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에 더 인색한 지역금융기관 대출
“정책금고 등 인센티브 고려해야”
2025년 12월 23일(화) 18:30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전남을 비롯한 지방 소재 금융기관들이 전국과 비교해 기업 매출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에 있는 기업의 매출이 감소하면 지방 금융기관에서 대출 공급을 더 민감하게 줄였다는 의미로, 열악한 지역 기업의 경영 환경을 더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현준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를 초청해 ‘기업의 매출 충격에 대한 지역 금융 반응의 이질성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과 같은 지역에 있는 지방은행의 대출탄력성은 약 1.3배 수준으로, 시중은행 등 전국 단위 금융기관 대비 3~4배 가량 높았다. 기업 매출 증가율이 1%포인트(p) 하락하면 지역 금융기관에서는 대출 공급을 전국 단위 금융기관보다 0.3%p가량 더 많이 줄였다는 뜻이다.

임 교수는 “지역금융의 민감도가 높다는 것은 지방 소재 기업들이 매출 감소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 지역금융이 대출을 늘리는 등 ‘완충’ 역할을 하기보다 대출 공급량 감소폭이 더욱 커져 실적 부진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지역금융이 전국 단위보다 기업 매출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이유로는 한정된 지역 기업 등 유치할 수 있는 자산운영 범위가 좁다는 점을 꼽았다. 기업 실적이 부진할 때 시중은행 대비 지방은행이 외부자금 등 자본조달 과정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면서 자본 여력이 급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매출 변동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 민감도에서도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높았고, 강원권, 대구·경북권, 광주·전남권 순으로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임 교수는 “지역과 가까운 거리에서 친화적인 운영을 이어온 지역금융들이 iM뱅크 사례와 같이 시중은행화 되고 있다”며 “지역금융이 본연의 ‘관계금융’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책금고와 공공부문 예치금 등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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