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에서 상생으로 전남 섬 새 희망 떠오른다
세계 첫 여수세계섬박람회 개막
기후위기 시대 전남 섬 재발견
사람이 돌아오는 섬 만들기
바다와 공존의 새로운 방식
머물 수 있는 삶의 터전으로
지속가능한 내일 설계한다
2026년 01월 03일(토) 10:20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가 펼쳐지는 여수 섬 전경. <여수세계섬박람회조직위원회 제공>
세계 최초로 내년 여수에서 열리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전남 섬을 새롭게 조명하는 국제 이벤트다.

전남 섬이 고립과 단절, 소외의 공간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 바다와 인간의 상생을 구현해내고 지속가능한 개발 방안을 고민하는 공간으로 주목받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남도와 박람회 조직위원회 측 분석이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2165개)을 보유한 전남지역 섬이 갖춘 생물 다양성과 주민들의 고유한 섬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전남도가 올해 ‘다도해의 보석’ 섬에 1822억원을 투입해 지속가능한 섬 개발·보전·성장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전남 곳곳의 섬마다 고유한 문화와 생태, 환경을 개발·보전해 가고싶은 섬, 찾아가고 싶은 섬을 만들고 섬이 비워져 무인도로 전락하지 않도록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한편, 머물고 싶은 섬을 위한 차별화된 체류형 관광 확대 방안을 갖추는 데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세계 최초 섬 박람회, 섬의 가치 확인=여수 돌산 진모지구 일대에서 열리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박람회 기간(2026년 9월 5일~11월 4일) 동안 기후위기 시대, 최전선에 놓여있는 섬을 주제로 바다 생태계 보전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박람회 조직위는 8개의 전시관과 박람회 기간 열리는 주요 행사를 통해 섬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세계인들이 머리를 맞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195개국 중 절반이 넘는 104개국(54%)이 보유하고 있는 섬의 역사적 가치와 독특한 문화자원, 바다에 둘러싸인 고유한 해양 생태계,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치유·힐링의 공간으로 섬의 역할을 소개하고 세계에서 4번째로 섬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섬(2165개)을 보유한 전남 섬의 다양성도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전남도는 263억원을 들여 섬 박람회장 랜드마크, 세계 섬·한국 섬 테마존 설치, 관람객 유치 마케팅 활동 등에 나서 전남 섬 정책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머물고 싶은 섬으로, 정주 여건 확충=신안 기점·소악도는 올해만 3만 6115명이 찾는 등 순례자의 섬으로 입소문이 났지만 주민들은 많지 않다. 섬 주민 평균 연령은 70세 안팎이고 올해 대기점도의 행정상 등록 인구(46명)에 못 미치는 20여 가구만 실제 거주하고 있다. 기점도 주민들은 목포나 지도읍 5일장까지 가야 생필품이나 필요한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다. “아픈 사람, 나이 든 사람에게 점점 더 좁아지는 공간”이라는 말이 나올만하다.

전남도는 이같은 점에 주목, 올해 특수상황지역개발과 성장촉진지역 개발 사업을 통해 섬마을 단위 LPG 시설 구축, 작은 섬 공도방지 사업 등을 추진하는 한편, 선착장, 도로, 대합실, 공동작업장 등 생활 시설 확충에 나선다.

‘특수상황지역’이란 남북 분단 상황 또는 섬의 지리적 여건 등으로 일정 기간 국가의 행정지원과 같은 특수한 조치가 필요한 곳으로, 전남도는 올해 46개소에 208억원을 들여 섬이 지닌 자연자원과 인문자원을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한 섬 개발이 되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성장촉진지역으로 지정된 전남도 내 121개 섬에 871억원을 들여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정부는 전국 기초단체중 연평균 인구변화율, 소득수준, 재정자립수준 등을 종합평가해 낙후도가 하위 30%에 해당하는 기초단체를 성장촉진지역으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를 계기로 다도해의 보석, 섬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여수 사도 일출 풍경.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제공>
◇K-관광 섬·가고싶은 섬 확대=전남도는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24개 섬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홍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수 낭도, 고흥 연홍도, 강진 가우도, 완도 소안도, 진도 관매도, 신안 반월·박지도(2015년), 보성 장도, 완도 생일도(2016년), 신안 기점·소악도(2017년), 완도 여서도, 진도 대마도(2018년) 등 10개 섬에 우선적으로 관광 인프라 시설을 갖췄고 고유의 문화자원과 연계해 관광객들에게 선보였다.

반월·박지도에는 주민들의 “도라지 많이 심어놓은 것 밖에 없다”는 말에 착안, 보라색 테마로 한 ‘퍼플교’(547m), ‘문브릿지’(380m)를 만들고 버들마편초, 아스타 국화 등을 심었다.

고작 1.75㎢(박지도)·2.54㎢(반월도)에 불과한 섬으로 2020년 한 해에만 20만 3094명이 몰리는가 하면, 2년 만인 2022년에는 38만 5828명이 다녀가는 등 전남 대표 관광지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대박이 났다.

가고싶은 섬 사업을 통해 지난 2016년 이후 귀촌자가 342명 늘었고 소득(96억원)도 증가했다는 게 전남도 분석이다. 전남도는 올해도 74억원을 들여 6개소에 체류형 관광 콘텐츠를 확충하고 지역 특성을 살린 관광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섬 둘레길 탐방 프로그램, 전남 섬 미로 여행 등으로 테마·계절별 관광 수요 창출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전남도는 또 문화체육관광부의 ‘케이(K)-관광섬 육성사업’ 을 통해 여수 거문도와 신안 흑산도에 올해 94억원을 들여 관광 체류 시설 조성, 관광 콘텐츠·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K 관광섬으로 선정된 거문도는 국내 최초의 테니스장, 등대, 초등학교가 있는 서양 문물 수용과 전파의 출발점으로 근대 역사 문화의 중심지다. 흑산도는 국내 최초 해양학 연구서인 정약전의 자산어보가 탄생한 섬으로 바다 위에서 고래를 거래하던 시장인 ‘파시’가 번성했던 곳이다.

전남도는 올해 여수의 경우 뱃노래 전수관·마을호텔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흑산도에는 사리분교 리모델링과 탐조대회, 독립 영화제 및 팸투어 운영 등을 기획중이다.

전남도는 또 섬과 사람을 잇는 교류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도 힘을 쏟는다. 거주하는 주민이 직접 섬을 설명하고 안내하는 섬 코디네이터 양성 교육 등 주민참여형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제 청년 섬 워크캠프, 섬 학술대회 등으로 전남 섬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주력한다.

전남도 박영채 해양수산국장은 “여수세계섬박람회를 계기로 섬 주민의 일상이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정주와 관광, 국제 교류가 조화를 이루는 섬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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