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심 ‘6년 체증’이 시원하게 뚫렸다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공사구간 도로 16.3㎞원상회복
2025년 12월 22일(월) 16:05
광주시가 22일 오전 서구 시청 인근 도로에서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 도로 개방 현장 확인’ 행사를 개최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관계자 및 시민들이 시청 앞 도로를 건너며 포장 완료된 도로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지난 6년간 광주 도심 주요 도로 곳곳을 가로막았던 공사 펜스가 걷히고 막혔던 도로가 다시 뚫렸다.

광주시가 추진 중인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건설공사 구간의 도로 복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극심한 교통 정체와 소음, 먼지를 감내해 온 시민들에게 쾌적한 도로 환경이 돌아왔다.

다만 지하차도 공사가 진행 중인 백운광장과 일부 자재 반입구 구간은 내년 상반기 중 순차적으로 정비가 완료될 예정이다.

광주시는 22일 강기정 시장과 김준영 시민안전실장, 시민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 도로개방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이날 행사는 시청을 출발해 월드컵경기장, 백운광장, 조선대, 광주역을 잇는 현장을 버스로 순회하며 복구된 도로 상황을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2019년 9월 착공 이후 줄곧 2~4차로로 축소 운영되던 공사 구간 도로는 착공 전 수준인 왕복 6~9차로로 온전한 모습을 되찾았다. 꽉 막혔던 도로가 시원하게 뚫리자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광주시에 따르면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총연장 17km 구간 중 이날까지 개방이 완료된 구간은 16.3km다. 이는 당초 목표했던 개방률 100%를 달성한 수치다.

그러나 시민들이 체감하기에 공사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불가피하게 개방이 미뤄진 687m 구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크게 백운광장 일원과 지하 공사를 위한 자재 반입구 4곳으로 나뉜다.

백운광장 일원(240m)은 단순한 지하철 공사가 아닌 복합 공정으로 진행되고 있어 개방 시점이 가장 늦다. 이곳은 현재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함께 옛 백운고가를 대체할 지하차도 건설, 도시철도 3단계 효천선 연결 준비, 시민 대피로 공사 등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김준영 시민안전실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백운광장은 지하차도 공사가 지하철보다 2년 늦은 2023년 11월에 착공했고 좁은 공간에서 여러 공사가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이라며 “부득이하게 지하차도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6월경에야 완전한 도로 개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미개방 구간인 4개 정거장(금호지구입구 사거리 204정거장 120m, 금호시영아파트 앞 205정거장 102m, 무등시장 주변 210정거장 105m, 광주역 뒤편 219정거장 120m) 주변 총 447m는 지하 구조물에 대형 장비를 반입하고 반출하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시는 당초 16개소였던 자재 반입구를 공기 단축과 시민 편의를 위해 4개소로 대폭 축소 운영 중이다. 해당 구간은 지하 내부 마감 공사와 자재 반출이 끝나는 내년 3월까지 복공판을 걷어내고 도로포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도로포장 상태에 대한 궁금증도 이날 해소됐다. 복구된 도로 중 일부 구간이 매끄러운 최종 마감재가 아닌 거친 표면으로 개방됐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개방된 16.3km 구간 중 아스팔트 최상단 마감재인 ‘표층’까지 깔끔하게 포장된 구간은 10.4km(64%)다. 나머지 5.9km(36%)는 그 아래 단계인 ‘기층’ 포장 상태로 개방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사가 덜 된 것 아니냐’는 민원도 제기됐으나 시는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기다림”이라고 강조했다.

지하 굴착 후 흙을 다시 메운 도로(되메우기 구간)는 지반이 안정화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규정대로 다짐 작업을 하더라도 차량 통행에 따른 하중으로 미세한 침하(잔류침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반이 채 굳기도 전에 무리하게 표층 포장을 덮어버리면 추후 도로가 꺼지거나 균열이 생기는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지반 안정화에는 2주에서 2개월, 연약지반의 경우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며 “운전자들이 다소 불편을 느끼더라도 지반이 완전히 단단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년 봄에 표층 포장을 마무리해 도로 주행 품질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1단계 공사는 ‘예측 불허’의 연속이었다. 땅속을 파보니 당초 설계보다 46.1%나 많은 암반이 쏟아져 나왔고 전력선, 통신선, 상하수도관 등 지장물 역시 30년 전 도면보다 1.8배나 더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여기에 지난 7월 기록적인 폭우 등 기상 악화까지 겹치며 공기 지연의 위기가 있었지만 시는 야간작업과 인력 투입을 통해 공정을 만회했다. 특히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 굴착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단 한 건의 사망사고 없이 ‘무재해’ 기록을 이어온 점은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6년여간 공사 소음과 교통 체증 등 숱한 불편을 묵묵히 감내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시민들의 인내 덕분에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도시’로 나아가는 핵심 인프라가 제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마무리가 덜 된 백운광장과 일부 구간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내년 상반기까지 차질 없이 완료하겠다”며 “2027년 하반기 개통을 목표로 남은 공정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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