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무등산’ 30년…12만여㎡ ‘공유화’ 기증
구제길 세종의료재단 이사장 2만3000여㎡ 기증…토지 기증 기념비 제막식 열려
2025년 12월 21일(일) 20:05
구제길 세종의료재단 이사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이 21일 열린 ‘무등산 공유화 토지 기증 기념비 제막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무등산을 모든 지역민의 품으로 돌리기 위해 무등산 일대 사유지를 국공유지로 전환하는 ‘공유화 운동’이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무등산 일대 난개발 추진 움직임과 무등산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 조성 등을 막고 시민 뜻대로 무등산을 보전·개발하기 위한 ‘공유화 운동’ 활성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는 21일 무등산 원효지구 잔디공원에서 ‘무등산 공유화 토지 기증 기념비 제막식’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구제길 세종의료재단 이사장(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무등산 승심계곡 일대 2만 3000여㎡를 기증하면서 마련됐다.

협의회에 따르면 무등산의 총 면적은 115㎢이며, 이 중 79%(90㎢)가 사유지다. 공유지는 25㎢이며, 광주시 소유 58%, 전남도 소유 42% 등이다.

무등산은 지난 1972년 도립공원 지정, 2013년 국립공원 지정에도 토지의 상당 부분이 사유지로 남아 있으면서 체계적인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광주시민들은 1991년 광주 순환도로 건설과 고층 아파트단지 조성 등 개발 움직임이 거세지던 시기, 무등산 자연자원과 토지 훼손을 막기 위한 시민운동으로 ‘무등산 공유화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무등산 땅 1㎡ 갖기 1000원 모금운동’이 전개돼 지금까지 시민 5만 6000여명이 모금에 참여해 4억원의 기금을 조성했고, 이를 통해 45만3000여㎡의 토지를 매입했다.

무등산 공유화 토지 최초 기증자인 김복호씨가 지난 2000년 동적골 부근 토지 1408㎡를 기증한 것을 계기로 무등산공유화재단이 창립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기증받은 토지는 12만 1000여㎡에 이른다.

협의회는 시민들의 노력뿐 아니라 지자체와 국립공원공단 등 공공의 적극적인 역할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립공원의 보호를 위해선 행정적 편의 대신 절차를 지키고 환경 단체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등 시민사회의 합의를 기본적으로 한 논의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 무등산 탐방로 내 시설물 설치를 둘러싸고 경관과의 적절성과 주민 의견수렴 여부가 쟁점이 되는 등 기관이 지역사회와의 조율을 건너뛰거나 공간을 ‘마음대로’ 변경하는 행위가 논란이 됐던 만큼,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창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운동본부장은 “무등산이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은 영원히 보존돼야한다. 그동안 시민들의 정성을 통해 자연, 역사, 문화유산 보전지역과 희귀 동식물 서식지, 상수원 보존지역 등에 대한 토지를 우선적으로 매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천혜의 자연을 지키기 위한 공유화 운동을 이어나가 무등산을 광주시민 모두에게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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