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공항도시’· 광주 ‘실리콘밸리’…서남권 메가 경제권 조성
대통령실 주도 ‘톱다운’ 방식 결실…‘국가 주도 프로젝트’로 추진
2025년 12월 17일(수) 20:20
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도시공사에서 열린 광주군공항이전 6자협의체회의에 참석한 내빈들이 서명을 마친 광주군공항이전 관련 6자협의체 공동발표문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광주 군공항 이전문제 타결을 계기로 광주와 전남이 산업과 물류, 교통이 어우러진 서남권 거대 경제권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대통령실 주도한 ‘톱다운(Top-down)’ 방식이 결실을 맺으면서 광주 군공항 이전이 ‘국가 주도 프로젝트’로 추진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17일 6자 협의체의 광주 군 공항 무안 통합 이전 합의는 지난 18년간 지역 발전을 가로막던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했다.

우선 이번 협상에서 광주와 전남을 배려한 패키지 지원책이 나온 대목은 긍정적이다.

최대 수혜자이자 변화의 중심은 단연 무안군이다.

그동안 군 공항 무안 이전을 ‘혐오 시설 수용’으로만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확실한 모멘텀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전남도가 약속한 청사진대로라면 무안은 명실상부한 ‘공항 도시’(Airport City)로 환골탈태하게 된다.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개통과 맞물려 광주공항 국내선이 옮겨오면, 무안공항은 연간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서남권 유일의 관문 공항으로 도약하는 교두보가 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6자 협의체 모두 발언에서 “우리 광주 전남의 서남권 미래 100년의 대도약의 설계도가 나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김대중 공항’으로의 명칭 변경과 ‘호남지방항공청’ 신설은 무안공항의 위상을 단숨에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기폭제다.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해공항에 버금가는 행정 지원 체계를 갖추게 되고,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이름을 딴 브랜드 효과는 해외 관광객 유치와 물류 확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 주변은 항공기 정비(MRO) 단지, 에너지 신산업 클러스터, 국가 농업 AX 플랫폼 등이 들어서며 첨단 산업 기지로 변모한다.

김산 무안군수가 “군민의 삶과 미래를 위해 결단했다”고 밝힌 배경에는 이러한 획기적인 발전상이 담겨 있다.

광주시 역시 도심 확장의 걸림돌이었던 군 공항 부지를 확보함으로써 도시 구조를 대개조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강기정 시장이 언급한 ‘광주형 실리콘밸리’ 구상도 현실로 다가왔다.

광산구와 서구에 걸친 820만여㎡(248만여평)의 군공항 부지는 광주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노른자위 땅이다.

이곳에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 등 미래 신산업을 집적화하고 주거와 문화가 어우러진 신도시를 건설하면 광주의 경제 지형은 완전히 바뀐다.

특히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항뿐만 아니라 그동안 잔류 우려가 있었던 인근의 마륵동 탄약고와 무등산 방공포대 등 관련 군사 시설도 함께 무안으로 이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시설은 군공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배후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이들 시설이 함께 옮겨가면 고도 제한이나 군사보호구역 규제에서 완전히 벗어나 부지 전체를 통합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돼 사업성과 활용도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6자 협의체 모두 발언에서 “무안은 명실상부한 공항 도시가 될 것이고, 군공항이 떠난 240만평의 광주 종전 부지에는 광주형 실리콘밸리가 조성될 것이 분명하다.

광주 전남은 마침내 서남권 관문공항을 활짝 열 것“이라면서 ”이는 자연스럽게 지역의 산업, 관광 문화의 발전을 이끌 것이고 대한민국의 균형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일이 될 것“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광주의 ‘연구·기술’ 역량과 무안의 ‘물류·교통’ 인프라가 결합하면, 광주·전남은 수도권에 대응하는 강력한 초광역 경제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도 우려 섞인 질문이 쏟아졌듯, 합의문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인 ‘각론’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남아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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