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핫플-제주 한라산 1100고지] 눈꽃세상으로 ‘혼저옵서예’
한라산 고원에 12만5511㎡ 습지
희귀·멸종위기 동식물 ‘생태 보고’
걷기만 해도 설원의 장관 눈앞에
눈썰매·트레킹 ‘모두의 놀이터’
2026년 01월 01일(목) 19:05
1100고지 설경-눈이 내리면 한라산 서쪽 해발 1100m는 눈꽃을 감상하는 명소가 된다.
한라산 서쪽 해발 1100m에 위치한 1100고지. 1100도로 정점에 자리하고 있다.

1100도로는 한라산을 사이에 두고 제주시와 서귀포시 중문동을 연결하는 도로이다. 201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전까지 국도였다. 우리나라 국도 가운데 해발 높이가 가장 높다.

계절별로 한라산의 다채로운 풍경을 담아내 빼어난 절경이 펼쳐진다. 마치 신이 선물한 뛰어난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밤하늘 별들을 선명하게 관측하는 장소로도 적합하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빛 공해가 적기 때문이다. 셀 수 없이 반짝거리는 영롱한 별을 바라보며 별 헤는 밤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겨울이면 눈 덮인 한라산의 하얀색. 신기한 남국의 정취에 빠져들게 한다.

▲1100고지는 눈꽃 명소

한라산 허리인 1100고지는 겨울에 놓쳐서는 안 될 필수 여행 코스이다.

대한민국 가장 남쪽에 있는 제주에서 이곳은 눈이 내릴 때면 그야말로 겨울 왕국이 된다. 산에 오르지 않고도 볼 수 있는 눈꽃 명소가 펼쳐진다.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눈발이 어우러진 순백의 풍광은 매력적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뽀득뽀득 눈 밟은 소리, 새하얗게 펼쳐진 설원의 장관, 고요한 자연을 오롯이 느끼며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나뭇가지를 감싸 안은 상고대는 그야말로 절정이다.

이곳에 서 있으면 마음마저 깨끗해지게 만든다. 매서운 추위에도 고지대의 맑고 차가운 공기는 뼛속까지 상쾌하게 만든다.

눈이 쌓일 때는 주변 언덕이 썰매장으로 변신, 어린이들은 물론 가족, 연인들 간 겨울 놀이터로 각광받고 있다.

마치 눈꽃 터널을 지나는 드라이브 코스도 매력적이다.

눈 덮인 한라산의 품속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경관은 환상적이다. 깊어가는 한라산의 겨울을 사진과 영상에 담으면 더없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한라산을 오르고 싶다면 1100도로에서 어리목과 영실 코스로 이동해 윗세오름까지 등반하는 것도 좋다. 한라산 트레킹 코스는 성판악, 관음사, 돈내코 코스도 있다.

다만, 겨울 산행은 아이젠이 필수이며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입산 가능 탐방로 정보는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미리 확인해야 한다.

한편, 제주 선인들은 녹담만설(鹿潭滿雪)을 제주를 대표하는 경승지 영주십경 중 하나로 꼽았다.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 내린 눈은 늦봄까지 녹지 않는 풍경을 표현한 것이다.

1100도로 설경-제주시와 서귀포시 중문동을 잇는 1100도로는 1100고지를 정점으로 설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1100고지 습지

1100고지에는 습지보호구역이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나무 데크로 산책로가 조성돼 걸으면서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다양한 습지의 모습과 생태를 살피고, 사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좋다.

1100고지 습지는 2009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한라산 고원지대에 형성된 대표적인 산지습지로 면적은 12만5511㎡이다.

투수성이 높은 한라산의 지질 특성을 고려할 때 매우 특이한 습지로 평가되고 있다. 현무암 특성으로 담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담수 기간이 길어 낮은 곳에 고여 있는 물은 야생동물의 중요한 식수원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는 한라산 고유 식물인 한라물부추를 비롯해 지리산오갈피가 분포하고 있다.

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매, 2급인 말똥가리와 조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황조롱이, 두견, 제주도 특산종인 제주도룡뇽, 한라북망밑들이메뚜기, 제주밑들이 등이 서식하고 있다.

