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이전, 역대 정권 못 푼 현안 이 대통령이 풀었다
정부·광주시·전남도·무안군 ‘6자 협의’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 합의
무안에 ‘호남지방항공청’·국가산단·KTX 연결 ‘통합 패키지’ 지원
이재명 대통령 “타운홀 미팅서 제기된 현안 합의 이뤄 뜻깊은 성과”
2025년 12월 17일(수) 19:30
1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도시공사에서 열린 광주군공항이전 6자협의체회의에 참석한 내빈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희업 국토교통부 제2차관, 김영록 전남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산 무안군수, 안규백 국방부장관, 구윤철 기획재정부장관,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전남의 숙원이었던 ‘광주 군·민간 공항의 무안 통합 이전’ 문제가 마침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관련기사 2·3면>

정부가 주도하고 당사자가 합의한 광주군공항 무안이전 방안에는 무안국제공항을 서남권 관문 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공항 명칭을 ‘김대중공항’으로 변경하고, ‘호남지방항공청’을 신설하는 획기적인 정부 지원안이 담겨 주목된다. 명실상부한 국책사업으로 공항이전이 추진되는 계기로 평가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17일 광주도시공사에서 대통령실 주관으로 열린 ‘광주 군공항 이전 전담팀(TF) 6자 협의체’ 회의를 갖고 광주 민간·군 공항의 무안 통합 이전을 골자로 하는 공동 발표문에 서명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비롯해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 등 지자체장과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강희업 국토교통부 2차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이행을 보증했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무안공항의 위상 강화다. 정부는 무안국제공항이 명실상부한 서남권 거점 공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현재 부산·제주·서울에만 있는 지방항공청을 호남권에도 신설하기로 했다.

‘호남지방항공청’이 무안에 들어서면 항공 행정의 자율성과 효율성이 대폭 높아진다.

아울러 공항의 인지도를 높이고 국제적 브랜드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공항 명칭을 한국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김대중공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6자 협의체는 무안군의 결단에 상응하는 파격적인 ‘통합 패키지’ 지원책을 확정했다.

우선 주민지원사업비로 총 1조원을 조성한다. 광주시가 자체 조달하는 재원에 정부의 정책 지원을 더해 자금을 마련한다. 이전 사업에서 발생하는 개발 이익금을 무안군이 우선적으로 확보해 주민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경제를 견인할 굵직한 국책 사업도 무안에 집중된다. 정부와 전남도는 무안군에 ‘국가 농업 AX(인공지능 전환) 플랫폼’ 구축, 에너지 신산업 육성, 항공 MRO(정비) 센터 조성 등 첨단 산업 기반을 마련하고, 무안 국가산업단지를 신속하게 지정해 기업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와 관계 당국은 민간공항이 이전하고 호남고속철도 2단계가 개통하는 2027년까지 무안 이전 부지 확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나 국비 지원 근거를 법적으로 명확히 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수많은 갈등과 우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난항을 거듭하던 문제가 대화와 연대로 마침내 합의를 이뤄냈다”며 반겼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었다”면서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타운홀 미팅에서 제기된 현안이었기에 오늘의 합의는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기획재정부·국방부·국토교통부와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이 참여한 6자 협의체의 노력을 언급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칸막이를 허물고, 지역의 목소리를 존중하며 함께 답을 찾아낸 매우 뜻깊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지역사회를 갈라놓았던 갈등을 대립이 아닌 협력으로, 충돌이 아닌 상생으로 전환한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지역 간 연대를 통해 공동의 미래를 설계해 나간 이번 경험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공항이전 6자협의체 당사자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오늘이 오기까지 18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며 “무안은 명실상부한 공항 도시가 될 것이고, 광주는 군 공항이 떠난 자리에 ‘광주형 실리콘밸리’를 조성해 서남권 발전의 새 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무안공항이 세계적인 관문 공항으로 비상할 수 있도록 전남도의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화답했다.

김산 무안군수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군민의 삶과 지역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다”며 “정부와 광주시가 약속한 소음 피해 최소화 대책과 지역 발전 지원책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이행된다면 군민들을 설득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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