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상업용 발사체 ‘한빛-나노’ 비행 도중 낙하
이노스페이스, 기체 이상…안전 구역 내 추락 피해없어
2025년 12월 23일(화) 18:50
국내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체인 ‘이노스페이스’가 쏘아 올린 첫 상업용 발사체 ‘한빛-나노’(HANBIT-Nano)가 비행 도중 기체 이상으로 목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누리호’의 성공에 이어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우주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23일 이노스페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3분(현지시간 22일 오후 10시 13분)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한빛-나노는 이륙 후 약 30여 초 만에 비행 궤도에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 발사체는 통제 센터의 판단에 따라 비행을 중단하고 지상 안전 구역 내로 낙하했다.

이노스페이스 측은 추락 지점이 사전에 확보된 안전 구역 내부여서 인명 피해나 발사장 시설 파손 등 추가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공식 확인했다. 비록 위성 발사 임무는 완수하지 못했지만 기술적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번 발사에서 핵심이었던 1단부의 25t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은 정상적으로 점화됐으며, 초기 비행 구간을 계획대로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시험 발사에 성공한 ‘한빛-TLV(15t급)’보다 출력을 대폭 키운 엔진으로, 이노스페이스의 독자 기술력이 일정 수준 궤도에 올랐음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2단형 발사체인 한빛-나노는 1단에 25t급 하이브리드 엔진, 2단에 3t급 액체 메탄 엔진을 탑재해 제작됐다.

이번 발사는 단순한 시험 비행을 넘어 실제 위성을 싣고 우주로 향하는 국내 민간 기업의 첫 상업 발사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졌다.

박설현 조선대 우주기술연구소장은 “세계적으로 소형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는 민간 사업체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만큼 시장이 크지 않다”며 “고체연료와 액체연료 중간 사이 하이브리드 타입의 기술을 사용한 만큼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이번 도전은 무산됐지만 누리호에 이어 진정한 발사체 민간 시장의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한 목소리로 응원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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