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년들 ‘탈광주’ 이유 있었다…“고향 떠나기 싫은데 일자리가 없다”
광주 대학생 10명 중 7명 “일자리 있으면 광주에 취업하고 싶다” 답변
대학 교육 현장 실무 중심·기업 맞춤형 프로젝트 교과 과정 도입 필요
대학 교육 현장 실무 중심·기업 맞춤형 프로젝트 교과 과정 도입 필요
![]() /클립아트코리아 |
#. 광주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조현민(31)씨는 어린 시절부터 관심이 있던 애니메이션학과 진학을 위해 고향을 떠나 충남 아산에 있는 순천향대로 진학했다.
조씨는 졸업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애니메이션 관련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경기도의 한 게임 회사에 취업해 그래픽 제작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원하는 학과나 직종이 수도권에 많이 분포돼 있다 보니 고향에 머물고 싶어도 자연스럽게 올라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광주는 일자리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직무와 연관된 모임이나 행사도 적어 경력을 쌓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 광주의 한 대학교를 졸업한 박지만(29)씨도 일자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 서울에 정착했다. 박씨는 “부모님과 친구들이 모두 광주에 있어 광주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전공을 살릴 만한 직무 자체가 적어 서울에 살게 됐다”며 “선택지는 결국 수도권뿐이었고, 아직도 고향을 떠나 혼자 사는 삶이 쉽지 않고 외롭다”고 털어놨다.
지역 청년들이 ‘탈 광주’를 선택하는 배경에는 개인의 선호보다 구조적인 일자리 문제와 전공 미스매치가 자리 잡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역 청년 대다수가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취업 준비생 대상 현장 실무 중심 교육과 산학 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주경영자총협회(광주경총)는 조선대학교 취업전략팀과 리서치 전문기관 와이즈초이스에 의뢰해 조선대학교 재학생·지역 청년 307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 인식도 설문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광주 지역 기업에 양질의 일자리가 있다면 취업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3.9%가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있다’는 44.0%로 가장 많았고, ‘있다’ 역시 30.0%였다. 지역 청년 10명 중 7명 이상이 여건만 갖춰진다면 광주에 정착해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취업 희망 근무 지역에서도 수도권(41.7%)과 광주(40.4%)는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여기에 전남(11.1%)을 포함하면 광주·전남 지역 근무를 희망하는 비율은 51.5%로, 수도권 선호도를 웃돌았다.
지역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이뤄질 경우 청년 유출을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역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현실 인식은 녹록지 않았다.
‘광주 지역에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가 충분한가’라는 질문에 부정적인 응답이 38.4%로 긍정적인 응답(27.7%)을 크게 앞질렀다.
지역 취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전공 관련 일자리 부족’이 46.6%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급여 수준이 낮음’(18.9%)이나 ‘기업 인지도 부족’(17.3%) 등을 크게 웃돌았다. 직업 선택의 절대 조건으로 여겨졌던 임금 문제보다는 전공과 경력 등을 연계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는 것이 지역 청년 유출의 핵심 원인이라는 게 광주경총의 설명이다.
청년들은 지역 대학의 교육 방향성에 대해서도 분명한 요구를 드러냈다.
지역 청년 취업 활성화를 위해 대학이 강화해야 할 교육으로는 ‘현장 실무 중심 교육’이 43.0%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이어 ‘기업 맞춤형 프로젝트’(21.5%), ‘인공지능(AI)·스마트 제조 등 최신 기술 교육’(17.9%) 순이었다. 청년들은 이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조윤성 조선대 취업학생처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막연히 지역을 떠나려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남고 싶어도 일하고 싶은 직무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현장 실무 중심 교육과 기업 맞춤형 프로젝트를 교과 과정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양진석 광주경총 회장은 “청년의 목소리가 분명하게 확인된 만큼 기업에는 청년들이 원하는 직무 정보를 제공하고 대학에는 실무형 인재 양성 교과 과정을 제안해 지역 고용시장의 부조화를 줄여나가겠다”며 “청년이 머무를 수 있는 광주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경총은 조선대와 협업한 G-CEO, G-HR 포럼 등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파악하고 이를 교육 과정에 반영하는 등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조씨는 졸업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애니메이션 관련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경기도의 한 게임 회사에 취업해 그래픽 제작 업무를 맡고 있다.
#. 광주의 한 대학교를 졸업한 박지만(29)씨도 일자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 서울에 정착했다. 박씨는 “부모님과 친구들이 모두 광주에 있어 광주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전공을 살릴 만한 직무 자체가 적어 서울에 살게 됐다”며 “선택지는 결국 수도권뿐이었고, 아직도 고향을 떠나 혼자 사는 삶이 쉽지 않고 외롭다”고 털어놨다.
지역 청년 대다수가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취업 준비생 대상 현장 실무 중심 교육과 산학 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주경영자총협회(광주경총)는 조선대학교 취업전략팀과 리서치 전문기관 와이즈초이스에 의뢰해 조선대학교 재학생·지역 청년 307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 인식도 설문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광주 지역 기업에 양질의 일자리가 있다면 취업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3.9%가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있다’는 44.0%로 가장 많았고, ‘있다’ 역시 30.0%였다. 지역 청년 10명 중 7명 이상이 여건만 갖춰진다면 광주에 정착해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취업 희망 근무 지역에서도 수도권(41.7%)과 광주(40.4%)는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여기에 전남(11.1%)을 포함하면 광주·전남 지역 근무를 희망하는 비율은 51.5%로, 수도권 선호도를 웃돌았다.
지역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이뤄질 경우 청년 유출을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역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현실 인식은 녹록지 않았다.
‘광주 지역에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가 충분한가’라는 질문에 부정적인 응답이 38.4%로 긍정적인 응답(27.7%)을 크게 앞질렀다.
지역 취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전공 관련 일자리 부족’이 46.6%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급여 수준이 낮음’(18.9%)이나 ‘기업 인지도 부족’(17.3%) 등을 크게 웃돌았다. 직업 선택의 절대 조건으로 여겨졌던 임금 문제보다는 전공과 경력 등을 연계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는 것이 지역 청년 유출의 핵심 원인이라는 게 광주경총의 설명이다.
청년들은 지역 대학의 교육 방향성에 대해서도 분명한 요구를 드러냈다.
지역 청년 취업 활성화를 위해 대학이 강화해야 할 교육으로는 ‘현장 실무 중심 교육’이 43.0%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이어 ‘기업 맞춤형 프로젝트’(21.5%), ‘인공지능(AI)·스마트 제조 등 최신 기술 교육’(17.9%) 순이었다. 청년들은 이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조윤성 조선대 취업학생처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막연히 지역을 떠나려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남고 싶어도 일하고 싶은 직무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현장 실무 중심 교육과 기업 맞춤형 프로젝트를 교과 과정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양진석 광주경총 회장은 “청년의 목소리가 분명하게 확인된 만큼 기업에는 청년들이 원하는 직무 정보를 제공하고 대학에는 실무형 인재 양성 교과 과정을 제안해 지역 고용시장의 부조화를 줄여나가겠다”며 “청년이 머무를 수 있는 광주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경총은 조선대와 협업한 G-CEO, G-HR 포럼 등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파악하고 이를 교육 과정에 반영하는 등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