장이 증대하는 국제문제들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국제 다자협력의 사례를 군사, 경제 등의 분야에서 성공, 실패 사례를 균형적으로 살피면서 다자주의의 유용성을 제안했다. 냉전 해체 이후 경제의 세계화로 세계가 하나가 되어가는 형국이었으나, 그것이 공존공영으로 갈지 아니면 승자독식의 길로 나아갈지는 불확실했다. 러기는 그 대책으로 다자주의를 선택했다.
그러나 지구촌의 실존적 위기가 뚜렷해진 오늘날 다자주의는 러기가 생각한 정책대안의 수준을 넘어 국제사회의 규범으로서의 가치도 갖고 있다. 트럼프가 보이는 행태는 미국의 패권 약화에 대한 불안감을 일탈적인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그만큼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주고 있다.
트럼프의 일련의 행동은 시대착오적이고,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이익, 미국인들의 생존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지금도 분쟁 현장에서 평화 요원으로, 식수가 없고 공교육을 받지 못하는 빈국에서 인도주의 및 개발 지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후변화와 보건위기에 대응하는 국제적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 이런 국제평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병행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트럼프는 우리에게 동맹을 성찰하는 동시에 평화를 깊이 사유할 기회도 제공해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