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나도 나팔 불고 싶어요’
박춘업 전 곡성 중앙초등 교장 자서전 펴내
2025년 12월 21일(일) 22:36
박춘업 전 곡성중앙초등 교장
박춘업 전 곡성 중앙초등 교장이 자서전 ‘선배님, 나도 나팔 불고 싶어요’(풍백미디어)를 펴냈다.

자전적 에세이인 이번 책은 1944년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나 전쟁과 가난, 군 복무와 베트남 파병, 40여년의 교직 생활을 거쳐 은퇴 이후 인생 2막에 이르는 한 인간의 삶의 여정이 담겨 있다.

박 교장은 함양 박씨 문량공파 29세손으로, 아호 ‘용덕(龍德)’은 불명(佛名)이다. 어린 시절 풀피리를 불며 시작된 음악적 감수성은 “선배님, 나도 나팔 불고 싶어요”라는 제목에 압축돼 있다.

책에는 군악대 경험과 은퇴 이후 색소폰·오카리나·관악 연주활동 등이 담겨 있는데 나팔 소리는 저자의 삶 전반을 관통하는 은유로 작동한다. 또한 유년과 가족사, 학창 시절과 생업, 군 복무와 베트남 파병, 교직 입문과 교장 정년 퇴임, 인생 2막의 연주 활동, 여행 등 9부로 구성돼 있다.

책은 꾸밈없는 문체와 솔직한 고백으로 잔잔한 울림을 준다. 저자는 2008년부터 일기 형식의 기록인 ‘소나무집 소소(小笑)한 이야기’를 꾸준히 써 왔으며, 이 기록이 자서전 토대가 되었다.

또한 이 자서전은 저자 개인만의 기록을 넘어, 평생을 함께 걸어온 아내 안순례 전 교장선생님과의 부부 서사이기도 하다. 병환 속에서도 서로를 북과 나팔처럼 받쳐 온 부부의 삶은, 자서전이 단지 개인의 회고를 넘어 ‘부부 사랑의 징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은 화려한 성공담이 아닌, 넘어지고 흔들리면서도 끝내 자기 삶의 소리를 찾아간 한 교육자의 기록이다.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든 다시 꿈을 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조용하지만, 힘 있는 응원의 나팔소리가 된다.

한편 저자는 곡성군 교육회장, 곡성군 죽동농악보존회장, 광주실버오카리나 단원, C·N·S 윈드오케스트라 단원, 아시아실버윈드오케스트라 창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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