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 - 김지을 사회부장
2026년 01월 13일(화) 00:20
오래 전 한 출판사가 직장인(558명)을 대상으로 ‘착하다’는 의미를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결과, 착하다는 말에 대해 20.6% 직장인은 ‘긍정적인 의미를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답변한 반면, 20.4%는 ‘내가 착하기만 한 걸까’라고 다소 부정적 의문을 제기했다.

또 직장인 12.5%는 ‘내가 능력이 없다는 건가’라고 생각했다고 응답했다. ‘착한 직장인 콤플렉스’를 묻는 질문에도 39.4%의 직장인이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25.3%의 직장인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한다’, 12.4%는 ‘먼저 양보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모든 일은 자신이 책임지고 있다’고 응답한 직장인도 12.2%나 됐다. 직장인 45.3%는 또 ‘착하게 살고 싶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고도 응답했다.

‘착하게 살아도 괜찮아’(가야마 리카)라는 책을 내며 진행된 설문이라고 하지만 그대로 흘려넘길 수 없는 내용이다.

‘착하게 살면 손해 본다’는 통념이 익숙해진 시대다. ‘남의 말을 잘 들으면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으면서 생긴 탓이다. 이른바 ‘착한 사람 콤플렉스’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착하다’는 단어의 의미도 ‘일 못하는, 손해만 보는’ 등의 의미로 달라졌다.

그래서일까. 고(故) 안성기 배우의 메시지가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 ‘국민 배우’ 안성기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당부는 ‘착한 사람’이었다. 지난 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고 안성기 배우 영결식에서 유족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한 장남 다빈씨는 “저에게 써준 편지이긴 하지만 모두에게 남기고 간 메시지 같기도 하다”며 고인이 남긴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편지는 고인이 다섯 살 아들에게 남긴 메시지였다.

고인은 편지에서 “아빠는 다빈이가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고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또 “이 세상에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이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고 썼다.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 사회, 착한 사람이 잘 사는 사회, 그런 착한 사람들이 모여 더 좋은 내일을 만드는 사회이길 소망한다. 올해는.

/김지을 사회부장 dok2000@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768231200794337087
프린트 시간 : 2026년 01월 13일 13:5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