통발과의 식충식물인 자주땅귀개 자생지로도 알려져 왔는데 분포면적은 약 150㎡ 규모이다.

▲한라눈꽃버스 운행

제주특별자치도는 한라산 설경을 찾는 관광객과 제주도민을 위해 한라눈꽃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겨울철에 등장하는 이 버스는 오는 3월 2일까지 80일간 1100번·1100-1번으로 찾아가고 있다.

1100번 노선은 제주버스터미널에서 한라병원~어리목~1100고지~영실지소까지 운행한다. 1100-1번 노선은 서귀포등기소에서 서귀포터미널~영실지소~1100고지~어리목까지이다.

한라눈꽃버스와는 별개로 정규 노선인 240번 버스도 제주버스터미널에서 1100고지를 경유,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구간까지 하루 18회 매일 운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겨울철 안전사고와 주차 공간 등을 고려해 자가용 대신 버스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1100고지 습지 전경.
[고상돈 공원] ‘산악계의 전설’ 고상돈의 유해 묻힌 곳

“여기는 정상,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1977년 9월 15일 낮 12시50분 군용 무전기를 타고 흘러든 이 한마디는 대한민국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고상돈.

고상돈은 1979년 북아메리카 최고봉인 매킨리 등정 후 하산 도중 ‘영원한 산사나이’로 잠들었다.

제주가 낳은 ‘산악계의 전설’ 고상돈의 유해는 산악인의 꿈을 키웠던 한라산 1100고지에 영원히 묻혔다.

1100고지에는 세계적인 산악인 고(故) 고상돈(1948-1979)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공원이 조성됐다. 고상돈 동상과 기념비가 함께하고 있다.

1100도로 일부 구간은 고상돈로 명예도로로 기리고 있다.

고상돈로는 서귀포시 하원동 산록남로변에서 해안동 어승생저수지 삼거리까지 연결된 18㎞ 구간이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고상돈의 도전 정신을 기억하고, 고상돈로 걷기를 통해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한라산 고상돈로 전국걷기대회’도 열리고 있다.

고상돈은 이제 1100고지를 찾는 등반객과 도민, 관광객들에게 ‘산사랑’의 진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한편, 대한산악연맹은 고상돈의 에베레스트 등정 쾌거를 기념해 9월 15일을 ‘산악인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산악계의 전설’을 기리는 고상돈 공원에는 동상과 기념비가 자리하고 있다.
‘길의 혁명’ 1100도로

1100도로는 원래 한라산 서쪽 원시림이었다. 한라산 동쪽으로 5·16도로(제1횡단도로)가 개통된 후 서쪽 관광도로(제2횡단도로) 건설 계획으로 진행됐다. 제주시 노형오거리에서 한라산 서쪽 해발 1100m를 정점으로 서귀포시 중문동 일주도로까지 이어진다.

1968년 7월 개설 공사에 착수, 1973년 12월 개통됐다.

제주일보의 전신인 濟州新聞(제주신문)은 1973년 12월 18일 자 ‘제2횡단도로 개통’ 보도를 통해 ‘관광 종합 개발을 촉진하게 됨은 물론 한라산 영실·아흔아홉골·어승생 등 경승지 개발과 함께 2만㏊의 유휴지 개발에도 큰 몫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도로 건설에는 아스팔트 2728t, 시멘트 1016t, 철근 86t, 중기차량 연 7111대, 연 동원인원 25만1300명이 투입됐다.

이른바 1960년대 말 ‘국토건설단’이 대형 공사장에 배치됐는데, 제주에서는 어승생댐 공사 노역이 마무리되어가자 이 도로 개설 작업에도 투입됐다.

한편 제주의 산악 도로는 예로부터 주민의 방목과 산림 벌채 등을 위해 자연 발생적으로 만들어졌다. 일제 강점기 말 일본군이 주둔하면서 해발 900m 어승생 수원과 어승생봉을 중심으로 일부 도로를 개설했다. 1968년 해발 1100m까지 오르내리는 급경사를 완만하게 우회시키는 어려운 공사에 착수해 5년여 만에 완공됐다. 도로 너비 10m, 포장 너비 7m의 2차선 도로였다.

/제주일보=김재범 기자, 사진=제주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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